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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앞에 놀이공원이 보인다.
▲ 성지곡수원지... 저기 앞에 놀이공원이 보인다.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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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첫 산행지로 선택된 산은 백양산(높이 642m)이다. 백양산에서 성지곡수원지를 돌아보기로 하였다. 오늘(19일)은 겨울 날씨답지 않게 날은 포근하고 햇볕이 좋다. 오늘은 자동차를 가지고 가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해 산행을 하기로 했다. 새로 개통된 양산지하철 2호선을 타고 둘이 나란히 앉아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가는 것도 괜찮다.부산 구명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왔다.

지도를 보며 방향감각을 잡고 길을 걷는다. 구포초등학교 후문을 지나 산경장미아파트를 거쳐 태오빌라 옆으로 난 등산로를 발견했다. 시간은 오전 11시 10분, 오늘은 여느 때보다 좀 늦게 출발했다.

지난 2007년 12월 29일에 화왕산 등반한 후 약 3주만의 산행이다. 그래서일까. 몸이 좀 무겁다. 등산로를 걷는 발걸음에도 탄력이 붙지 않고 힘이 든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장소는 언제나 약간의 기대와 궁금증과 긴장을 동반한다.

등산로 입구에서부터가 길이 가파르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을 숨 가쁘게 오른다. 얼마동안 등산하지 않은 것에 몸이 벌써 반응을 한다. 힘이 든다. 산경장미 아파트 뒷산인 이 산은 백양산 쪽으로 가는 또 하나의 등산로이다. 산에 올라 능선을 따라 걷다보니 길 이정표가 있는 4거리가 나왔다. 4거리에 잠시 모여들었던 등산객들이 갈림길로 각자 흩어져 가는 것이 보인다. 우리는 등산로를 따라 쭉 올라가기 시작했다.

너덜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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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개의 너덜지대를 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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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나무가지를 콕콕 쪼고 있다...
▲ 등산길에 만난... 새가 나무가지를 콕콕 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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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숲에서 지저귀고 우리는 등산로를 따라 걷다가 바로 앞 직선코스를 버리고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는다. 한적한 길이 얼마쯤 이어지다보니 너덜지대가 나왔다. 2개의 너덜겅을 지나보니 4쉼터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완만하게 옆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가면 3쉼터, 2쉼터, 1쉼터로 이어질 것이었다. 우리는 산보하듯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는 다음을 기약하고 4쉼터 앞에서 곧바로 직선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따라 걷기 걷는다. 불웅령으로 바로 올라갈 계획이다.

옆을 걷다가...
▲ 너덜지대 옆을 걷다가...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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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가 났었습니다.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을 남겨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 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 R.프로스트 ‘가지않은 길’

산책로라 걷기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전망바위 위에서 잠시 휴식, 몸은 여전히 무겁게 느껴지고 가볍지 않다. 전망바위에서는 낙동강, 금정산 등이 환히 보인다. 다시 걷는 등산로, 돌탑(575m)에 도착했다. 젊은 남녀가 나란히 돌탑 앞에 서서 물을 마시고 하늘바라기를 하고 서 있다. 돌탑을 지나보니 높이 솟은 바위능선이 바로 앞에 길을 막는다.

안내도
▲ 등산로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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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봉

낙타처럼 생겼다 하여 일명 낙타봉으로 불리는 바위봉우리다. 뾰족한 바위가 눈앞을 가로막아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 않아 올라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다가 앞에 간 사람을 따라 일단 바위 위로 올라가보기도 했다. 바위의 모난 부분을 손으로 짚고 낙타봉으로 올라간다. 안전로프도 없다.

까마득한 저 꼭대기에 올라가는 사람이 보인다...
▲ 낙타봉 까마득한 저 꼭대기에 올라가는 사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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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타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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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바위봉우리를 서슴없이 올라가는 내 모습을 보고 남편은 빨리 내려오라고 소리를 친다. 나는 이미 한 개의 낙타봉을 건너 두 번째 낙타봉을 넘는 사람을 따라 용기를 내어 곧장 바위봉우리를 향해 올라간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남편은 봉우리 옆에 돌아서 올라가는 길을 택해 산을 탔다. 막상 바위봉우리에 올라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위험스럽진 않다. 남편도 다시 높은 바위로 올라와서 함께 바위를 넘는다. 안전로프도 없이 긴장하며 뾰족한 낙타봉 2개를 지나고 보니 이제 몸이 생기가 돋는다. 무거웠던 몸이 활력을 얻고 걸음에도 탄력이 붙는다.

불웅령

낙타봉을 지나 능선길을 걷는다. 철탑을 지나 불웅령(616m)에 도착. 많은 사람들이 전망을 조망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주등산로들이 한눈에 보인다. 백양산 정상이 애진봉 너머 멀리 보인다. 불웅령에서 뒤로는 우리가 걸어온 길과 낙타봉이 한눈에 보이고, 왼쪽 옆 아래로는 만남의 광장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불웅령 바로 앞에는 백양산 정상 쪽으로 가는 넓은 안부가 보인다. 불웅령에서 백양산 정상 가는 안부는 넓고 호젓하다.

능선길이다...
▲ 백양산으로 가는 길에.. 능선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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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로 가면 만남의 광장이 나온다.
▲ 불웅령에서 내려다 본 능선길 저 아래로 가면 만남의 광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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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4봉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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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백양산 정상 가는 능선 길 억새풀 사이 햇살이 잘 비쳐드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넓은 능선길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앉아 쉬고 있는지 이따금 목소리가 들려왔다. 날씨가 포근해서 좋은 날, 백양산 정상 가는 넓은 능선길(안부)을 따라 걷는 기분 참 좋다. 발에 밟히는 흙 느낌도 아늑하고 포근하다. 흙에서 자란 마음은 흙길을 밟으면서도 흙을 추억한다. 614봉을 지나 백양산 정상 도착(2:35).

백양산

정상표시석
▲ 백양산 정상표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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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띠를 이루고 흐르는 낙동강이 한눈에 보이고 삼각봉, 그 밑에 애진봉, 반대편에는 세미산, 금정산 상계봉, 사직 종합운동장 등이 보인다.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정상 주변에 있는 나무의자에 앉거나 서서 주변 경치를 조망하고 있다. 정상표시석이 있는 돌탑을 중심으로 한쪽은 낙동강과 그 주변경관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등 뒤쪽으로는 어린이대공원, 사직운동장 쪽으로, 또는 삼각봉 쪽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오후가 되니 날씨가 약간 흐렸다.

내려다본 부산시내와 사직종합운동장...
▲ 백양산에서 내려다본 부산시내와 사직종합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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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각봉과 애진봉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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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백양산 정상에서 헬기장 있는 애진봉 쪽으로 약 50m 걸어 내려가다가 성지곡수원지로 가기 위해 큰 길을 버리고 등산로를 따라 바로 내려간다. 인적 없는 좁은 등산로를 한참 걸어 내려갔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제법 넓은 길이 나왔다. 삼나무와 편백으로 숲을 이룬 넓은 길에는 운동하느라 땀을 흘리며 뛰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천천히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 나무들은 도대체 몇 살이나 되었을까. 곧게 뻗은 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숲을 따라 난 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보인다...
▲ 낙동강 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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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약수터에 도착했다. 옥천약수터 옆에는 체육단련 숲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고 있다. 만남의 광장으로 가 보려고 삼림욕로를 따라 걷다가 중간쯤에서 다시 옥천약수터로 나와 성지곡수원지로 향했다. 호젓한 삼림욕로를 따라 걷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보인다. 호젓한 숲길은 넓고 조용하고 아름답다.

성지곡수원지

성지곡수원지는 1910년 일본에 의해 부산시민의 식수확보를 위한 상수도원으로 개발된 수원지였으나 낙동강 상수도 공사가 이루어져 1972년부터 용도가 변경되어 유원지로 이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성지곡수원지의 가장 큰 특징은 하늘 향해 길게 뻗어 올라간 울울창창한 나무들이다. 상록침엽수의 삼나무와 편백이 주종을 이루고 전나무, 가시나무 등으로 우람하게 도열해 있는 숲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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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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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 규모는 저수량이 약 61만톤, 수심은 22.5미터, 제방길이는 112미터이며 주위의 산책로 길이는 1.6킬로미터이다. 사색의 길이라 이름 붙일 만도 한 이곳은 산림욕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주 찾을 만하다. 주말인데도 비교적 한산해 보이는 어린이대공원을 지나 성지곡수원지 쪽으로 향해 걷는다.

고요한 인공호수 위로 산그림자가 드리우고...
▲ 성지곡수원지 고요한 인공호수 위로 산그림자가 드리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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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
▲ 청동오리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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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깊은 저수지 안에는 청동 오리 몇 마리가 놀고 있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가 청동오리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사진을 찍고 있다. 저수지와 어린이대공원하고는 이질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좋은 것 같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물이 가까이 있다면 좋다고 했던가. 이곳은 인공호수와 산림욕도 겸해서 할 수 있는 산책로까지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성지곡수원지를 천천히 돌아 어린이대공원 정문으로 해서 밖으로 나왔다.

...사랑하는 사이도 가끔 다투기도 하는 법...
▲ 어머, 삐졌나보네요. ...사랑하는 사이도 가끔 다투기도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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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더 굳어지듯 더 가까워진 사이...
▲ 하지만...비온 뒤.. 땅은 더 굳어지듯 더 가까워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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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
▲ 더불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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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개척 산행이라 가지 않은 길을 따라 길을 내며 등산하였지만, 딱히 등산하는 것이 아니라도 산책하며 숲길을 걷고 싶다면 어린이대공원에서부터 성지곡수원지 산책로를 따라 사색하며 걸으면 좋을 것이다. 이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 만남의 광장이 나온다. 여기서 백양산으로 등산하거나 아니면 다시 돌아서 내려오면 된다.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소 앞에 섰다가 우연히 길 건너편에 보리밥 뷔페가 있어 들어갔다. 음식 맛이 깔끔하고 맛도 괜찮았다. 우리가 나올 때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입구에서부터 길게 줄을 서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44번 버스를 타고 사직동 새부산 기독교서적센터에 잠시 들렀다가 다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덕천로타리에서 2호선으로 환승해서 양산에 왔다. 어느새 어둠이 거리를 덮고 있다.

오늘의 등산코스:

태호빌라-4쉼터-낙타봉-불웅령-백양산 정상-옥천약수터-성지곡수원지-어린이대공원 정문

등산하기 좋은 코스:

1)초읍-성지곡수원지-만남의 광장-초소-불웅령-백양산-애진봉(임도고)-당감동

2)성지곡수원지-만남의광장-1쉼터-2쉼터-3쉼터-4쉼터-너덜지대-등산사거리이정표-사랑샘-금샘-금수사


태그:#백양산, #성지곡수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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