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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 이경태 기자, 김동환 윤서한 이셋별 정미소 인턴기자 / 총괄 이병선
사진 취재 : 남소연 기자
동영상 : 김호중 박정호 문경미 / 총괄 : 이종호
편집 : 박수원 유창재 기자 
 

[6신 최종 : 2일 밤 11시]
 
경찰, 촛불시민 자진해산 과정에서 <한겨레> 기자 포함 일부 연행
 
경찰이 '경찰관 기동대' 투입과 최루액 사용을 예고하면서 긴장감 속에서 열린 87회 촛불문화제와 이어진 거리행진은 큰 충돌 없이 밤 10시 30분경 대부분의 상황이 종료됐다.
 
그러나 경찰은 밤 10시경 시위대의 자진해산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를 연행하기도 했다.
 
밤 9시 55분 경 명동역 앞에서 시위대와 대치 중이던 경찰은 일부 시민들이 도로로 나오며 경찰의 강제진압에 항의하자 달려들어 검거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한겨레신문> 취재기자를 비롯한 시민 3명이 연행돼 호송차에 실렸다.
 
비슷한 시각, '광우병 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이에 앞서 명동성당에 모여 정리집회를 갖고 오는 5일 조지 부시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다시 한번 힘을 결집시킬 것을 결의했다. 명동 밀리오레 앞에 남아있던 시민 20여 명은 뒤늦게 명동성당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5신 : 2일 밤 10시]

 

경찰, 길 막고 포위... 촛불시민 "길이 막히면 다른 길로 가면 된다"

 

촛불 시민들의 '게릴라 시위'는 밤 9시 30분 명동 밀리오레 앞에서 마무리되고 있다.

 

앞서 시민들은 을지로, 명동, 퇴계로 등지에서 "어청수를 구속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평화시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하다가 경찰에 막히면 다시 뒤로 돌아 뛰어가는 게릴라식 행진을 벌였다. 때로는 차량 사이를 뚫고 도로를 행진하거나 인도 위로 올라와 걸어가기도 했다.

 

경찰이 시위대의 앞과 뒤쪽에서 배치돼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막아서면서 시위대는 논의 끝에 명동 골목 안쪽으로 흩어지고 있다.

 

경찰들이 길을 막아서고 포위해 들어오자 시민들은 격론을 벌인 끝에 삼삼오오 흩어져 귀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애초 "해산하지 않으면 색소 섞은 물포를 사용하겠다"고 경고방송을 하던 경찰도 시민들이 흩어지자 지하철 명동역 4번, 5번 출구 쪽으로 전경을 배치해 더 이상 시민들이 도로 위로 나오지 못하도록 막고만 있다.

 

한편, 거리행진에 나선 시민들은 이날 자신들의 앞길을 막아선 정부에 대해 매서운 비판을 쏟아냈다.

 

유주연(38)씨는 "대통령이 자격 없는 사람이 돼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씨는 "촛불집회에 사람들의 참여가 떨어지는 것도 기존 언론이 제 역할을 안 하기 때문"이라며 "이명박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이 모이자"고 호소했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서 '평화학'을 가르치고 있는 시간강사 이대훈(47)씨는 "길이 막히면 다른 길로 가면 된다"며 "경찰이 폭력적으로 나오더라도 평화롭게,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말했다.

 

이씨는 또 "지금 이명박 정부가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참여율이 낮지만 절대 촛불이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처럼 평화롭게, 슬기롭게 대처하면 국민들의 참여가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4신 : 2일 저녁 8시 40분]

 

'빗속' 문화제 조기 종료... 일부 참가자 거리시위

 

"촛불아, 모여라! 될 때까지 모여라!"

"민중들이 승리한다! 이명박은 물러나라!"

 

저녁 7시 40분 87차 촛불문화제가 종료됐다. 그러나 끝나지 않았다.

 

사회자는 "오늘은 8월 5일을 위한 거리홍보전을 벌이고, 5일에 다시 이곳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일단 비가 많이 오는데다 문화제가 길어지면 사람들이 많이 다칠 것 같아 문화제는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종각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가능하면 명동성당으로 가는 것도 생각했는데 경찰이 '백골단'을 투입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을 원하는 것 같아 계획을 철회했다"고 덧붙였다.

 

청계광장은 전경버스로 원천봉쇄된 상황이다. 그러나 2천여 명의 시민들은 모전교 밑 길을 이용해 대부분 청계광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청계광장을 빠져나온 참가자들은 광교 4거리 일대에서 차도를 점거하고 거리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을지로 방향으로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 벽에 막혔다. 경찰은 종로 방향도 막아서며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앞서 이날 촛불문화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대학생들의 율동으로 채워졌다.

 

덕성여대 안승현(24)씨는 "촛불집회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너무 안 다뤄지고 있는 것 같아 발언에 나섰다"며 "여기 있는 그 누구도 비정규직이 될 수 있다, 지금 53일째 단식 중인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관심을 쏟아달라"고 호소했다.

 

전국 중·고등 학생모임의 윤가현(18)양은 "학생 입장에서 주변 시민들에게 같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학생 모임 중에서도 불구속 기소된 아이도 있어 걱정되긴 하지만 무력으로 우리들을 막을 수 없다,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윤양은 "교육이나 청소년 인권 등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나 실행 의지가 부족하다"며 "청소년의 입장에서 이 점을 직접 짚고 넘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 '촛불 하나 더하기' 회원 이 아무개(34)씨는 "지역에서 촛불을 키워보자는 의미에서 이런 활동을 하게 됐고, 처음에는 20~40여 명이었지만 이번 주에 회원수가 200여 명으로 급증했다"며 강경탄압에도 촛불이 꺼지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3신 보강 : 2일 저녁 8시 10분]

 

"아무리 봐도 백골단이 분명, 과거로의 회귀"

 

오후 6시 30분 청계광장에는 '안티이명박', 나눔문화', '선영아! 모여라!' '전국 중·고등학생 연합', '부천시와 동작구', '전국 고양이 연합' 등 10여 개가 넘는 인터넷 카페들의 깃발이 비바람을 맞으며 펄럭이고 있다.

 

현재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의 수는 주최 측 추산 600여 명. 모전교 방향과 파이낸스센터 쪽에서 시민들이 계속 모여들고 있다.

 

경찰은 이미 청계광장 앞을 전경버스들로 완전히 막았다. 종로로 향하는 골목길은 물론 보신각 앞까지 차벽을 설치한 상황이다. 외환은행 앞에는 지난달 30일 창설된 '경찰관 기동대'의 모습도 보인다.

 

특히 이날 집중 촛불문화제에는 대학생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해 눈길을 끈다. 범청학련 21기 통일선봉대 소속 대학생 60여 명은 오후 5시 40분께 청계광장에 도착해 선전활동 정리 집회 및 문예공연을 했다. 항공대와 숭실대, 홍익대, 광운대 등 서울지역 대학교 학생회로 구성된 '서울지역대학생연합'은 이날 오후 6시께 부시 미 대통령 방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지역대학생연합'은 "석 달 동안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지만 아직도 국민의 쇠고기 재협상 요구는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못 한다면 대학생들이 직접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대학생 재협상단을 꾸리고 ▲유인물 5만장 배포 ▲온라인 1만명 청원운동 ▲지하철 선전전 ▲관련 UCC 제작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87차 촛불문화제 준비를 하면서 청계광장에 천막을 치고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청원 및 구속자 석방 촉구 서명을 받고 있다.

 

임태훈 국민대책회의 인권법무팀장은 "서명을 받아 국회에 국민청원을 할 것"이라며 "지금 경찰이 촛불집회를 강제진압하면서 1103명을 불법 체포했고, 폭력진압으로 다친 이들이 2003명이다, 이것은 헌법에 보장돼 있는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팀장은 이어 "어 청장은 (경찰관 기동대가) '백골단 부활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무리 봐도 백골단이 분명하다, 이것은 과거로의 회귀"라며 "선진국은 정치적 집회에 대해 함부로 막지 않는다"고 경찰의 강력대응을 꼬집었다.

 

 

한편, 오후 5시 30분 시국미사를 마치고 광화문 사거리를 거쳐 조계사 농성장을 지지 방문하려던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등 천주교 단체들과 시민 300여 명은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계사 내의 범죄자들이 시민들과 섞일 우려가 있어 지지방문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상윤 신부를 비롯한 천주교 단체 대표 10명만이 조계사를 방문해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 등 수배자 8명에게 신자들의 지지를 모은 현수막 2개를 건네고 격려한 뒤 청계광장으로 돌아왔다.

 
[촛불시민] "이명박을 하나님께 봉헌합니다, 제발 빨리 가져가세요"

종각역 2번 출구 제일은행 앞. 조계사를 거의 200m를 남기고 수배자들을 만나려던 시민들은 더 이상 나가지 못했다. 시민들은 인도까지 들어선 경찰들에게 "왜 시민이 다니는 인도를 막고서 못 지나가게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민들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종각역까지 인도로 행진하면서 한 사람밖에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전경버스를 배치해놓은 것에 대해 이미 단단히 뿔이 나 있던 상태였다. 권오광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공동대표는 "이렇게 막을지 몰랐다"며 "만약 알았다면 확성기 등을 가져왔을 것"이라고 황당해했다.

 

천주교 신자 황선일(60)씨는 "(인도를 먼저 막고 있다니) 경찰이 약았다"며 "경찰이 인도를 막는 것은 민주국가가 아니다"고 성토했다. 황씨는 "개인적으로 전두환, 노태우 시절보다 더한 것 같다"며 "옛날로 돌아가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3살, 4살 난 아이를 데리고 나온 배은영(34. 용인)씨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미친 소를 반대하기 위해 촛불문화제에 나왔었는데, 지금은 이명박 정부의 모든 정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씨는 "특히 먹거리 정책, 의료민영화, 생존권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비가 오는데도 아이를 데리고 나온 것은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편 한성희(38)씨가 옆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거들었다.

 

많은 시민들이 최루액 살수 검토 등 경찰의 강경 대응 방침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연관 짓고 있었다.

 

"이명박을 하나님께 봉헌합니다. 제발 빨리 가져가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던 김영준(38)씨는 "(경찰의 강경 대응책은) 이미 예상된 수순"이라며 그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경채(41)씨는 "경찰의 강경책은 상관없다"며 "오히려 시민이 다치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을 수 없어서 안 뚫은 것이 아니다"며 "경찰이 빌미를 제공한다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2신 : 2일 오후 6시]

 

청계광장에 모여드는 촛불... 미리 자리 잡은 전경 버스

 

2일 오후 5시 '촛불'이 청계광장으로 서서히 모여들고 있다.

 

시민들은 청계광장 주변에 퍼져 함께 온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87차 촛불문화제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이날 오후 3시를 넘겨 모습을 드러낸 전경 버스들은 상당수가 광화문 사거리 안 쪽으로 사라졌고 5대는 청계광장 앞에 주차돼 있다. 청계광장에서 종로로 나갈 수 있는 광화문 우체국 옆 골목에도 전경버스가 미리 자리 잡았다.

 

전경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방송통신위원회 앞 인도,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 등에 4~5m 간격으로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수도원 성당에서는 오후 4시부터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 등 천주교 단체들 주최로 '촛불 바람에 응답하는 일곱번째 시국 미사'가 열렸다.

 

시국미사에 참여한 시민의 수는 170여 명. 성당이 가득 차 들어가지 못한 시민 20여 명은 성당 바깥에서 시국미사에 참여했다.

 

이날 시국미사를 주관한 천주교 단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집회가 석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기는커녕 이에 항의하는 촛불들을 무력으로 끄는 일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강론을 맡은 한국순교복자 수도회의 이상윤 신부는 "수도자로서, 사제로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슬프다"며 석 달동안 계속되는 '촛불정국'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신부는 "많은 촛불시민들의 함성이 내 심장을 뛰게 하고 있다"며 "촛불의 가치는 신학이나 논리·정치·학문으로 해석될 수 없는, 그 자체로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우리 가슴 속에 있는 이 촛불의 가치를 바깥으로 꺼내놓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국미사에 참여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등 천주교 단체들은 이후 '촛불 수배자'들이 농성 중인 조계사를 지지 방문한 뒤 저녁 7시 촛불문화제에 합류할 계획이다. 

 

 

[1신 : 2일 낮 12시 30분]

 

'경찰관 기동대' 투입... 촛불 집회 긴장감 고조

 

경찰이 최근 창설한 '경찰관 기동대' 투입과 최루액 사용을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제87차 촛불문화제가 2일 오후 열릴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이날 저녁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부시 방한 반대, 이명박 심판' 집중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대책회의는 부시 대통령의 방한 당일인 5일 저녁에도 집중 촛불문화제를 계획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 가톨릭 단체들은 이날 촛불문화제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정동 프란체스코 수도원 성당에서 '촛불 바람에 응답하는 시국미사'를 개최한다. 미사 후에는 거리행진을 해서 '촛불 수배자'들이 있는 조계사 농성장을 지지 방문하고, 이후 촛불문화제에 합류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촛불문화제에 대해 강경 대응방침을 천명했다. 지난달 30일 창설한 '경찰관 기동대'를 집회 현장에 투입하고, 색소 분사기 사용· 채증사진을 이용한 공개수배 등 검거 위주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극렬 폭력행위자는 현장에서 반드시 검거해 처벌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일과 5일 집중 촛불문화제를 통해 '꺼지지 않은 촛불민심'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다시 10%대의 지지율로 내려앉은 이명박 정부로서는 공안탄압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면서 "경찰의 강경대응 방침은 촛불집회에 참가자들에게 겁을 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상청은 오는 3일까지 서울, 경기 지역에 50~120mm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어, 이날 촛불문화제는 빗속에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태그:#촛불집회, #부시 방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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