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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다시 격돌한다. 안홍준 의원(57․한나라당)과 하귀남 변호사(35. 통합민주당)가 ‘마산을’에서 다시 맞붙는다. 이곳은 이번 총선에서 경남 지역 17곳 가운데 17대에 이어 유일하게 같은 후보가 재격돌하는 곳이다.

 

‘마산을’은 자유선진당 강삼재 최고위원이 5선을 지낸 곳. 강 최고위원의 출마가 거론되면서 한때 양 진영에서는 긴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강삼재 전 의원이 서울 ‘양천갑’ 출마를 선언해 이들 두 후보는 한 숨을 돌린 셈.

 

안홍준 의원에게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서 밀린 김영길(52) 예비후보(전 MBC 기자)는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명박 예비후보 마산을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그는 2004년 4월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상당한 득표를 하기도 했다.

 

평화통일가정당에서는 이수철(36, 사회활동가)씨가 이번 총선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놓고 있다.

 

17대 총선에서 안홍준 의원은 10만803명 투표자 가운데 4만8756표를 얻어 당선했다. 당시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했던 하귀남 변호사는 3만4764표를 얻는데 그쳤으며, 무소속 김영길 후보는 1만5257표를 얻었다.

 

최근 여론조사는 어떤가? 하귀남 변호사가 늦게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바람에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제외되어 있었다. KBS창원이 지난 2월 16일 유권자 6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안홍준 의원은 24.1%의 지지율을 보였고,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64.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안홍준 의원의 ‘의정활동 평가’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가 19.2%, ‘잘했다’가 15.8%로 나타났고, 64.9%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 48.2%, 민주노동당 5.3%, 통합민주당 1.8%, 자유선진당 1% 순서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96%).

 

안홍준 “민주성지답게 깨끗한 선거 보여주겠다”

 

 

안홍준 의원은 16일 마산에서 열린 3․15기념 마라톤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시민들과 함께 달리면서 ‘3․15의거 정신’을 되새겼다.

 

안 의원은 지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를 도왔다. 이번 한나라당 공천심사에서 ‘친박계’로 분류되어 일부에서는 공천이 어렵지 않느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공심위원들로부터 간택되는데 성공했다.

 

산부인과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시민운동을 하다 국회에 입성했다.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대표(1998~2002)와 지방분권운동 경남본부 상임대표(2003년) 등을 지냈다.

 

안 의원은 부지런한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7년 11월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실시한 종합평가에서 우수의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당시 모니터단은 “안 의원은 피감기관 업무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통해 4년 연속 이석 없이 성실하게 국정감사를 수행했다”고 평가.

 

의정평가의 한 항목이 법안통과율이다. 그는 처리한 법안 처리율은 현재 70%를 넘는다. 이는 다른 의원들에 비해 꽤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월 그가 대표 발의한 환경 관련 일부 개정법률안 3건이 국회를 통과해 ‘환경의원’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대기환경보전법’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자연공원법’ 등이었다.

 

그는 “정계에 입문하기 전 20여년간 생명과 환경보전을 위한 시민운동을 해 왔다. 개발과 환경보존을,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친환경적으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정활동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3·15정신 계승과 지역경제 부흥이 마산시민들의 요청이며 시대정신”이라며 “이제 국민이 선택한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고 한나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을 갖고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안 의원은 “마산은 전국 어느 곳보다 침체되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이루어진 로봇랜드나 행정복합단지, 남포조선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4~5년 지나고 나면 마산은 재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몇해전까지만 해도 부정선거로 전 시장과 의원들이 구속되었다. 부정선거에 항거해 일어난 게 3․15의거였다. 마산이 민주성지답지 못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제는 민주성지에 걸맞는 깨끗한 정치를 해서 마산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견제론에 대해 그는 “일정부분 견제도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여당이 과반수 정도는 되어야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국민이 새 대통령한테 국정을 맡겼다면 그것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국정 안정을 위해 국회에서 여당이 과반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인 하귀남 변호사에 대해 안 의원은 “아직 젊은 친구다. 국회에 들어가서 일을 해보니 전문성을 확보해야 하고, 사회봉사 활동이나 여러 가지 검증도 필요하더라”면서 “하 변호사를 아끼는 의미에서 그가 지역을 위해 더 봉사하고 어느 정도 연륜을 쌓은 뒤에 정치에 뛰어드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하귀남 “사람이 바뀌어야 마산이 변한다”

 

 

하귀남 변호사는 이번 총선에 나서면서 ‘마산의 행복한 변화’를 내걸었다. 마산․창원지역 변호사들이 대부분 창원지방법원 앞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하 변호사는 마산 석전동에 사무실을 두고 창원을 오고 가면서 법률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 13일 출마선언 기자회견 때 그는 “마산의 행복한 변화가 시작된다”면서 “법률사각지대 마산을 변호해온 정성과 마음으로 정치에서도 서민들의 애환과 삶을 위해 열심히 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려대를 나와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을 걷고 있는 하 변호사는 2003년부터 마산시청 민원실에서 무료법률 상담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개혁국민정당 활동을 하면서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았으며, 참여개혁운동본부 공동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2007년 청와대 법무행정관으로 일한 그는 지난 1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가인 마산 진전면을 방문했을 때 동행하기도 했다.

 

그동안 정치적 활동을 같이 해온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남해하동)과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양산)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지만, 그는 통합민주당을 고집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 지역의 분열을 넘어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자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한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진면목을 알리겠다. 출마 동기 중 하나는 참여정부에 대한 세간의 잘못된 평가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진실을 알리고 날조된 참여정부의 공과를 올바르게 평가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견제론을 펴고 있다. “서민정치를 외면하는 한나라당에게는 건전한 견제 세력이 절실하다”며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자말자 부동산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영어 만능주의로 사교육의 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유가와 물가의 상승으로 국민들은 갈수록 피폐해 지고 있는데도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삶은 외면한 채 부동산 졸부들로 내각을 꾸렸다”면서 “야당의 견제가 없었다면 보다 많은 수의 부동산 졸부들이 1%의 부자들만을 대변하는 장관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고여 있는 물은 반드시 썩는다”며 “마산 정치권에도 선의의 경쟁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회의원 교체야 말로 마산의 행복한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홍준 의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무난하게 의정 활동을 했다고 본다. 하지만 특별히 지역을 위해 한 일은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이 바뀌어야 마산이 변한다”면서 “서민을 위한 성실한 입법활동을 할 법률전문가로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태그:#마산을, #안홍준, #하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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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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