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층 신혼부부 방을 엿보기라도 하는 듯 창가에 핀 장미꽃
 2층 신혼부부 방을 엿보기라도 하는 듯 창가에 핀 장미꽃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저 장미꽃 좀 봐? 신혼부부 방을 엿보고 있잖아?"
"정말 그러네. 저 방 며칠 전에 신혼부부가 세든 방이 분명한데. 저 장미꽃 저거 엄청 엉큼한 꽃이네, 호호호."

정말 장미꽃들이 창문 안을 엿보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뒷동산으로 올라가는 길가에 있는 3층 연립주택의 2층 창문가에 핀 빨간 장미꽃들을 바라보며 이웃집 아주머니들이 수다를 떠는 소리입니다.

요즘은 그야말로 장미꽃 천지입니다. 가는 곳마다 장미꽃이 만발한 모습이 화려하기 짝이 없는 풍경입니다. 꽃을 피우기 전까지는 장미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꽃이 활짝 핀 요즘은 장미의 인기를 실감하게 됩니다.

붉은 장미꽃 한송이
 붉은 장미꽃 한송이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산딸나무꽃
 산딸나무꽃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그래서 계절의 여왕은 5월이고, 5월은 장미의 계절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짙푸른 신록이 우거지는 5월은 당연히 계절의 여왕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왜 5월을 장미의 계절이라고 할까요? 5월은 장미꽃뿐만 아니라 다른 꽃들도 많이 피어나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요즘 피는 꽃들 중에 장미꽃만큼 예쁜 꽃은 없잖아요?"
"어디 요즘뿐이겠어요? 계절을 통틀어 봐도 장미꽃만한 꽃이 없지요."

역시 여성들은 장미꽃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2층 창가에 핀 장미꽃을 보며 수다를 떨던 아주머니들 세 명은 모두 장미꽃이 최고랍니다.

장미꽃이 인기가 높은 만큼 꽃말도 참 다양합니다. 어쩌면 꽃말이 장미꽃만큼 많은 꽃도 없을 것 같습니다. 빨간 장미의 꽃말은 욕망, 열정, 기쁨입니다. 하얀 장미는 존경과 순결이랍니다. 그런데 노란 장미는 질투와 '사랑의 감소'라네요.

노란장미의 꽃말은 질투랍니다.
 노란장미의 꽃말은 질투랍니다.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보라색 꽃창포
 보라색 꽃창포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그리고 분홍 장미는 맹세와 행복한 사랑, 검은 장미는 당신은 나의 것, 보라 장미는 '영원'이랍니다. 들장미는 고독이고 초록 장미는 '천상에만 존재하는 고귀한 사랑'이랍니다. 아름다운 꽃인 만큼 꽃말도 정말 다양하지요?

그런데 냉정하게 평가를 해보아도 장미꽃만큼 예쁘고 화려한 꽃은 쉽게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장미를 5월의 여왕이라고 할 만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뒷동산에 올라보니 제법 예쁜 꽃들이 많이 피어 있습니다.

꽃말이 좋은 기별과 우아한 아름다움이라는 보라색 꽃창포의 모습도 꽃말처럼 여간 아름다운 모습이 아닙니다. 마치 "제가 장미꽃보다 더 예쁘지 않습니까?" 하고 눈이라도 흘길 것 같은 모습입니다.

무더기로 피어난 화려한 붉은장미
 무더기로 피어난 화려한 붉은장미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향기로운 찔레꽃
 향기로운 찔레꽃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바람에 나부끼는 데이지는 원래 유럽이 원산지지만 오래 전에 귀화한 식물입니다. 그런데 모양이 꼭 들국화로 불리는 쑥부쟁이와 너무 비슷해서 "봄에도 들국화가 피었네" 하고 착각을 하게 만드는 꽃이지요. 꽃말은 겸손과 천진함이랍니다.

같은 장미과의 꽃이지만 장미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꽃이 찔레꽃입니다. 겉모양만 비교하면 정말 장미꽃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요. 그러나 향기를 비교해보세요? 모양이 탐스럽고 화려한 장미들은 대부분 향기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찔레꽃은 그 향기가 정말 대단합니다. 장미꽃은 비교도 되지 않을 걸요.

그럼 이런 꽃은 어떻습니까? 요즘 푸른 나뭇잎 위에 하얀 나비 떼가 무리지어 앉아 있는 듯한 꽃 많이 보셨지요? 바로 산딸나무 꽃입니다. 나뭇잎 위에 날개를 펴고 앉아 있는 수많은 흰나비 떼, 산딸나무 꽃의 아주 특별한 모습도 예쁘고 재미있지 않습니까? 꽃말은 '견고'랍니다.

울타리의 넝쿨장미꽃
 울타리의 넝쿨장미꽃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들국화로 착각하기 쉬운 데이지
 들국화로 착각하기 쉬운 데이지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화려한 장미의 계절 5월, 그러나 꽃창포와 데이지. 향기 좋은 찔레꽃과 나비 떼 같은 산딸나무 꽃들이 장미의 계절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요즘 모란과 함빡꽃도 한창인데 그들까지 가세하면 장미의 계절이 위태로울 것 같지 않습니까?

"당신에게서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그런데 어디선가 장미꽃 노래가 들려오는 것 같네요, 역시 5월은 장미의 계절입니다.

하얀 장미
 하얀 장미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태그:#이승철, #계절의 여왕, #장미의 계절, #찔레꽃, #꽃창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겸손하게 살자.

이 기자의 최신기사100白, BACK, #100에 담긴 의미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