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가장 외곽인 산내면 우라리에서 장육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고 한다. 사실 경주와 청도군의 경계로 기존에는 일부 산악인들에게만 알려졌던 장육산에 마애불이 있다는 사실은 안지가 얼마되지 않아 설레임으로 갔다.
오욱사를 지나 산길을 오르니 이제 풀이 제법 우거져 있다. 사람 한명 다니지 않는다. 한참동안 산을 헤매다 겨우겨우 임도를 찾아 왔다갔다를 반복하다 1시간여 만에 지나던 주민을 만나 길을 묻었는데 주민도 오랜만에 인적을 만난 듯 어디서 올라 왔냐고 묻는다.
산내 우라에서 왔다니까 그 먼곳에서 올라 왔냐고 오히려 묻는다. 사실 거리가 산길로 제법 된다. 길을 잘못들어 해매이다 겨우 여기까지 왔다니까 마애불이 있는 곳을 알려주어었는데 거의 9부능선까지 차가 온단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왔으니 사전 정보도 정확하지 않다. 길을 안다는 안내자와 함께 갔는데도 이정도니….
임도가 잘된 곳에서 길가에 장육산 마애불을 알리는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었다. 행정구역상 청도군 운문면 지촌리였다. 지촌에서 오면 도로변 장육상회란 곳에서 이 곳까지 차로 온단다. 다음에는 쉽게 찾아야겠다.
지방 문화재로 지정된 마애여래좌상 이정표를 따라 찾은 마애불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93호로 문화재 안내간판이 현장에
있었다. 경주사람이고 청도 사람들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불상인 듯 한데….
선각불인데 높이 154센티미터에 통견으로 결가부좌를 하고 계신 조선시대 불상으로 추정되나 관련 자료는 미약하다. 주변 동쪽에 육장굴이라는 굴이 있는데 신라시대 6명의 장군이 수도 하였다고 전한다. 마애불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앞으로 연구 대상이다.
많은 산속에 온갖 이름을 알 수 없는 식물들을 보며 야생화나 꽃들도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길을 물어 산속으로 하산가는 길에 폭포도 만났다.
인적하나 없는 산행길에 두려움과 한편으로는 호젓함에 기분은 좋았다. 장육산 마애불 지금이라도 주변에 알리고 싶은 그런 곳에 위치한 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