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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역을 덮친 타르 덩어리의 검은 재앙이 깊숙히 상처를 내며 파들어가고 있다. 특히 조수 간만의 차가 커지는 사리 물때가 7일부터 시작됨에 따라 타르 덩어리가 도내 해역으로 대량 밀려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해양수산부와 전남도 등 관련 당국이 추가 피해 발생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특별재난구역과 같은 조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전남 서남 해안 최악의 타르볼 공습

 

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도내 해역으로 유입이 시작돼 수거한 타르 덩어리 양은 이날 152t을 수거해 999t에 이르고 있다. 지역별로는 신안 지역이 440t으로 가장 많았고 영광 370t, 무안 166t, 진도 22t, 해남 370㎏ 등이다. 이같은 수치는 태안 앞바다에서 유출된 원유량이 1만900t(1만 2천547㎘)인 점을 감안해 추산하면 전체 유출량의 10%를 육박하는 것.

 

여기에 접근이 어려운 섬 지역과 갯벌·갯바위 등에 유입된 타르가 아직 제거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수거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조수 간만의 차이가 가장 심한 '사리' 기간에 접어들면서 타르 수거 작업 가능시간이 짧아져 복구 속도가 더뎌진 데다 이 시기에는 바닷물이 평소보다 5m 이상 육지로 접근해와 그만큼 많은 양의 타르 덩어리가 해안으로 몰려올 것으로 어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태안보다 재산 피해 더 심각할 듯

 

무엇보다 도내 청정 해안에서 생산되는 김과 수산물의 생산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기름이 직접 유출된 충남 태안보다 오히려 피해가 클 것으로 일각에선 내다보고 있다.


실제 타르가 유입된 지역의 김 양식 현황은 진도, 신안, 무안 등 1만9020㏊에 이르고 있으며 이 지역의 김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 연간 1600여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타르 유입으로 사실상 김 수확이 중단된 상황이고 기름유출 사고의 특성상 수온과 조류의 영향에 따라 피해가 수년 간 반복돼 향후 가공 과정에서 타르가 한 조각이라도 유입되면 상품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직접 피해인 양식장 타격과 함께 간접 피해인 전남 수산물 이미지 훼손 등은 복구가 끝나더라도 오랫동안 도내 어민들에게 치명타를 줄 것으로 보인다.

 

전남 서남해안 특별재난구역 선포 절실

 

이에 따라 도내 어민들의 피해면적, 생산량, 상품성 훼손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고원유선으로 부터 받는 보상단계까지 이뤄지는데 길게는 1년이상 장시간이 소요된데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보험사측과 어민들사이 진통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돼 이 같은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일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이 피해 현장을 방문했을 때, 신안군이 어민들의 입장을 반영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나 특별법 제정' 등 지원책 마련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인 실정이다.


이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들은 예초 사고 발생지였던 태안 지역도 정부의 특별재난구역 선포가 늦어져 피해가 확산된 만큼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력 주장하고 있다. 해안 지역과 떨어진 전남 중부권 등 지역민들 역시 '청정 전남'이라는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구체적인 피해액이 나오지 않았지만 눈으로만으로도 확인되는 상황이 처참한 만큼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유입된 타르의 효과적인 방제와 추가 유입가능성을 대비해 전남 서해안을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도내 해역 타르 유입으로 복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수는 전남도 창구에 하루 평균 2500여명씩 1만4천여명의 희망자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그동안 민·관 1만700여명이 참여했다.

 

또 전남도는 이날 목포해경과 시·군, 폐기물처리업체와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방제현장에서 부족한 면 수건, PP마대, 방제복 등의 장비를 긴급 투입해주도록 목포해경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사리'에 대비해 완도, 고흥 등 남해연안 시·군도 '타르덩어리 유입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했으며 소방헬기와 어업지도선을 이용해 해상예찰 활동을 실시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호남매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기름유출사고, #전남 서남해안, #특별재난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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