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여부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측과 8+9(아침 7시 30분부터 연속 2개조)에 타결하려던 현대차지부 집행부 안을 대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대의원들이 19일과 20일 협상장 입구를 봉쇄하면서 집행부가 협상 테이블에 나가지 못했고, 급기야 집행부는 20일 사측과의 협상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조합원들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사태의 발단은 '집행부가 지난 18일 열린 제4차 협상에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안에 대해 사측과 의견접근을 본 뒤 19일 5차 임협에서 임금안 등 나머지 안에 대해 최종 마무리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노조 소식지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노사가 의견 접근을 본 내용은 2009년 1월 전주공장 시범실시 후 10월1일부터 전 공장에 주간연속 2교대제를 '8+9'로 한다는 것. 첫 조는 아침 6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3시 10분 퇴근, 2조는 오후 3시 10분에 출근해 한 시간 잔업을 포함해 새벽 0시 50분에 퇴근한다는 내용이다.

 

주간연속 2교대제는, 현대차 노동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주야간 맞교대를 해 오면서 건강권 침해와 삶의 질 저하를 불러왔다"며 개선을 요구해 지난 2005년 노사 협상에서 2009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한 사항이다.

 

노조 소식지를 접한 울산공장 1공장과 5공장의 대의원 100여명은19일 오전 9시경 협상장인 울산 북구 염포동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현관을 막아서며 협상장으로 들어가려는 지부 집행부를 봉쇄한 데 이어 20일에도 입구를 봉쇄했다.

 

이로 인해 지부 집행부와 사측은 19일 오전 9시, 오후 9시에 이어 20일 오전 11시에 각각 교섭을 하기로 했지만 취소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조합원의 봉쇄로 집행부가 협상장에 나가지 못한 것은 현대차 노조가 생긴 후 21년간 몇 차례 있었지만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대의원들은 "주간 2교대제 시행은 지난 2005년 노사협상 당시 2009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집행부가 인원충원 등 대책없이 주야 맞교대 근무와 같은 생산량을 요구하는 사측안을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노동강도가 세 질 것이 뻔하다"고 반발했다.

 

1공장 한 대의원은 "집행부가 조합원과 대의원의 문제 제기가 있으면 여론 수렴을 거쳐 사측에 보완을 요구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며 "월급제에 대해서도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황한 집행부는 당초 계획했던 20∼22일의 4∼6시간 부분파업을 유보하고, 사측과의 협상도 잠정 중단했다.

 

현대자지부 집행부는 20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교섭 중단사태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내부 의견조율을 통해 최대한 빨리 교섭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지부 장규호 공보부장은 "주간연속 2교대 근무형태가 현행 10+10에서 8+9(잔업 1시간)로 변경되면 부족한 물량생산 보충을 위해 시간당 생산대수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당장은 인원보충과 시설투자가 힘들지만 개선위원회를 통해 해결하면서 8+8로 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05년 단협에서 2009년 1월1일 시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전주공장이 2009년 1월 중 시범실시하면 문제점을 보완해서 내년 임단협 때 해결하겠다는 게 윤해모 지부장의 의지였다"고 덧붙였다.

 

장규호 공보부장은 또 "올해 합의하고 나서 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주간연속2교대 세부사항을 협의할 것"이라며 "(사측과 협의가)안되면 총파업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간 근무가 없어지는 데 따른 임금보전 차원의 월급제에 대해서는 "사측과 3시간 합의했고 1시간이 잔업으로 보충되면 사실상 임금보전이 되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차지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