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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역 일부 외국어고(외고)의 입학 시험지 유출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경기 K외고 시험지의 절반이 특정 특목고학원에 빼돌려진 것이 이미 확인됐고 또 다른 M과 Y외고도 유출 소문이 돌고 있다.

 

이 지역 9개 외고는 올해 문제은행식 공동출제를 했다. 바가지에서 샌 물이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이에 따라 전면 시험무효화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도 예견되고 있다.

 

학원장 초청 시험 '정보 빼주기'도 들통

 

 

이번 사태를 두고 '터질 것이 터졌다'는 게 외고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고와 국제고, 자립형사립고 등이 입시를 놓고 학원과 벌인 '짬짜미' 소문은 어제 오늘 난 것이 아니다. 유명 학원강사 출신인 이범씨는 "외고는 학원과 유착했고, 자사고는 학원과 혼합됐다"고 공생관계를 최근 기자와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4월 14일 서울 D외고는 학원장 100여명을 학교로 불러놓고 자신들의 이전 해 시험 문제지를 빼주었다. 이날 이 학교 교무부장은 "학원장님들이 ('건의사항'란에) 의견을 적어주시면 올해 입시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학교는 결국 기관경고를 받았지만 전체 외고와 자사고, 국제고를 놓고보면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

 

앞서 경기 C국제중은 2005년 10월 7일 학원 원장들을 초청해 서울 모 호텔에서 입시설명회를 열었다. 이어 이 학교는 같은 해 10월과 11월 모두 7차례에 걸쳐 서울, 부산, 대전 등지의 특목고 대비 학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을 초청해 입시설명회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 학교 교감은 "학원이랑 (입시설명회를) 하면 마케팅 대상이 확실해 입시설명회를 같이 열게 됐다"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집중 타깃을 잡으려면 학원 수강생이 제일 좋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일부 특목고 교감과 연구부장들도 특정 학원에서 주최하는 입시설명회에서 강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유명학원인 J학원은 같은 해 7월 12일 서울 모 호텔에서 '특목고 입시를 위한 학부모 설명회'를 열었다. 문제는 이날 행사에 수도권 특목고인 Y외고, A외고, K외고 교감과 M외고 연구부장 등이 참석해 강연까지 했다는 것이다.

 

외고 존폐 논란이 한창인 최근에도 C국제중고 교감은 학원에서 설명회를 하다가 들통이 나기도 했다. 지난 10월 25일 벌어진 일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외고→일반고 전환"

 

이에 대해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은 "학원에 외국계 부동산 자본이 침투하면서 특목고업계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험지 유출 건도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와 맞물려 터질 것이 터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 회장은 "학원과 외고 연결고리를 깰 수 있는 방법은 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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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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