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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하, 등록금 상한제 실현, 이명박 교육정책 규탄 '3.28 전국대학생 행동의 날' 행사가 28일 오후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 주최로 열렸다.
 등록금 인하, 등록금 상한제 실현, 이명박 교육정책 규탄 '3.28 전국대학생 행동의 날' 행사가 28일 오후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 주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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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죽어간다 등록금을 동결하라!"
"등록금제정 확충하라!"
"교육시장화 정책 반대한다!"

전국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시청 앞 광장에 울려 퍼졌다. 28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된 '등록금 문제 완전 해결과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범국민 대행진' 대회에 모인 전국 7000여명의 학생들은 "등록금 때문에 못살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시청 앞 대규모 집회를 가진 후 청계광장까지 행진하며 '등록금 인하'를 외쳤다.

분위기는 시종일관 흥겨웠다. 다양한 홍보물과 독특한 퍼포먼스로 강하게 '등록금 폭등'을 비난했지만, 분노를 표출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해맑기만 했다. 논란이 됐던 '체포 전담조'는 할 일 없이 앉아있었다.

[시청 앞 집회] "우리를 거리로 부른 것은 XX한 교육부와 정부"

오토바이 헬멧을 쓴 학생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공연을 하고 있다.
 오토바이 헬멧을 쓴 학생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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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학생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학생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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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는 흥겨운 노래와 함께 시작되었다.

"그대,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그대 눈빛 빛나고 있는 한..."

노래를 따라 부르는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우리들을 이렇게 거리로 나오게 한 것은 XX한 교육부와 정부"라고 외쳤다.

한국진보연대 정광훈 공동대표는 재미있는 말투로 "핀란드는 교육 공짜라며? 오늘은 연습으로 많이 모였지만 다음에는 더 많이 떼거지로 모여서 무료 교육을 확 해부러야 돼"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개그맨 노정렬은 "여러분들이 불쌍해서 나왔다"고 운을 뗀 뒤, 즐거운 풍자개그로 역대 대통령 흉내를 내 앉아있는 학생들을 박장대소케 했다.

"세상 많이 좋아 졌구만, 옛날에 이렇게 개떼같이 모여 있으면 빨갱이라고 죄다 잡아 갔을텐데···. 대학 등록금 그렇게 비싸면 이 박통처럼 육사에 들어가. 야유하는 것들 다 집어 너. 지금 저기 '백골단'들 나와 있는 거 안 보여?"

학생들의 날카로운 비판도 이어졌다.

공주교대 오수현 총학생회장은 "교육이라는 것은 돈이 있건 없건, 나이가 많건 적건 해야 하는 것인데 지금 보면 돈이 없으면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금의 대학은 국가의 의무인 교육기관이 아니다. 우리가 함께 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공회대 류민 총학생회장도 "지금 이 문제가 개별 대학들만의 책임인가. 그리고 가난에 허덕이며 돈 못내는 학생들의 책임인가"라고 되물은 뒤, "근본적인 책임은 국가에 있다. '반값' 약속하더니 지금은 어디로 사라졌나"라고 개탄했다.

이어 류씨는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는 대학 자율화 방안은 지금 그나마 있는 규제마저 풀어버리고 더욱 대학을 냉혹한 경쟁으로 내모는 방안"이라며 "이는 대학 자율화 방안이 아니라 '등록금 인상 자율화 방안'"이라고 정부의 교육 정책을 혹평했다.

20대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이주희씨도 이날 참석해 "정치권을 향해 300만 대학생들의 힘을 보여주자"고 외쳤다. 이 후보는 "기존 보수 정치인들이 우리의 목소리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해 준적이 있었나"고 반문한 뒤, "실질적으로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등록금 상한제를 첫 입법과제로 삼아 반드시 쟁취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매운 전국의 대학생들도 무대를 지켜보며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투쟁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거리 행진] "'체포 전담조' 웬 말이냐"

집회를 마친 학생들이 을지로를 지나 청계광장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집회를 마친 학생들이 을지로를 지나 청계광장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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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회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교육정책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다함께 회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교육정책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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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을 쓴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대학생들의 처지를 표현하고 있다.
 가면을 쓴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대학생들의 처지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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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한걸음씩 내딛는 우리의 힘찬 걸음이 아름다운 세상 만드는 한줌 거름 되는걸..."

노래 소리와 함께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걸음 한걸음씩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시청 앞 광장에서 청계 광장까지의 거리 행진이 시작된 것.

수 많은 선전물들이 '등록금 폭등'을 규탄하고 있었다. 또한 걷는 내내 학생들은 큰 목소리로 '등록금 인하'를 외쳤다.

"반값 등록금 정책, 정녕 거짓말인가요."
"경제 살리기. 등록금 인하가 시작입니다"
"평화시위 보장하라. '체포 전담조' 웬 말이냐"

시민들도 화답했다. 등에 날개를 달고 '등록금 인하 천사'로 변장한 대학생들이 활짝 웃으며 '등록금 동결'을 외쳤고, 길거리의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격려했다. 버스 안의 시민들도 미소를 지며 '화이팅'을 외쳤다. 처음 등장한 '체포 전담조'는 저 멀리에서 바라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이날 행진을 위해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대구교대 박광수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보고 느끼니 같이 온 후배들 모두 교육문제에 깊이 공감하는 분위기"라면서 "함께 모여 목소리를 내니 너무 흥겹다"며 크게 웃었다.

우리 동생들은 대학을 공짜로...

앞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될 고등학생들도 행진에 동참했다.

경기상고에 재학 중인 이기선(18)군은 "대학생들 모습을 보니 신나고 흥겹다"며 "부당하게 자기 돈이 나가는 건데 이렇게 나와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친구 전용한(18)군도 "외국에 비해서 너무 비싸다고 들었다"며 "함께 모여서 걸으니 재밌다. 내년에 대학생이 되어도 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 뒤에 있던 대학생들은 "우리의 동생들은 공짜로 대학 보내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태그:#등록금, #대학생,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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