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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노조는 '미친소 우리 손으로 운반하고 싶지 않다'는 선언으로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받았고 '길목을 지키는 300전사의 심정'으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지 운송저지투쟁에 나섰습니다. 

 

장관고시가 강행된 26일부터 부산의 부두와 수도권 창고에서 계속된 '운송저지투쟁'은 6월 30일 오후 2시 30분경 경찰의 전격적인 연행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모두 18명이 연행되어 성남중원경찰서와 시흥경찰서에 분산 수용되어 조사를 받고 유치장에 수감되었다가 다음날 저녁에 '불구속 입건' 상태로 모두 석방되었습니다.

 

28일 폭력적인 진압을 함께 겪은 터라 예상은 했지만 경찰의 대응은 너무나 상식 이하였고 폭력적이었습니다. 인도에 서있던 여성 노동자들까지 사지를 들어 끌고가는 모습은 피눈물이 나게 했습니다.

 

우리는 한달 전부터 미국 쇠고기가 보관된 위치를 공개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막겠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국민들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끝내 미국 쇠고기는 반출되었고 바로 그날로 '성황리에 시판'되었다고 합니다.

 

유치장에 앉아 모처럼 휴식을 취하며 만감이 교차합니다. 미국 쇠고기는 유통되었고 그것을 막지못한 자괴감에 참으로 미안하고 괴롭습니다.

 

사제단 시국미사, "고맙습니다"

 

유치장에서 뉴스를 봅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시국 미사 장면입니다. 수만이 운집한 그 장면과 말씀에 눈물이 흐릅니다. '국민 여러분 외로우셨지요.' 우리는 정녕 한번도 외로워 본 적이 없지만 그 말을 들으니 왠지 외롭게 싸워왔다는 자기 연민이 복받쳐오릅니다.

 

사실 30일 새벽 폭력진압에 많은 사람들이 격앙했습니다. 일부 시민은 우리 노조에 전화를 해서 중장비를 끌고 나와 저지선을 돌파해 달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했고, 화물연대 파업을 포함하여 두 달 가까이 피로도가 쌓인 노조 간부들도 그냥 당할 수는 없다며 끝장을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날의 시국미사는 촛불운동에 새로운 품격을 부여한 역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억울하고 화가 나서 우리 스스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격앙된 상태에서 차분하게 현시국을 돌아보고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하게 해준 신부님과 수녀님들, 그리고 분노를 승화시켜 함께하신 시민들,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끝내 미친소 운송 저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우리들에게 보내주신 따뜻한 격려, 참으로 고맙습니다.
 
더 밝게 타오르는 7월의 촛불을 보며 "사랑합니다"
 
7월 2일은 금속노조를 필두로 하여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개신교와 불교계도 집회를 개최합니다. 공안정국의 공포통치로 민심을 압살하려던 이 정권은 이제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5월 2일 촛불소녀들이 피워올린 가녀린 촛불은 50일을 넘게 각계각층 경향 각지로 퍼져갔고 결코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고 우등불이 되어 온국민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촛불항쟁의 원천 에너지는 '아름다운 소통과 굳건한 신뢰'이며 '감동의 상호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낡은 이념 잣대로만 세상을 보는 위정자들은 죽었다 깨나도 할 수 없는 것을 우리 촛불시민들은 여유롭게 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7월 5일,100만의 촛불이 타오를 때 우리의 꿈은 실현될 것입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정호희 기자는 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입니다.


태그:#운수노조, #촛불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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