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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우파 진영이 3일 이명박 정부에게 촛불시위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다.

 

이날 오후 서울 무교동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열린 국가정상화추진위 출범 세미나는 보수진영의 '이명박 정부 100일' 평가를 담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중도·진보 진영의 평가 작업이 왕성한 데 반해 새 정부를 바라보는 보수진영의 속내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강부자 내각' 파동은 노무현 탓?

 

일단 참석자들은 대선 전과 비교해 현실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송종환 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는 "정권이 바뀌면 전교조가 없어지고 6·15선언도 정리될 줄 알았는데, 지금 우리는 6개월 전과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개탄했고,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도 "이명박 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뭔가 고장이 나 있었다, 쇠고기 문제로 한달째 촛불시위가 확산일로에 있는데 530만 표차라는 대선 결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새 정부 초기 '강부자' 내각 파동과 관련해 '노무현 책임론'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권 말기에 국민을 양극화시키는 정치적 캠페인을 펼쳤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있는 자'와 '없는 자'로 갈라놓은 것이다.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있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증오감과 적개심을 갖게 한 상황에서 새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의 첫 조각은 이러한 국민 정서가 깔려있는 상황에서 나왔는데, 그것은 정권교체에 기여한 국민들이 믿을 수 없는 내용이 되어버렸다. 이 때부터 민심 동요가 일어나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53석의 불완전한 과반수를 얻은 것이다."

 

한편으로, 이 대표는 이 대통령의 '경제 올인' 대선 전략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국가정체성이라는 이념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리지 않고 경제 얘기만 한 탓에 사람들의 기대심리만 잔뜩 올려놓았다는 얘기다.

 

"작년 대선 키워드 중 하나인 '잃어버린 10년'의 실체가 경제라는 인식에 공감할 수 없다. 이명박은 후보시절 '경제 대통령'으로 시작했지만, 경제 일변도로 나가서는 성과를 거두는 데 어려움이 많다. 첫째, 지금은 국민들의 욕구가 다양해서 어떠한 경제정책으로도 모두가 공감하는 업적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많다. 둘째, 오늘날 경제는 WTO 체제이기 때문에 세계경제와 상관없이 우리 경제만 좋아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비정상적인 상태에 대응하는 이명박 정부의 자세에 문제점이 있다. 이 대통령은 적과 동지를 분간할 줄 모른다"고 이 대통령의 어설픈 '실용' 행보를 질타하기도 했다.

 

"권위의 측면에서는 (이 정부) 끝났지만 망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어"

 

참석자들은 이들의 지적에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이명박 정부의 위기를 수수방관해서는 안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촛불시위에 대해서는 "범보수진영이 똘똘 뭉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참석자들의 주요발언은 다음과 같다. (가나다순)

 

▲ 고영주 국가정상화추진위원장 (1980~90년대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

 

지난 10년 좌파정권 종식됐지만 정·관계와 사회·문화계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침투한 좌파세력들은 그대로 온존해있다. 좌파정권을 잃은 북한과 친북세력들은 이명박 정부를 민중혁명으로 타도하는 일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빌미로 정권타도 투쟁, 민중혁명 투쟁에 나서는 것을 우리가 보고 있다.

 

전교조는 초·중·고등학생들을 의식화하기 위해 시작됐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자식들은 좌경의식으로 세뇌됐고, 이제 언제든지 민중혁명투사로 나설 수 있는 준비가 됐다. 현재의 촛불시위는 전교조 등 좌익세력들이 학생들을 민중혁명투쟁으로 몰아가기 위한 워밍업 단계라고 보면 된다. 앞으로 시위 진압 과정에서 불상사가 생기든지, 학생들이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전국 각 분야의 좌익세력들이 벌떼같이 덤벼들어 정권타도 투쟁에 나서게 될 것이다.

 

▲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국회의원의 2/3가 보수다. 지금 분열해서 그렇지, 만약 범보수가 똘똘 뭉쳐 단결했다고 쳐보자. (좌파가) 어떻게 시청 앞에 나서서 까부나? 그런데 (보수가) 전부 갈라지고 자기들끼리 숙청하니 얕잡아본 거다. 인선 등의 문제점으로 약점 잡혀서 한번 밀어붙였는데 사과까지 하니 완전히 얕잡아 본 거다.

 

법치로는 '헌정 중단'은 생각할 수도 없지만 가혹하게 얘기해서 권위의 측면에서는 (이명박 정부는) 끝났다. 그렇다고 망하게 내버려둘 수 없으니 여러분들이 나서야 한다. 똘똘 뭉쳐서 무서운 권위의 맛을 보여줘야 한다. 망하지 않으려면 보수가 뭉쳐야 한다.

 

지금 난리가 났는데 한나라당 의원들 다 파티에 갔나? 아니다, 광우병은 걸리려고 작심해도 안 걸리는 병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그런데 시청 앞에 나와서 스크럼 짜고 대드는 놈 하나 없다. 한나라당 웰빙정당은 싸움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변인들은 지난 5년간 조중동과 피 터지게 싸웠는데, 이동관 대변인

은 뭐하나? KBS·MBC에 나와서 "무슨 개소리 하냐? 보도가 잘못됐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전사 집단이 나와야 한다. 왜 목숨 거는 우파가 없나? 몇 사람이 죽을 각오로 몸을 던지면 전체가 산다.

 

 
▲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

 

지금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촛불시위에 초중학생을 내보내고 유모차 끌고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 액수는 알 수 없지만 짐작할 수도 없이 엄청난 경비를 어디선가 조달하면서 촛불시위를 조직하고 선동하는 세력이 있다. 촛불시위를 에스컬레이트시켜서 선거에서 잃은 것을 거리에서 되찾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는 좌파세력과 타협을 모색해왔다. 이러면 보수우파가 이 정부를 지지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살기 위해서라도 애국단체들

이 이명박 정부에 압력을 가해서 더 늦기 전에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

 

▲ 제성호 중앙대 법학과 교수

 

좌파들이 광우병 괴담을 퍼뜨릴 때도 인터넷매체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들은 선전선동에 능하다. 2002년에도 그렇고 작년 BBK 사건도 마찬가지다. 우파는 수고해서 만든 생산물을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메이저언론에 낼 생각만 하는데, 인터넷 활동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좌파 수법을 벤치마킹해서 정치학교 성격의 야학을 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젊은 보수들'의 시국 인식은 이들과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촛불시위가 확산된 것은 지난 20~30년간 쌓인 반미·반보수 정서가 축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효순·미선 사건, 안톤 오노 파문 등에서 보듯 한 가지 이슈가 생기면 (세력이) 집결돼서 타오를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정부가 FTA 등 국제관계를 짜는데 너무 집착하다보니 쇠고기 문제를 너무 소홀하게 대했다"며 비교적 '합리적인' 진단을 내렸다.

 

배진영 <월간조선> 차장도 "촛불시위에 배후가 있다고 보냐?"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러시아 혁명도 볼세비키가 다 한 게 아니지 않나? 볼세비키는 노동자·농민의 불길에 성냥을 그은 것뿐"이라고 답했다.


태그:#류근일, #이동복, #제성호, #이명박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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