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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당선되는 게 확실한 건가. 좋은 일이지. 일본까지 (민주당이) 쓸어버려야지."

 

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도중 잠깐 밖으로 나온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미국 민주당 오바마가 당선되는 게 한국 민주당에도 좋은 일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미국 민주당의 백악관 장악에 이어 곧 이뤄질  일본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하고, 그 여세(?)를 몰아 한국에서도 민주당이 힘을 회복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이어 언론에 공개된 회의에서도 "오바마의 미국은 변화와 미래를 선택한 것"이라며 "세계사적으로 한반도 문제와 세계 현안에 대해 좋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그는 "늘 굳은 얼굴로 회의를 시작했는데, 오늘은 웃으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활짝 웃었다.

 

미국 민주당의 대선승리와 의회 완전장악이 현실화되면서 한국 민주당도 덩달아 들뜬 모습이다.

 

송영길, '오바마는 한국 386과 같은 세대'... 원혜영, 공개지지

 

지난 7월 최고위원 선거에서 '한국의 오바마'라고 자처했던 송영길 최고위원도 "오바마의 당선은 '보수세력은 경제문제에 대해 유능할 것'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 잘할 것'이라는 잘못된 신화가 깨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미국 공화당의 한국지부'라는 말까지 들은 한나라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날 발표한 '오바마에 대한 단상'이라는 글에서 "오바마 후보는 한국의 386세대와 같은 세대인 61년생"이라면서 친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변호사 활동과 민주화 운동 경력 등으로 자신과 오바마 후보의 이력을 비교하는 '오바마 마케팅'의 모습도 보였다.

 

송 최고위원은 "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북미 직접대화 등의 과정에서 북의 통미봉남 전략과 맞물려 한국의 위상이 여러 가지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동의해준 6.15와 10.4 선언을 승계하고 이를 이행실천하는 과정에서 남북대화, 신뢰 분위기를 다시 복원하는 것이 중대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국가주의적 경향이 쇠퇴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 강조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미국은 항상 국내적용 원칙과 국외적용 원칙의 이중성을 보여왔다. 이런 이중적인 태도가 얼마나 최소화될지 지켜볼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송 최고위원은 "케네디 대통령 당선이 70년대 국내의 40대 기수론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오바마 당선이 한국정치의 퇴영적 군사독재 잔존세력과 구세대로의 회귀를 막고 새로운 세대로의 권력이동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보수의 실패... MB 대북정책·신자유주의에 제동효과 기대

 

민주당은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기조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제동을 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를 "무능한 보수의 시대가 일단락되고 진보로의 변화를 예고하는 결과"라면서 "이명박 정부의 부시 따라하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가 요구된다"고 총평했다. 그는 또 "보수주의가 실패한 한 사례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원혜영 원내대표는 지난 달 2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보의 가치에 주목한다"며 이례적인 공개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었다. "미국민이 버락 오바마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한다면, 그 자체로 세계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첫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될 것이며, 한반도 문제 해결과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통한 대안모색을 위해서도 긍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사실상 오바마 후보의 가치와 정책이 한국 민주당과 상당히 일치한다는 인식이다. 이 원내대표는 오마바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또 글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당 대표가 이명박 정부와 맞서는 데 "힘이 부친다"(4일 정세균 대표 라디오연설)고 공개고백하고, 오바마 후보의 승리에 간만의 희소식이라도 되는 듯 기뻐하는 모습은 한국 민주당이 처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오바마 시대'가  민주당 기대대로 되지만은 아닐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않다. 미국이 핵문제 때문에 북한에 대한 폭격을 검토한 것은 민주당의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었고, 상대적으로 강한 보호무역주의 기조 아래 통상마찰이 극심했던 것도 민주당 정부 때였다는 지적이다.

 

결국 미국 민주당은 미국의 국익을 좇아 움직이는 것이고, 한국 민주당은 자력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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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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