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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면 천안시의회가 5대 의회 전반기를 마감하고 후반기를 시작한다.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를 통해 구성된 5대 의회는 초선 의원들의 대거 입성 속에 많은 기대를 안고 출범했다.

 

2년의 전반기 의정활동 기간동안 5대 의회는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의욕적인 성과도 남겼다. 하지만 간혹 오점도 있었으며 시민 눈 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전반기 천안시의회를 결산하는 기획기사를 두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첫 번째는 전반기 의정활동을 결산하며 두 번째는 각 시의원들의 공약추진 사항을 집중 소개한다. - 기자 주

 

전반기 시정질문 최다 장기수 의원, 2명 의원은 1건도 없어

 

의원들의 의정활동은 다양하다. 의회 민원상담실에서 시민 고충을 청취하는 것이나 각종 모임 참석 등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의정활동이다. 개별적 혹은 비공식적 의정활동 외에 공식적인 의정활동은 주로 회기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회기 운영의 내용은 조례안이나 예산안 등 안건심사와 현장방문, 시정질문, 행정사무감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시정질문은 평소 각 의원들이 얼마나 시정현안에 폭 넓은 관심을 갖고 대안을 모색하는지 엿볼 수 있는 자리.

 

시정질문 건수가 많다고 꼭 유능한 의원은 아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유능의 잣대는 여러 가지이며 시정질문은 다양한 의정활동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부분은 전체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어서 시정질문의 건수가 해당 시의원의 역량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인 것은 분명하다.

 

5대 의회 전반기 2년동안 시정질문은 105회, 110회, 115회, 121회 등 총 4번의 임시회에서 진행됐다. 중도에 사퇴한 2명 의원을 제외하고 4번의 시정질문에서 제기된 질문은 총 231건.

 

전반기 동안 시정질문을 가장 많이 한 의원은 32건(13.9%)의 장기수 의원. 그 뒤로는 전종한 의원 30건(13%), 김영수 의원 23건(10%), 인치견 의원 20건(8.7%), 이명근·전종배 의원 각각 16건(6.9%)으로 나타났다. 통합민주당 의원 5명 가운데 비례로 입성한 노동곤 의원 1명을 제외하고 4명이 시정질문 건수에서 모두 상위를 기록했다.

 

시정질문 건수가 가장 적은 하위 5명 의원은 이충재 의장과 송건섭 의원 0건을 비롯해 윤세철 의원 1건(0.4%), 김동욱 의원 4건(1.7%), 류평위 의원 6건(2.6%) 등으로 집계됐다. 5명 가운데 4명이 재선 이상이었다.

 

그 밖에 다른 의원들 9명의 전반기 시정질문 건수는 서경원과 신용일 의원 각각 14건(6%), 유영오와 류제국 의원 각각 11건(4.8), 김종성과 안상국 의원 각각 9건(3.9%), 도병국 의원 8건(3.5%), 노동곤 의원 7건(3%)으로 조사됐다.

 

4회의 시정질문동안 시장답변을 요구한 건수는 총 13건. 시장답변을 요구한 시정질문은 전종한 의원이 6건(46.2%)으로 가장 많았다. 김영수 의원이 2건이었으며 5명 의원이 시장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을 1건씩 했다. 부서별 분포는 예산 운용을 기획하고 도시계획을 입안하는 기획담당관과 도시과 소관의 시정질문이 가장 많았다.

 

전반기 의원발의 조례제정 최다 도병국 의원, 7명은 0건

 

 

한명 한명이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고 시의원은 조례를 만든다. 조례는 법률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기존 법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시 행정의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의 중요한 제도 틀이다.

 

특히 지역특성을 반영해 창의적으로 만들어진 조례는 주민 삶의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이 점 때문에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평가에 입법실적이 중요하듯 조례발의와 제정 건수는 시의원들의 의정활동 평가에 중요한 척도이다.

 

5대 의회는 전문성 있는 초선 의원들의 진출로 의원발의 조례 제정 건수가 늘어날 것이라 예상됐다. 실제로 전반기 의정활동을 통해 의회운영과 관련된 내부용 조례가 아닌 시민생활과 밀접한 의원발의 조례가 여러건 제정됐다. 그러면서 질의 문제도 나타났다. 시민생활과 연관되어 전반기 의정활동 기간동안 제정된 의원발의 조례는 총 19건. 전반기에 사퇴한 의원 2명의 발의 조례는 제외했다.

 

도병국 의원은 의원발의로 가장 많은 조례를 제정했다. 도 의원은 2007년 9월 공공시설물의 장애인 등 편의시설 설치사항 사전점검에 관한 조례를 시작으로 지난 5월 조손가정 지원조례까지 총 6건의 조례를 의원발의해 제정까지 성사시켰다.

 

유제국 의원은 3건으로 도 의원의 뒤를 이었으며 김영수, 서경원, 이명근 의원은 각각 2건씩의 조례를 의원발의로 제정했다. 김동욱, 김종성, 유영오, 유평위, 장기수, 전종한 등 6명 의원은 각각 1건씩 제정했다. 의원발의 제정 조례가 1건도 없는 의원은 노동곤, 송건섭, 신용일, 안상국, 윤세철, 이충재, 인치견, 전종배 의원 등 8명.

 

의원들의 고민과 노력의 결실로 의원발의 제정 조례 건수가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질과 절차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조례가 제정은 됐지만 관련 사업이 미진해 효과가 반감되거나 조례 제정만 서둘러 정작 관계된 민간의 의견수렴이 소홀해진 경우도 있었다.

 

특히 거주외국인지원조례와 공동구 설치 및 유지관리에 관한 조례는 시 조직개편 속에 담당부서 지정이 늦어지며 조례속 명시된 위원회와 협의회 구성이 미뤄졌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조례는 자전거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업의 지원근거를 담았지만 시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도시공원 및 녹지조례에 규정된 공원녹지기본계획 수립과 도시공원위원회 설치도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미착수 상태에 있다.

 

장애인생활체육진흥조례는 의원발의 과정에서 장애인단체의 의견수렴이 취약해 장애인단체가 대폭적인 수정안을 제시하는 헤프닝도 빚어졌다. 재향군인 예우와 지원에 관한 조례, 경로당 지원 조례는 특정단체 지원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의회 주변에서는 의원발의 조례도 조례안이 만들어지면 시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일정기간 게시해 공개적인 의견수렴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의원발의 조례는 손쉽게 만들 수도 있다. 이미 다른 지역에 만들어져 시행중인 의원발의 조례를 몇 글자 수정해 발의하면 된다. 5대 의회 전반기 동안 제정된 의원발의 조례 대부분이 일부 내용만 다를 뿐 다른 지역에서 제정된 조례들이다. 천안의 특성에 천착해 선도적인 조례 제정, 그리고 제정 이후 충분한 실행력이 하반기에는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5대 의회 전반기, 가능성과 한계 보여줘

시의회 5분 발언 활성화, 특위 운영, 의원사퇴, 의정비 38% 인상

 

5대 천안시의회 전반기 2년은 지방의회의 가능성과 한계를 응축해 보여준 시간이었다. 가능성부터 보자. 5대 의회 전반기 동안 활성화된 것 가운데 하나가 5분 발언. 당장의 변화를 야기하지는 못해도 시의원들은 5분 발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특정 사안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예산 심사 시 상임위에서 기껏 삭감해 놓고 예결위에서 다시 살려 놓는 구태도 5대 의회 들어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의회가 집행부와 소모적으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며 더 나은 대안을 찾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시 기구개편과 관련해 한시적으로 운영된 시의회 특별위원회는 기구 개편의 전체 모양새를 크게 바꿔 놓지는 못했지만 의미있는 사례로 꼽힌다.

 

공식적인 정당공천제를 통해 의회에 입성한 5대 의원들의 의회내 정당 갈등은 크지 않았다. 정당공천제의 폐해는 오히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보궐선거 등을 거치며 정치권의 시의원 호출과 선거운동 파견으로 나타났다. 선거기간 동안 의회활동을 등한시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의회의 한계를 보여준 일들도 있었다. 유급제 수혜를 받고 있는 5대 의원들은 올해 의정비가 38.24% 인상됐다. 의정비 책정을 위해 실시된 지역주민 여론조사 결과 66.2%는 의정비 인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했으며 93% 이상의 시민들은 3500만원 이하의 소폭 인상을 응답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여전히 현재의 의정비가 적다는 입장이다.

 

5대 의회는 의원 21명으로 출발했다. 수에는 변함 없지만 면면은 조금 달라졌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고 한희자 의원이 운명을 달리해 비례 자리는 노동곤 의원에게 승계됐다. 총선을 앞두고 2명 의원이 사퇴하며 빈 자리는 새 의원들로 채워졌다. 기초의회가 정치적 야심의 발판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484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


태그:#천안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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