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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30일 오후 4시]
 
미국발 금융 쓰나미가 남긴 것... "우리도 위기 올 수 있다"
 

어느 때보다 긴 하루였다. 30일 금융시장은 혼란과 불안의 연속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담당 임원은 "한숨으로 (하루를)시작해서, 혼란 속에 하루를 보낸 것 같다"면서 "정부가 강하게 나오면서 어느 정도 (낙폭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침 외환시장이 열리기 전, 기자와 통화에서 미국 의회의 구제금융 부결소식에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의 충격은 이날 오전 주식과 외환시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은 한때 1400선이 붕괴됐고, 환율은 1200선을 한참 넘어 폭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오후들면서 금융시장은 진정세를 보였다. 정부가 강력한 시장개입 의사를 내비쳤고, 주식과 외환시장에 대한 잇딴 대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코스피지수는 어제보다 8.30포인트 하락한 1448.06으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도 5.28포인트 떨어진 440.77로 거래를 마쳤다. 또 원-달러 환율은 어제보다 18.2원이 뛰어오른 120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때 1230원까지 올랐지만, 정부의 달러 공급 등의 시장 개입으로 폭등세가 주춤했다.
 
정부 시장개입 의사에 일단 진정됐지만...
 
일단 금융시장은 다소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시장의 불안한 모습은 여전하다. 특히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피해 확산, 경기침체 가속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 역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혀 가라앉지 않고 있고,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동걸 금융연구원장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좀더 신중해야 한다"면서 "시장의 쏠림 현상을 막고, 환율을 정상으로 되돌릴수 있다는 것 같지만 현재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칫 국내 외환보유고만 줄어드는 결과만 초래할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아무리 10년 전보다 펀더멘탈이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외환이 없으면 언제든 (외환)위기는 올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도 "미국에서 초래된 금융위기속에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것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금융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정부는 시장이 신뢰를 쌓기 위한 신중한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국내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의 불안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도 인위적으로 환율을 내리거나, 증시 부양을 위한 자금 마련 등의 단기적인 처방은 오히려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2신 : 30일 낮 12시 40분]
 
다소 안정세, 그러나 앞으로는?
 
미국 구제금융법안 부결 후폭풍으로 30일 오전 장이 열리자마자 급락했던 주식시장과 급등했던 환율이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줄이며 다소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서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때 14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 지수는 낮 12시 25분께 현재 전날보다 28.79 포인트 하락한 1427.57이었고, 코스닥지수도 낙폭을 줄여 13.33 포인트 하락한 432.72였다. 환율도 완만히 낙폭을 줄여 낮 12시 19분 현재 1215.00이다. 정부의 긴급 대응에 시장이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발 금융 쓰나미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 과천청사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필요하다면 외환 현물시장에도 외환보유액을 통해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달러 부족 현상이 일어나서 환율이 급등하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을 고수한 것이다.
 
 
[1신 : 30일 오전 11시 20분]
 
아무도 예상못한 구제안 부결... 대폭락

 

"누가 예상했겠어? (미국) 의회에서 그렇게 될 줄… 다우(미국 주가지수)가 저렇게 빠졌으니, 우리도 엄청나겠지…."

 

30일 아침 일찍 한 대형시중은행 외환 담당 임원의 말이다. 7000억달러 규모의 미 구제금융 법안이 미국 하원에서 부결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결과는 미국과 세계 금융시장의 대폭락과 혼란이었다.

 

국내 금융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식시장은 오전 한때 14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폭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등에선 이미 "시장이 공황 상태"라며 아우성이다.

 

시장은 지금 패닉...주가는 폭락, 환율은 폭등

 

국내 주식시장은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너나 할 것 없이 주식을 내다팔았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9시께 곧바로 1400선이 무너졌고,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폭락 양상을 보였다.

 

오전 10시 20분 현재 폭락 양상은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수는 전 날보다 48.25포인트 하락한 1408.11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18.49포인트 떨어진 427.56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주가 폭락은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미 구제금융안의 부결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국내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도 매도세를 보였고,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하락세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외환시장도 패닉상태인 것은 마찬가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이 열리자마자 1200원선을 넘어섰다.

 

이어 오전 9시 40분께 원-달러 환율이 1223.50원까지 폭등했다. 전날보다 달러당 무려 34.70원이나 오른 것이다. 이같은 금액은 지난 2003년 4월 25일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오전 11시 2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18.00원으로 약간 하락했다. 정부가 외환시장의 불안 요인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발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 구제금융 부결 소식에 따른 유동성 불안과 함께 지난달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8월중 국제수지동향을 발표하면서, 8월 경상수지 적자폭이 4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 최대 규모의 적자다. 그만큼 국내에서 달러화 유동성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정부 "달러 풀겠지만... 결국 미국이 풀어야 할 문제"

 

정부도 이날 아침부터 발빠르게 움직였다. 한승수 총리 주재로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등 경제관련 장관들이 참석해, 긴급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도 금융시장 조기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놨다. 우선 달러 유동성 부족 우려에 대해, 시장에 달러를 풀면서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환 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어 "필요할 경우 (외환시장에)100억달러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국내 증시 안정화를 위해 주식 공매도 금지, 일일 자사주 매입한도 10%로 확대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또 환율 폭등에 따른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당초 2일로 예정됐던 중소기업 종합 지원대책을 좀더 빨리 내놓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찬 간담회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위기가 전파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등 외부 충격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방침이 시장에서 얼마나 약발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처방은 되겠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재정부 관계자도 "지금 당장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거나, 안정시킨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해결의 열쇠는 미국 정부와 의회가 가지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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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금융위기, #환율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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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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