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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성도'라는 문구는 이들이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는데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는데 안타까움이 있다.
 십자가와 '성도'라는 문구는 이들이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는데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는데 안타까움이 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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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지옥행'이라는 교회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

최근 잇따라 목숨을 잃은 두 연예인의 자살에 대해 교회들의 비평이 나오고 있나 봅니다.  김진홍 목사를 비롯, 조용기, 김문훈 목사 등이 최진실 자살과 관련한 설교를 통해 비판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안재환씨의 빈소에서도 십자가와 함께 '성도'라는 글귀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입관 및 발인 때는 담임목사의 예배가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이번 최진실씨, 그녀 역시 모 교회의 교인으로 알려지면서 장례절차가 진행되는 내내 성가대 가운을 입은 분들이 곁에 서서 찬송을 부르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알려졌고, 절친했던 정선희와 홍진경 등 또한 목사의 인도에 따라 기도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교회를 다니는 분들이라면 한 번 쯤 들어본 기억이 있을 듯 합니다. 기독교에서는 '자살'을 죄악으로 여기면서 '지옥의 가장 밑바닥'에 떨어진다는 주장을 합니다. 그 예로 가롯유다의 자살을 인용합니다. 성경에 가롯유다가 예수를 은 삼십냥에 팔고, 그 죄책감을 견디지 못한 나머지 목을 매달아 자살했다는 아래의 내용 때문입니다.

"때에 예수를 판 유다가 그의 정죄됨을 보고 스스로 뉘우쳐 그 은 삼십을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도로 갖다 주며 가로되 내가 무죄한 피를 팔고 죄를 범하였도다 하니 저희가 가로되 그것이 우리에게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네가 당하라 하거늘 유다가 은을 성소에 던져넣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지라."(마태복음 27장)

즉, 예수를 팔았던 가롯유다가 목메달고 자살했으니까 자살은 지옥갈 것이라는 비교가 가능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습니다. 본문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자살'의 결과가 '지옥'이라는 도식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또 "그러면 자살해도 지옥 안간단 말이냐"라고 성급하게 몰아붙일 텐데요, 좀 지루하더라도 끝까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자살=지옥행'이라는 교회의 섣부른 판단이 오류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도록 하겠습니다.

성경에서 '지옥'이라는 말은 모두 13회 나오는데, 마태복음에 7회, 마가복음에 3회, 누가복음과 야고보서, 그리고 베드로후서에 각 1회씩 나옵니다. 몇 개 안되니까 아래에 그 본문을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5:22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바보)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 5:29 만일 네 오른눈이 너로 실족케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지우지 않는 것이 유익하며 / 5:30 또한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케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지우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 / 10:28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자를 두려워하라 / 18:9 만일 네 눈이 너를 범죄케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한 눈으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눈을 가지고 지옥 불에 던지우는 것보다 나으니라 / 23:15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교인 하나를 얻기 위하여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생기면 너희보다 배나 더 지옥 자식이 되게 하는도다 / 23:33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마태복음)

또  "9:43 만일 네 손이 너를 범죄케 하거든 찍어 버리라 불구자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손을 가지고 지옥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으니라 / 9:45 만일 네 발이 너를 범죄케 하거든 찍어 버리라 절뚝발이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지우는 것보다 나으니라 / 9:47 만일 네 눈이 너를 범죄케 하거든 빼어 버리라 한 눈으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지우는 것보다 나으니라"(마가복음)

그리고 누가복음12:5 마땅히 두려워할 자를 내가 너희에게 보이리니 곧 죽인 후에 또한 지옥에 던져넣는 권세 있는 그를 두려워하라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를 두려워하라, 야고보서 3:6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베드로후서  2:4 하나님이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치 아니하시고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어 심판 때까지 지키게 하셨으며.. 라고 돼 있습니다.

위의 구절들에 보면 '지옥'가는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몇 가지들이 등장하지요. 심지어 사람에게 "미련한 놈"이라고 욕하면 지옥불에 들어간다고 돼 있습니다(마 5:22), 또 손, 눈 등으로 범죄하느니 차라리 없애버려서 지옥을 면하라는 내용도 많군요.

'지옥'은 타락한 천사들(사탄, 마귀, 귀신,악령 등으로 칭함)을 가두는 감옥

사실 '지옥'이라는 것 자체를 믿지않는 분들에게는 별 관심없는 것입니다만 기독교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죽도록' 중요한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껏 교회다니면서 봉사하고 헌금하며, 어려워도 꾹 참고 설교 듣는 궁극적인 이유가 바로 '지옥'에 안 가기 위함이니까요.

하지만 성경에는 하나님이 '지옥'을 만든 이유가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치 아니하시고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어 심판 때까지 지키게 하셨으며.."(베드로후서 2:4) 라고 합니다. 즉 천사였다가 타락해서 이 세상으로 쫓겨난 무리들을 심판할 때까지 가둬놓는 감옥이라는 말입니다. 또 이 땅에서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악한 일의 배후에는 이런 것들의 조종이 있다고 믿으며 그런 조종을 받는 사람들까지 지옥에 함께 던져넣는다고 하는 것이죠.

그러다가 자신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구나 라고 깨달으면서 더이상 악령의 지배를 거부하고 착하게 살려고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불가능함을 느끼고 결국 예수의 십자가를 믿고 의지하면서 '회개'라는 과정을 거치면 더이상 지옥과는 이별하고 천국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구원'이라는 것이며, 살아있는 동안 구원을 반드시 받아야만 죽어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교회는 '자살' & '희생' 그 차이를 구별할 수 있나

지옥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만, 성경에는 지옥과 자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을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연관성을 제시하려면 구체적인 기준을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즉 어디까지 '자살'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 말입니다. 여러분은 '자살'의 기준을 어떻게 보십니까. 그리고 교회에서 주장하는 '자살'의 개념은 정확하게 어디까지 일까요.

'순교'를 '자살'로 보는 교회는 아마 한 곳도 없을겁니다.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큰 칭찬을 받으며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 바로 '순교자'들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 끝까지 신앙을 지킨 사람들이며, 죽음 앞에서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사실 목숨을 스스로 버린것입니다. 일종의 '자살'이지요. 그러면 또 "예수를 위해 죽은 것이 왜 자살이냐" 라고 하겠지요. 성경에는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한복음 15:13) 라고 가르칩니다.

또 이런 의문도 듭니다. 일제시대때 도시락을 들고 적진에 뛰어들어 죽은 의사는 자살이냐, 전쟁에 나가서 몸으로 총알을 막았던 군인들은 모두 자살 아니냐, 등등..

물론, 단순한 '비관자살'과 이들의 '의로운 희생'의 차이를 몰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주일 오전에 목사님들은 최진실의 자살에 대해 많은 교회에서 설교를 했을 것입니다. "자살했으니 지옥갔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혹시 안재환씨와 최진실씨가 이런 유언을 남겼다면 교회에서는 과연 '희생'으로 볼까요, 아니면 '자살'로 볼까요.

"나 하나 죽음으로써 수많은 사채업자들과 악플러들, 그리고 그들의 희생양이 될 연예인들이 더이상 나오지 말기 바란다"

물론 이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정황으로 볼 때 안재환씨나 최진실씨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희생'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 이것은 이웃을 위한 희생이므로 요한복음 15:13 처럼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린" 것이며 아브라함의 품에 안겨 천국으로 갔을까요, 아니면 단순히 '비관자살'로 지옥행이었을까요.

교회와 목사님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래서 더욱 '성도 최진실의 자살'이 불편하십니까. 사실 저 또한 매우 불편합니다. 힘만 있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살리고 싶고, 그것이 안된다면 '성도'라는 그들을 천국으로 보내고 싶군요. 결국 지금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오직 하나님만 아시겠네요. 

끝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연예인 또는 유명인들께 아룁니다. 희생이든 자살이든 혼자서 몰래 죽는 일은 이제 더 이상 하지말아 주십시요. 이 땅에는 기꺼이 당신들을 따라 죽을 준비가 돼 있는 수많은 청소년들과 철없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또한 당신이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무명의 서러움을 참으며 땀흘린다는 사실을 잊지마세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최진실, #안재환, #자살, #베르테르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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