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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는 여성가족부를 거대공룡 보건복지부에 통합하여 보건복지여성부라는 명칭으로, 사실상 여성가족부의 기능을 대거 축소해 사실상 여성가족부를 보건복집부의 한 부서처럼 만들었다.


기능이 유사한 부서끼리 통폐합 해 기능과 효율성을 높인 것이라 한다. 그러나 기능의 유사성이나 연관성만을 따지자면 유기적인 관계를 떠나 독립적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부서는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각 부서마다 다른부서와 겹치거나 연관되는 기능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호주제가 폐지되었을 때 그동안 침묵하던 부서가 느닷없이 업무의 효율성 운운하며 밥그릇 싸움부터 해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어떤 업무는 한 부서 당 수백명의 인원이 왔다갔다 한다며 서로 자기네 부서 소관이 돼야 한다고 우겼던 것이다.

 

어쨌거나 여성가족부를 복지부에 통합시키는 것은 말로는 서로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보완하는 관계라고 하지만 이건 여성가족부가 완전히 거대 공룡 복지부의 문간방이나 행랑채 한 칸에 곁방살이로 들어가는 꼴이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는 업무의 성질이나 기능 변으로 볼때 도저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의 업무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부간의 통합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먼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는 조직, 예산, 인원면에 있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0개의 실국, 소속기관 3450명, 예산 23조원의 거대규모 조직을 가지고 있다. 그에 반해 여성가족부는 8개 실국, 소속기관 187명, 예산 1조5천억이 조금 넘는 상태다

 

보건복지부가 예산은 무려 15배 가량, 인원은 무려 18.5배 가량이나 많은 상황에서 예산이나 규모면으로 본다면 여성가족부는 그저 보건복지부의 한 부서에 불과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정책을 제목소리를 내며 소신껏 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는 것은 하나의 바람에 불과할 것이다.

 

24일 국회도서관 대상당에서 열린 정부조직개편 분야별 토론회에서 주제 발제를 한 동국대 조은 교수와 지정토론자였던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입대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공종숙 전국평가인증보육시설협의회 회장, 이승미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 소장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여성가족부를 보건복지부와 통합하는 것은 여성권한척도가 높은 선진국에서조차 성평등의제를 중앙부처에서 전담하여 다루고 있고 UN에서도 권장하고 있음을 볼 때 정책의 퇴행을 의미하는 것이며 보건복지부와 통폐합시 여성정책과 성평등 정책은 주변업무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발제자와 지정토론자들은 최저출산 가족의 해체 등 국가적 위기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아동과 청소년까지 아우르는 여성가족청소년부로 확대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능일원화라는 다순한 사고에서 벗어나 미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며  효율적인 여성, 아동 가족정책의 수행이야말로 미래지향적 행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경쟁력의 근간은 물질이 아닌 사람이다. 인적 자원이 지닌 무한 잠재력은 노동집약적 농경사회가 아닌 지식정보사회에서도  국가 간의 힘의 근간이며 가정은 사회구성의 기본단위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이고 출산기피와 가정의 붕괴나 해체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국가 경쟁력의 뿌리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사람들은 하기 쉬운 말로  여성들이 아이를 낳기 싫어해서 출산율이 저조해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혔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가족정책, 보육정책, 여성정책이 펼쳐지지 않는다면 출산율 저하는 계속될 것이고 국가가 염려하는 위기상황은 절대로 극복될 수 없을 것이다.

 

남의 집 곁방살이하면서 눈치보며 자기 목숨 부지하기도 바쁜데 애나 자꾸 낳으라고 한다든지 권리를 찾기 위해 제 목소리를 내라고 말하는 것은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태그:#여성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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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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