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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대전 방문에 맞춰 항의시위를 벌여 업무방해혐의로 소환장을 받은 광우병대책위 관계자 등 대전지역 촛불 시민들이 경찰에 출두했다.

 

경찰 소환장을 받은 32명의 시민들과 광우병대책위 관계자 등은 경찰 출두에 앞서 24일 오전 중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을 대변한 촛불이었기에 경찰에 출두, 촛불이 무죄임을 당당히 밝혀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5월초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요구하며 누리꾼과 중·고등학생을 주축으로 시작된 촛불은 이제 범국민운동으로 확산되었다"며 "그 과정에서 대통령과 정부는 두 차례의 사과와 반성을 통해 부실협상을 스스로 인정한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는 촛불에 대해 히스테리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면서 강경진압, 관련자 체포영장 발부, 압수수색 등 사실상 공안 정국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대전에서도 지난 두 달여 동안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지키려는 촛불이 계속되어 왔고, 아무런 폭력과 사건사고 없이 지금까지도 꺼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런 가운데 경찰이 정 전 장관의 대전방문과 관련 '공무방해사건혐의'를 적용해 대전지역에서는 유례가 없는 무더기 출석 요구서를 발부한 것은 정부의 초강경 대응을 따라한 과잉대응이 아닐 수 없다"며 "특히, 당시 시민들의 간담회 요구에 정 전 장관이 이를 수용, 자유토론을 한 후 원만하게 현장이 마무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려는 것은 촛불민심을 외면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경찰 소환에 당당히 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당당히 응할 것"이라며 "국민 건강과 검역주권을 위해 촛불을 든 우리는 무죄이고, 촛불민심을 외면하는 정부가 유죄라는 사실을 대전시민들과 함께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는 경찰조사에 대해 변호사들로 대규모 법률지원단을 구성하여 법률적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면서 "특히, 법정에서 촛불이 무죄임을 당당히 밝혀 낼 것이고, 더 나아가 그 어떠한 외부의 부당한 촛불시민에 대한 탄압에 대해서도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민변 소속 문현웅 변호사와 함께 중부경찰서 2층 수사과로 향했다. 이날 소환된 사람은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과 김종남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등 모두 6명이며, 나머지는 다음 주 까지 나누어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정 전 장관의 공무수행을 방해한 사건은 '표현의 자유' 또는 '집회자유의 한계'를 넘어서고, 나아가 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분명한 범죄행위로 간주하고, 관계자료 분석 등 내사를 진행해 시위에 참석했던 62명 중 32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시위가담 동기와 폭력행사 여부, 사전모의 여부 등을 조사해 이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계획이다.


태그:#촛불시민, #정운천, #중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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