아침에 출근하니 누군가 단감 몇 알을 주었습니다. 작업장에서 단감의 껍질을 칼로 벗겨 맛나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두 개를 먹었습니다. 세 개째 먹으려는 순간, 동그란 주홍색 감 한 알 속에서 딸의 얼굴이 아른거렸습니다.
"아빠! 나 단감 많이 좋아하는데…"
마치 동그란 단감 속에서 딸의 음성이 들리는듯 했습니다. 더이상 목구멍이 잠겨 넘어가지 않을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단감을 가방 속에 집어 넣었습니다. 가서 딸에게 먹기 좋도록 깎아 주어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딸은 단감을 참 좋아 합니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좋아하나 봅니다. 단감이라도 너무 익어 미끌거리거나 물컹하면 싫어합니다. 오드득 한입 씹어 무는 맛과 아삭거리는 그 맛을 즐기는거 같습니다. 부모가 되고 보니 나 자신도 모르게 변한 내 모습을 보며 때론 놀라기도 합니다.
"부모가 되어봐야 철든다!"
철부지 시절 부모님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하신 말씀입니다. 부모님의 그 한결같은 말씀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우리에게 그러셨겠죠? 오늘따라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는 밤입니다. 우리가 부모에게 따뜻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듯이 우리도 자식들에게 따뜻한 사랑 듬뿍 담아 대물림해야겠습니다.
저녁 늦게 딸에게 얼굴 팩을 해주었습니다. 요즘 들어 딸아이 볼때기에 버짐꽃이 피는 거 같아서요.
그사이 작은아들은 놀이를 하며 부모를 웃깁니다. 개구장이지요. 그래도 자식들의 아양에 하루가 즐겁습니다.
덧붙이는 글 | 자식들이 커서 부모 곁을 떠나 출가 할 때까지는 지극 정성을 모아 잘해야겠죠? 그것이 부모 된 도리이고 자식에 대한 예의이자 사랑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