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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하, 등록금 상한제 실현, 이명박 교육정책 규탄 '3.28 전국대학생 행동의 날' 행사가 28일 오후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 주최로 열렸다. 집회를 마친 학생들이 을지로를 지나 청계광장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등록금 인하, 등록금 상한제 실현, 이명박 교육정책 규탄 '3.28 전국대학생 행동의 날' 행사가 28일 오후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 주최로 열렸다. 집회를 마친 학생들이 을지로를 지나 청계광장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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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이 의장 선출에 실패한 소식을 각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의장선출 실패에 대해 언론들이 꼽은 이유는 시대착오적인 이념, 무리한 정치투쟁 등이었다. 한총련 이적단체 규정, 대의원 수배 등 한총련에 대한 법의 엄격한 적용도 중요한 요인으로 적었다. 나아가 최근 이명박 정부의 엄격한 시위 통제도 한몫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심지어 학생운동은 끝났다라고까지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부 경청해볼 만한 것도 있지만, 이것은 사태를 호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총련의 시대착오적인 이념이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북한 사회에 대한 무비판적인 옹호는  많은 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들다. 또 이적 프락치 사건은 학생운동 전체에 타격을 주는 비도덕적 행위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난 시기 한총련이 벌였던 전두환, 노태우 구속투쟁과 한반도 평화 투쟁은 우리가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이다.

또 한총련 의장 선출 실패는 탈 정치화된 대학가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학생회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과 학생회나 단대 학생회가 잘 구성되지 않는 곳이 많다. 선출되더라도 학생회장 혼자서 학생회를 꾸리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학생사회의 탈 정치화는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 있다.

등록금은 폭등하고 졸업해도, 88만원의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한국 사회에서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벌기 위해 온종일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도서관에서 취업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부분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안정적인 공무원과 각종 고시에 걸 수밖에 없다. 사회는 다양성과 창발성을 요구한다지만 한국사회는 획일적인 대학생활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운동의 위기는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와 사회참여를 가로막는  한국사회에도 많은 부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사회에서 젊은 세대의 문제를 이야기할 학생운동이 아직도 유의미하며, 학교의 담장을 넘어 정치적 의제를 이야기해야 할 역할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총련의장 선출 실패는 학생사회의 절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유의미한 과제를 제출한 것이다. 이 시대 학생사회의 대안은 무엇일까? 어떻게 학생들의 사회참여활동을 이끌어낼 것인가? 라는 문제를 말이다. 

그러나 사태가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실제로 실제로 학생들은 정치투쟁은 물론 자원활동, 시민단체 활동 등 다양한 사회참여활동들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28일에는 전국의 학생들이 함께 모여 폭등하는 등록금 문제를 정치 의제화 하여 이야기하였다. 학내의 등록금 퍼센티지 싸움을 넘어 등록금 상한제 등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출하고 각 정당에 의견을 묻는 등의 정치활동을 벌인 것이다.

또 한총련의 대안은 이미 모색되고 있었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은 새로운 학생회 운동을 외치며, 등록금 투쟁과, 금강산 기행 등의 평화 교류 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또 저소득층, 장애청소년, 이주노동자 2세 등 한국사회에서 차별받고 배제당하는 아이들의 학교를 만들어 그들과 함께 연대하려는 '대학생 사람연대'의 활동도 주목해볼만하다. 장애인 운동, 여성운동, 반전 운동 등 학생사회의 운동은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지난겨울 이랜드 비정규직 투쟁에도 많은 학생들이 함께 하였다.

한총련 의장선출 실패는 학생운동의 절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학생 사회의 대안이 될만한 새로운 이념과  다양한 사회참여활동을 요청하는 긍정적인 메시지이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태그:#한총련, #대학생사람연대, #학생회, #학생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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