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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한용택 군수. 한 군수는 이날 행사에서 초헌을 맡았다.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한용택 군수. 한 군수는 이날 행사에서 초헌을 맡았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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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소속 한용택 옥천군수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총재'라 칭하며 "대통령 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혀 지역 정가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한 군수는 29일 육영수 여사 생가가 있는 충북 옥천 여성회관에서 열린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축사를 통해 "우리의 희망인 육영수 여사의 따님인 박근혜 총재가 대통령 되는 게 우리의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한 군수는 이어 "옥천군의 재정자립도가 15%밖에 되지 않는데, 육영수 여사를 위해 100억원을 들여 생가복원사업과 추모제와 탄신제를 열고 있다"며 "우리의 딸 옥천의 딸 충북의 딸, 박근혜를 위해 박수 쳐달라. 박근혜 총재가 이 나라를 행복하고 희망차게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 박근혜 후보는 옥천이 낳은 위대한 인물"

그는 또 "3일 전인 일요일에 식구를 비롯 28살 은행원인 아들, 26살 교사인 딸과 함께 육영수 생가를 미리 갔었다"며 "그때 아들과 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누구냐'는 물음에 육영수 여사라고 답했다"며 "박정희 대통령님, 육영수 여사님, 박근혜 후보님 모두 옥천이 낳은 위대한 인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옥천군 여성회관 앞에 세워진 육영수 여사 동상과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행사장
 옥천군 여성회관 앞에 세워진 육영수 여사 동상과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행사장
ⓒ 오마이뉴스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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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신 8·15에는 광복절을 멀리하고 이 자리에서 육영수 여사를 추모하고 있다"며 "여기 세워져 있는 동상도 내가 농협군지부장 시절, 애향회장과 상의해 만든 것으로 이모님(육영수 여사)을 위해 멋지게 옥천의 관문에 세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친이모와 육영수 여사는 초등학교 동기"라며 "때문에 개인적으로 육영수 여사를 이모라고 부르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 군수 "총재님 오셨는데 원고만 읽는 앵무새 될 수 있나"

한 군수는 "원래 직원들이 원고만 읽으라고 했다"며 "하지만 박근혜 총재님이 오셨는데 어떻게 원고만 읽는 앵무새가 될 수 있겠냐"고 말해 미리 작정하고 한 말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 군수는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총재님께서 선거 때만 오지마시고 육영수 여사 외가집과 군청에도 자주 들려 군수도 잘한다고 격려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는 가족대표 자격의 인사말을 통해 "군수님의 어머니 생가 보존과 행사에 많은 수고를 해 준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찾아주신  여러 분들을 보며 한사람의 바른 삶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동안 향기롭게 남게 되는 것인가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 생신 때마다 다른 사정이 아니면 꼭 왔고 오늘도 생신 때문에 온 것이지, 선거 때문에 온 것이 아닌데, 군수님이 너무 선거철을 의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에서 가족대표로 답사를 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에서 가족대표로 답사를 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 오마이뉴스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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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군수의 이 같은 발언은 지역정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한 군수는 대통합민주신당 소속으로 정동영 대통령 후보를 돕고 있는 이용희 국회 부의장과는 각별한 관계다. 이 때문에 한 군수가 작정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전대표를 극찬한 배경에 장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술 냄새 난다'며 기자들 접근 차단했다"

다른 한편 전날 마신 술이 덜깬 상태에서 실언을 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 군수는 이전에도 공식석상에서 정우택 충북도지사 부인을 영부인이 되실 분이라고 말한 바 있고 이용희 국회부의장을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추앙하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날 현장을 취재한 <옥천신문> 황민호 기자는 "이날 한 군수 옆 좌석에 앉은 김재철 군의회 의장이 한용택 군수를 여러번 손으로 제지했고, '술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며 "같이 수행하던 군 관계자들도 이를 알고 군수에게 접근하는 기자들을 제지했다"고 말했다.

한편 민족중흥회 옥천지역회(회장 금효길)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김용환 한나라당 상임고문, 이혜훈 의원, 서상기 의원, 박계동 의원, 강창희 전 의원, 심규철 전 의원 등을 비롯 박정희 전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정수회' 및 '민족중흥회' 회원, 후손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에는 700여명이 모였다.
 이날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에는 700여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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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용택 옥천군수, #육영수,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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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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