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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쌍류보건진료소
 서면 쌍류보건진료소
ⓒ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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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충남 연기군 서면 쌍류리 쌍류교회에서는 춤과 노래, 웃음이 어우러진 마을잔치가 벌어졌다. 흔히 '마을잔치'라고 하면 한 상 차려진 음식에 술들을 생각하는데 이곳 잔치는 색다르다. 술이 빠진 잔치라서 오히려 더 흥겨웠다면 믿어질까?

마을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한 사람은 이 마을의 건강전도사인 이인옥 쌍류보건진료소장이다. 바로 쌍류보건진료소의 자체사업인 주민건강생활실천 운동노래교실이 이곳에서 열리는 것.
  
쌍류보건진료소는 지난해부터 마을 주민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안으로 주민건강노래교실, 건강에 대한 정보 및 지역소식을 나누는 홈페이지 운영 및 지역홍보, 보건달력을 이용한 보건교육, 건강체조와 건강합장 박수 실천운동 등 다양한 사업으로 지역 주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해 왔다.

올해도 농한기인 요즈음 별다른 할 일 없이 무료해 하는 주민들에게 건강한 삶을 위한 활력소가 되는 일로 즐거운 여가생활을 보내도록 하기 위해 주민 건강생활실천 운동 노래교실을 오늘부터 3월 27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열기로 했다.

지난해 운영할 때는 마을회관을 이용했으나 장소가 좁아 불편했는데 올해는 쌍류교회(목사 진효웅)에서 주민들을 위해 장소를 무료로 제공해 비교적 넓은 교회건물에서 행사를 하게 되었다.

이인옥 쌍류보건진료소장의 인사말
 이인옥 쌍류보건진료소장의 인사말
ⓒ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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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2008년 주민건강생활실천 운동노래교실을  새롭게 시작하는 날로 쌍류리, 청라1리, 청라2리, 용암리 마을주민 100여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룬 가운데 김선무 군의원을 비롯하여 홍영섭 서면장, 이순옥 연기보건소장 등 내빈들이 함께 하였다.

이인옥 진료소장은 “주민들이 함께 즐길 기회가 적은 것이 아쉬워 하던 차에 쌍류교회 목사님과 운영협의회장님을 비롯하여 각 마을 이장님, 마을건강원, 노인회장, 부녀회장님들께서 도와주셔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이곳의 주인은 주민여러분이니 마음껏 즐기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되셨으면 한다”고 인사했다.

이정숙 강사의 입담에 즐거운 시간
 이정숙 강사의 입담에 즐거운 시간
ⓒ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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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인 이 날은 이정숙 강사의 진행으로 챠밍댄스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정숙 강사는 노래, 댄스, 레크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동하고 있는 만능재주꾼으로 어르신들의 눈높이에서 편안하고 재미있는 진행으로 시종일관 웃음꽃을 피게 했다.

장소가 넓어지긴 했으나 워낙 참석자가 많아 율동을 하기에는 그래도 비좁아 보였다. 하지만 좁은 가운데서 서로 부딪히면서도 열심히 동작을 따라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에서 건강을 지키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아이고, 잘 안되네. 다야몬드가 뭐래. 그게 잘 안돼.”
“처음부터 잘하면 선수요 선수. 찬찬히 하나씩 하다 보면 다 되니까 어려워 마시고 안 되면 어깨만 들썩거려도 돼요.”

“이거 똥개훈련시키는거구먼.”
“그류, 맞아유.”


어르신이 툭툭 던지는 한마디도 잘 받아치는 강사의 넉살에 또 한번 웃음바다가 된다.

“성님은 왜 안햐?”
“난 쫌만 움직여도 숨 가쁘고 답답해서 못하겠어.”
“얼라? 그러니까 움직여야지. 째끔씩이라도 움직여야 하는겨.”


서로 이웃들을 챙기는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르신과 아주머니들의 엉거주춤 텔미댄스
 어르신과 아주머니들의 엉거주춤 텔미댄스
ⓒ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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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무르익자 강사는 작은 동작도 힘들어 하는 뻣뻣한 아주머니들에게 요즘 한창 유행하는 '텔 미' 댄스를 가르치는 무리수를 두었다. 물론 어깨를 흔드는 기본동작 뿐이지만 그것도 어색하고 마음대로 안 되긴 마찬가지다. 엉거주춤한 서로의 모습을 보며 웃고 손뼉을 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어린아이들처럼 순진해 보였다.

한바탕 웃고 노래도 하고 어려운 댄스도 배우는 가운데 즐거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배움의 시간 뒤엔 다과를 함께 하며 다 같이 영화를 보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율동을 함께 하며 웃음으로 건강을 다지는 주민들
 율동을 함께 하며 웃음으로 건강을 다지는 주민들
ⓒ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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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가했던 강옥녀(52)씨는 “작년부터 노래교실, 에어로빅 같은 걸 회관에서 했는데 장소가 좁아 불편했다. 이렇게 넓은 데 모여 하니 좋고 생활에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 또 박수를 치면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요즘 같은 농한기에 일없이 앉아있는 것보다 얼마나 유익한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87세이신 이하정 할머니와 89세이신 안순이 할머니도 “오늘 처음 왔지만 박수만 쳐도 기분이 참 좋네. 동네사람들이 이렇게 같이 오니까 신나고 다음번에도 또 와야지”하고 즐거워했다.

쌍류보건진료소 운영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홍종욱씨는 “진료소장님이 지역주민을 위해 정말 열심히 하신다. 우리는 그저 뒤에서 돕고 마을 운영위원과 이장님들 협조를 받아 주민 참여를 유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홍종욱 쌍류보건진료소 운영협의회장
 홍종욱 쌍류보건진료소 운영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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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마을에 생활체육시설이 없어서 이런 행사를 할 때 아쉬움이 있다. 지금은 교회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넓은 공간이 있어서 마을사람들이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의 잔치는 주민건강을 생각하는 작은 실천이 주민들 삶 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에 활기가 넘치게 할 수 있음을 깨닫는 흐뭇하고 건강한 자리였다.

이처럼 쌍류리 동네 일대에 주민들 웃음과 노래소리가 넘쳐나는 한 이 곳 어르신들의 9988(99세까지 88하게)은 따놓은 당상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세종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건강생활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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