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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로 인해 온 나라가 어수선한 가운데 GMO 옥수수가 합류를 했다. 이제 마음 놓고 먹을 것이 없는 세상이 도래했다. 입시경쟁의 기형적인 사생아인 사교육으로 인해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옛말이 된 지금,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먹을거리까지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이든 먹을거리든 돈 있는 부자들에게는 '강 건너 불 구경'이다. 얼마든지 사교육을 시킬 수 있는 돈이 있고, 얼마든지 최상의 먹을 것을 위해 지출할 수 있는 돈이 있으니 그까짓  광우병 쇠고기가 무슨 문제고, GMO 옥수수가 무슨 문젤까?
 
물론 그들은 자신들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을 거라고 착각을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은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국가의 백년대계라는 교육정책도 인수위가 출범하면서부터 조변석개더니만 하는 일들마다 좌충우돌이요, 저돌적이다. 브레이크 없는 불도저가 계획도 없이 여기저기 마구 파헤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한마디로 국민에 대한 예의가 눈꼽만큼도 없다. 
 
 
여론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아예 어리석은 국민들이 아직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처럼 호도한다. 경부운하, 영어몰입교육, 강부자 내각, 광우병 소고기, 대북정책 등 그동안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이후 얼마나 되었다고 나라의 근간을 흔들 만한 굵직한 사안들로 국민들의 마음을 덜컥덜컥 내려앉게 만드는가!
 
노동절을 하루 앞두고 노동부 장관은 노동자들을 좀더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나, 친구한테 좀 봐주라고 한 것이 무슨 외압이냐고 하질 않나, 도무지 잘못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때가 되어야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행태를 보면서 앞 날이 그리 순탄치 않겠구나,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 생각보다 크겠구나, 정말 예의없으신 분들이구나 싶다.
 
당대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우리 후손들에게까지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문제들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대하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준비되지 않은 정권의 표상을 보는 듯 하다.
 
 
전두환 정권 시절인 85년 여름으로 기억된다. 소값파동으로 인해 그야말로 '소값똥값'이라는 말이 실감났던 시절이 있었다. '개값도 안되는 소값'이라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다. 사료값도 안 나오는 상황이었으니 키울 수록 손해, 소를 키우던 농민들은 줄줄이 도산했고 그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농민들의 몫이었다. 그 당시 농촌활동에서 만난 농민들의 좌절감, 분노 그리고 불안감의 망령이 21세기에 되살아오고 있다. 
 
'명품을 만들라, 3만불 시대가 되면 비싼 쇠고기를 먹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지혜롭게 사먹으면 될 일이다. 검역을 강화하겠다. 유학생들, 미국인들도 미국산 쇠고기 먹는다.'
 
고작 그들이 내어놓는 말들의 면면이다. 소뼈, GMO 옥수수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몰라서 그들은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위험성이 검증된 바 없으니 안전하다.'
 
도대체 이게 정신있는 사람들이 내어놓을 수 있는 말인가 싶다.
 
 
GMO 가 아니더라도 중국산 콩으로 쑨 메주는 장을 만들어도 제 맛을 낼 수 없었다. 값싼 중국산 농산물에 밀려 얼마나 많은 농가가 피해를 입었는가? 그들만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니라 속수무책 콩으로 만든 음식을 먹어야 했던 국민들의 건강은 안녕하셨을까?
 
지금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미래까지 내다보면서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우선 순위로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쓰러져가는 농촌을 살리는 일, 그리하여서 국민들 누구나가 우리 땅에서 난 농축산물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지구촌의 생태, 환경의 문제에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등의 문제가 정말 시급한 문제다. 사교육비로 인해 허리필  틈이 없는 학부모들을 위해 어떤 부분을 제도교육이 보완해야 아이들도 살고, 부모들도 살고 이 나라의 교육이 살 것인지 머리싸매고 고민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세치의 혀'로 '즉흥적'으로 '아니면 말고 식'으로 대하거나 누구의 심증에 따라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 여간 실망이 아니다.
 
 
국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있다.
그것을 넘어서면 짐을 지고 갈 수 없을 뿐더러 분노가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어준 짐의 무게만해도 허리가 휠 정도인데 짐을 덜어주기는커녕 더 무거운 짐을 질 것을 강요하는가?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라.
최소한의 예의는 지고 갈 수 있을 만큼의 짐만 지게 하는 것이다. 혹은 자신이 지고 갈 수 있는 짐만 지는 것이다. 자신들이 벌려놓은 일들을 국민들이 수습하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할 수 있는 말만 해라. 그저 기분에 따라 말하지 말고, 자신들의 능력을 잘 보고 말을 하라. 당신들이 잡겠다던 생필품, 잘 잡혔는가 돌아보라. 좀 돌아보면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용서도 구하면서 천천히 가도 된다.
 
지금까지 내가 본 바로는 당신들은 최소한의 예의도 없었다. 영영 당신들에게는 최소한의 예의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나는 그 최소한의 예의를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 그래서 '그래도 이거 하나 만큼은 잘 했어'할 수 있는 평가를 받길 바란다.

태그:#광우병, #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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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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