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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가협상 결과를 발표하던 21일 오후, 대전에서는 '대전시민 30시간 공동행동 선언식'이 열렸다.

 

광우병대전시민대책위는 이날 오후 4시 대전시청남문광장에서 22일 밤 10시까지 30시간 공동행동을 선언했다. 순간 시청남문광장은 야외학교로 탈바꿈했다. 사각형꼴의 광장변을 따라 교육·대운하 등 다양한 주제의 홍보 및 토론 마당이 꾸며진 것.

 

시민들의 인기를 모은 곳은 '몽당 양초' 재활용 코너. 한 번 사용한 몽당 양초를 시민들이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우선 몽당 양초를 한 데 모아 남아 있는 심지를 제거한 후 남비에 넣고 열을 가해 녹인다. 녹은 촛물을 미리 준비한 다양한 모양틀에 부어 굳히면 새 양초로 거듭난다. 하트 양초와 사각 양초 등은 '재택 촛불용'으로 제격이란다.

 

청와대 뒷산 오른 대통령, 명박산성 무사한지 지켜보다  

 

즉석 사진기를 이용한 촛불 사진 코너도 인기를 끌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 단체참여 촛불 부대가 촛불 현수막을 배경으로 앉으면 즉석사진을 찍어준다. 이 코너에는 1시간여 만에 100여 팀이 참여했다.

 

함께 그림을 그리는 코너도 마련됐다. 판화가로 활동 중인 이훈웅씨가 밑그림을 그리면 시민들이 함께해 그림을 완성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그린 첫 작품은 청와대 뒷산에서 '촛불부대'를 바라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청와대 뒤 산중턱에 올라 광화문 촛불을 바라봤다'고 밝힌 대목을 형상화한 것.

 

하지만 그림 속 이 대통령의 모습은 담화문 속 내용처럼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자신을 자책"라는 모습이 아니다. 시민들이 그린 이 대통령은 이순신 동상 너머 촛불을 바라보며 기계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이었다. 몇 사람이 모였는지 셈하는 모습 같기도 하고 명박산성이 무사할지를 계산기를 두드리며 따져보는 모습 같기도 하다.

 

30개월 미만 판정권 미 민간 수출업자에게...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

 

이 밖에도 촛불문화제 때 사용할 구호를 직접 만드는 '손피켓 작성' 코너, 조중동 등의 문제를 다룬 언론 코너, 의료 등 민영화 문제를 다룬 민영화 코너, 청소년 인권 문제를 다룬 청소년 코너 등이 마련됐다.

 

이날 오후 7시에 열린 40번째 촛불문화제에는 300여 명이 참여해 촛불을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에 대한 성토로 시작됐다.

 

한 시민은 자유발언대에 올라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지 시켰다고 하고 있지만 이를 결정하는 권한을 전적으로 미국 민간 수출업자에게 넘겼다"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고 생선 걱정을 말라는 격"이라고 성토했다.

 

22일 밤 10시까지... "즐기면서 싸우자"

 

이어 "곱창 등 내장도 예정대로 수입하게 해놓고 광우병 우려가 해소됐고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야옹'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이제부터 촛불을 더 높이 들자"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이날 촛불문화제 이후 영화 <식코>를 관람하고 이어 광장주변에 설치한 천막에서 밤을 지새울 예정이다.

 

대전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정부가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불식 시키기보다 국민을 속여 위기를 모면하려는 술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21일 가족들과 함께 남문시민광장으로 나와 다양한 문화를 즐기면서 재미있게 싸우자"고 말했다.   

 

한편 시민대책위는 22일 밤 10시까지 시청남문광장에서 손피켓전시회, 노래가사 바꿔부르기 경연대회, 박터트리기, 공굴리기, 자전거 투어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태그:#30시간 공동행동, #대전 촛불, #광우병,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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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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