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과 25일 방영된 <미우나 고우나>(연출 이덕건 극본 백영숙 김사경 최형자)에서는 <이산>(연출 이병훈 김근홍, 극본 김이영)과 닮은꼴의 내용이 방영되었다.
우선 166회 분에서는 고혈압으로 쓰러졌던 봉만수 사장(이정길 분)이 병원에서 퇴원하여 그간의 회사 상황에 대해서 보고 받은 후 바로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는 내용이 전개되었다. 착공식 현장에 나가 있던 선재(조동혁 분)는 이 소식을 듣고 황급히 회사로 돌아왔다.
사장인 자신이 모르는 이사회를 대체 누가 소집했냐고 화를 내던 선재는 회사에 도착하여 백호(김지석 분)가 끄는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는 봉만수 사장의 모습을 보고 이사회를 소집한 사람이 다름 아닌 만수임을 알고 놀라게 된다.
이 내용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 2월 4일 방영되었던 <이산>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당시 <이산>의 41회 분에서는 영조(이순재 분)가 쓰러진 틈을 타서 이산(이서진 분)을 몰아내려는 정순왕후(김여진 분)와 노론 벽파 세력들이 궁으로 들어오다가 깨어난 영조를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이산이 보좌하고 있는 영조의 모습과 백호에 의지해 나타난 봉 사장의 모습은 물론이고 정권을 노리던 정순왕후와 대표 이사 자리에 욕심을 내던 선재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유사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선재와 정순왕후 모두 야심이 큰 공통점을 갖고 있는 캐릭터이다.
거기에 세손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정순왕후와 노론에 의해 견제를 당하는 정조와 사장의 아들(드라마 내에서는 향후 친아들로 밝혀질 암시가 나오고 있음)이면서도 선재에 의해 무시를 당하고 해고 직전까지 간 백호의 처지도 시청자들에게 똑같이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다만 두 드라마의 차이가 있다면 <이산>이 영조의 회복을 마지막 순간까지 숨기며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반전의 묘미를 선사해준 것과 달리 <미우나 고우나>는 봉만수 사장이 회복되는 경과를 시청자들이 이미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조와 봉 사장이 똑같이 무대 뒤에서 등장했음에도 그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분명한 차이를 느꼈을 것이다.
25일에 전파를 탄 <미우나 고우나> 167회에서도 <이산>과 비슷한 분위기의 스토리가 전개되었다. 선재는 결국 해고를 당하게 되는데 그 모습이 마치 가정궁으로 쫓겨나는 정순왕후를 연상하게 하였다. 최근 <이산>의 정순왕후는 차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가고 있는데 선재 역시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산>은 조선시대의 이야기이고 <미우나 고우나>는 현대 사회의 이야기인데도 이렇게 닮은꼴의 내용이 전개되는 것은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들에게 공감을 자아내는 것을 드라마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다. 권력에 대한 욕심과 결국은 정의가 승리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두 드라마를 모두 성공의 길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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