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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대문 경찰서는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로부터 국회모욕죄로 고발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현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13일 오전 10시 서울지방법원에 출두 통보를 해 이날 구속적부심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소식을 듣고 12일 국회 문방위는 신학림위원장 구속영장 신청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여당 의원들은 언론노조가 친노단체라는 주장의 보도자료를 뿌린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에게 국감장 앞에서 악수를 청하고 친노단체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대라고 한 것에 대한 과잉대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병헌 의원은 "신분도 확실하고 언론개혁을 위해서 일정하게 나름대로 헌신해온 분이기 때문에 구속상태에서 수사할 정도로 그 사태가 위중하고 중대했는지 의구심이 있다"며 "이른바 공권력을 동원해 언론개혁 진영을 탄압하는 게 아닌가"하고 우려를 표했고, 최문순 의원도 "원인행위가 있지 않았나. 언론노조가 친노단체라는 발언에 항의를 하려고 신학림 전 위원장이 온 것"이라며 "(신학림 전 위원장은) FTA 등으로 노무현 정권과 가장 격렬하게 맞선 당사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진성호 의원은 "신학림씨가 선후배 관계 등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는 상황이 아니다. 오바마 기사 보는데 제가 오바마를 안다고 할 수 있나? 언론노조할 때 대한민국 언론을 망쳤다고 생각한다"며 "언론개혁이라는 가면을 쓰고 운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월 16일, 언론재단 19층 문방위 국감장에서 국감 방청중이었던  필자는 국감장을 소란시키고 국감장을 모욕한 장본인은 신학림 미디어행동집행위원장이 아니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신학림 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1층에서부터 승강기를 타고 진성호 의원을 쫓아 온 것이 아니다. 신학림 위원장은 9시 55분경, 국감장 앞에 서 있다가 19층 승강기에서 내리는 진성호 의원을 보고 악수를 청하고(미디어오늘 사진), 진성호 의원에게 "언론노조가 친노단체라는 근거를 대라"고 요구하였다.

 

질문을 피해 국감장에 들어서는 진성호 의원을 따라 들어온 신학림 위원장은 정병국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의 고함소리에 국감장 밖으로 나갔다. 이 시간이 9시 58분 경, 국감 시작 2분 전이었다.

 

 

10여분 동안 한나라당 의원들은 고함을 질러 댔고, 국감은 10시 30분경 시작되었다.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나경원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였고, 잇달아 정병국 의원, 이정현 의원, 안형환 의원 등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신성한 국감장을 모욕했고 국감을 방해했으며, 국회를 모욕했다" 며 헌법 138조 국회모욕죄를 적용, 조치를 취할 것을 고흥길 문방위원장에게 요구하고 국감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였다.

 

당시 국감장에는 없었던 야당의원들은 사태를 몰라 즉각 대응하지 못하다가 사태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의사진행발언을 하였다.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이미 남대문서에 연행을 요청, 연행되었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계속 강경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였고, 야당은 원인 제공을 한 진성호 의원에게 항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며 국감을 중지할 사안이 아니라는 발언을 하는 등 여야 공방으로 국감장은 1시간 10여분 동안 국감질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파행으로 진행되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 차원에서 보고하고 대응할 것을 주문하였고, 듣다 못한 무소속 송환석 의원이 "이미 위원장의 신속한 조치로 연행되어 끝났다. 어떤 사안이 생기면 여야가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문제다. 그런 태도 지향해 주었으면 한다"는 발언에 비로소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언론중재위원회,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언론재단,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의 업무보고를 간략히 받고 정회 후 오후 1시부터 국감 속개를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정병국, 이정현 등 한나라당 문방위 의원들은 고흥길 문방위원장의 "신학림 전 위원장이 남대문서에 연행 조치되었다"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국감을 중지시키기 위해 고의로 강경 발언으로 일관, 오히려 국감장을 소란시키고 국감을 방해하는 행위를 했으며, 정작 이행하여야 할 국감 질의는 미룬채 국감을 파행으로 이끈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신학림 위원장을 연행한 남대문서에서는 어느 부서로 이관할지 몰라 1시간 여를 소비시켰다고 한다. 간략한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한 신학림 위원장을 남대문서는 재출두시켜 조사한 후 정식으로 기소하며 구속영장을 신청하였다. 

 

한나라당 문방위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신학림 전 위원장은 "술을 마시지도 않았으며, 전혀 국감장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정치적 입김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으며, 현 미디어행동집행위원장인 신학림 위원장의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 조. 중. 동 등 신문재벌과 재벌들에게 방송을 내주려는 방송법 개정을 앞두고 있고, 사이버 모욕죄 신설 등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소신있는 구속 영장 기각을 기대한다.


태그:#신학림, #국감 모욕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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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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