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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0일 오전 10시 40분]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쟁점이 돼온 해양수산부의 폐지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공식수용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도 이에 호응해 여성가족부를 존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대표는 20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마지막까지 요구한 해수부 존치는 신 해양경영시대를 준비하고 해양강국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 우리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며 "그러나 정상적인 정부 출범을 위해 결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제 남은 문제는 양당 원내대표간에 전권을 갖고 협상을 재개해서 조속히 해결하기 바란다"며 "협상대표단은 신 정부의 원만한 출범이 이루어지고 국민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폭넓은 마음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통합민주당의 협상대표인 김효석 원내대표의 전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손 대표의 이같은 결정은 정부개편안 대치정국을 통해 제1당 대표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킨 상황에서 더 이상 몰아붙일 경우 새정부 출범을 방해한다는 역풍이 강해질 것을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양당 원내대표가 전권 갖고 협상해달라"

 

그는 회견 서두에서 "오늘로 새 정부 출범 닷새를 남겨놓고, 순조로운 출발이 염려되는 불행한 사태를 맞고 있다"면서 "이같은 사태는 이명박 새 부가 국가의 미래에 대한 철학과 진지한 인식이 부족하고, 성과주의와 밀어붙이기식 전시행정에 급급한 데 기인하고 있다"고 이 당선인을 비판했다.

 

특히 "여야가 협상 중에 있는데 조각명단 발표를 강행한 이명박 당선인의 자세는 오만과 독선 그 자체였고 한 마디로 민주주의 할 생각이 없다는 자세였다"고 맹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자기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의 이해와 요구도 대변해야 하는 자리"라며 "자신의 정책이나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과도 집권기간 내내 인내를 갖고 합의해야 함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 존치-해양수산부 폐지'안은 이미 지난 14일 합의가 된 절충안이었다. 그러나 이 당선인이 '여가부는 존치가 아니라 장관급 위원회로 해야 한다'고 비토했고, 이후 협상과정에서 조각명단을 발표함으로써 대립정국이 이어진 것이다.

 

따라서 손 대표가 해수부 폐지를 공식수용했지만 이 당선인이 계속 여성가족부 폐지를 고집하고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인수위 쪽에서는 이전과는 달리 "여가부 존치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상호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인수위에서 여가부까지도 폐지해야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손 대표가 이렇게 결단했는데 이 당선인이 그렇게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이제부터는 김효석 원내대표가 나름의 협상을 할 것인데 그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다"고 답했다.

 

그는 향후 협상전망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렇게 결단했기 때문에, 원내대표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절차적 처리만 남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중에라도 타결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인사청문회도 정부조직법을 빨리 바꿔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우상호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우상호 "이렇게 결단했는데 여가부 존치도 못 받겠다면..."

 

- 손 대표가 언제 결심했나.

"어제 저녁 늦게 핵심참모들과 소주 한 잔하면서 상의를 한 뒤 밤 12시 30분쯤 귀가했다. 밤 사이 고민해보겠다고 하셨는데, 새벽 5시 30분에 결심이 섰다는 연락이 왔다."

 

- 협상은 언제 시작되나.

"지금 바로 우리 당의 최고위원 간담회가 있기 때문에 조속히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김효석 원내대표가 곧 한나라당에 연락을 취하게 될 것이다."

 

- 오늘 타결이 가능하겠나.

"우리가 이렇게 결단했기 때문에 원내대표 협상에서 순조롭게 이뤄지면 절차적 처리만 남는 것 아닌가. 물론 중간에 또 어떤 일이 있을 지는 모르는 것이다. 이명박 당선인이 이것도 안 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 '협상권 전권 위임'이지만 마지노선이 있는 것 아닌가.

"전권을 준 것이다."

 

- '여가부 존치-해수부 폐지'는 이미 한 번 합의됐다가 이 당선인이 인정 안해서 깨졌는데 잘 될 거라고 예상하는 건가.

"우리로서는 대승적 결단을 한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이런 결단을 할 상황은 아니었다. 정동영 전 후보를 검찰 소환하고,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손학규 빠져라'고 비방하고, 그리고 당선자가 내각 명단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협상을 거의 할 수 없는 분위기였지만, 우리가 결단한 것이다."

 

- 한나라당에서 여가부까지도 폐지해야 한다고 하면.

"김효석 대표가 나름의 협상을 할 것으로 본다. 김 원내대표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손 대표가 이렇게 결단했는데, 이 당선인이 그렇게 나온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얘기다. 협상을 지켜보자."

 

- 이렇게 결심한 것은 4월 총선과 '새정부 발목잡기' 비판을 의식한 것인가

"총선 때까지 이 문제를 끌고갈 생각은 애초 없었다. 새 정부 출범 전에 원만하게 합의하려고 했다. 손 대표는 '총선만 생각한다면 당장 그만두고 싶다'고 얘기한 적도 있다. 축복 속에 새 정부가 출범돼야 한다는 생각에 양보한 것이다."

 

- 박상천 대표가 오늘 회견에 안 나왔는데, 사전 상의는 있었나.

"새벽 5시 30분 전에 상의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정은 손 대표 혼자 했고 그 뒤 최고위원들에게도 통보했다. 어차피 이 문제는 손 대표가 키를 쥐고 있었던 사안이다."

 

- 인사청문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결단한 것은 신속하게 나머지 일정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또 정부조직법을 바꿔서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태그:#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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