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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인천시 옹진군 해양관광명소로 홍보되면서 사계절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아름다운 섬 선재도에는 목섬이라는 무인도가 있다.

이 섬의 매력은 바닷물이 빠지면서 드러나는 바닷길(모랫길)에 있다. 사람들은 신비스러운 바닷길을 걸어보려고 멀리서도 찾아온다. 이 섬은 영흥면을 관광하다가도 반드시 거쳐 가야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목섬은 2000년 9월 15일 특정도서 제15호 항도로 지정되었다. 지정면적은 5,454㎡이고, 지정사유는 해양생물이 다양하고 자연환경이 우수하다는 것. 도서지역의 생태보존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특정도서로 보호받고 있다.
▲ 목섬 전경 목섬은 2000년 9월 15일 특정도서 제15호 항도로 지정되었다. 지정면적은 5,454㎡이고, 지정사유는 해양생물이 다양하고 자연환경이 우수하다는 것. 도서지역의 생태보존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특정도서로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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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의 어장 진입로에 설치되어 있는 '위험안내문' 그러나 무용지물이다. 목섬에 가기위해서는 이곳을 지나쳐야 한다. 그러나 이 안내문을 보는 사람은 없다.
▲ 위험 안내문 어민들의 어장 진입로에 설치되어 있는 '위험안내문' 그러나 무용지물이다. 목섬에 가기위해서는 이곳을 지나쳐야 한다. 그러나 이 안내문을 보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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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섬에 가기 위해서는 해변을 따라 모랫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한두 사람이 차를 타고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많은 차량이 섬 주변까지 들어와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경운기를 몰고 양식장을 오가는 어민들과 잦은 마찰을 빚고 있다. 더욱이 갯벌에 차를 몰고와 차가 바닷물에 잠기는 사고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며칠 전 모처럼 부모님의 일손을 덜어드리기 위해 각굴을 채취하는 굴 양식장(주민공동어장)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목섬 주변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 목섬에서 생긴 일 선재도의 아름다운 무인도 목섬 가는 모랫길에서 생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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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아닌데도 많은 차량이 갯벌 위를 오가고 있다.
▲ 갯벌 위 차량들 도로가 아닌데도 많은 차량이 갯벌 위를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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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이 되어버린 모랫길 [이곳은 주차장이 아닙니다]
 주차장이 되어버린 모랫길 [이곳은 주차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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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들로 인해 물러진 모랫길에 경운기가 빠졌다. 주민들이 뒤에서 밀면서 어렵게 지나고 있다.
 차들로 인해 물러진 모랫길에 경운기가 빠졌다. 주민들이 뒤에서 밀면서 어렵게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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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왜 거길 차 끌고 들어가?'

한 마을 어르신이 양식장에 다녀오다 한 운전자에게 한마디 하고 있었다.

"이봐요! 이곳은 차가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니 차를 돌려 나가요. 당신들이 차를 가지고 왔다 갔다 하면 모래가 물러져 경운기가 오다가 다 빠져. 그리고 바닷물에 차 가지고 들어오면 염(鹽)기 때문에 차가 다 썩어."

그러자 운전사도 한마디 한다.

"아저씨, 여기가 아저씨 땅이에요? 내 차 가지고 내가 오겠다는데 무슨 상관이에요?"

그 운전자는 말리는 어르신을 뒤로한 채 차를 몰고 모랫길에 주차를 하고 동승한 사람하고 유유히 목섬 쪽으로 걸어갔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다른 차들도 그 뒤를 이어 모랫길에 주차를 하고 목섬으로 걸어갔다.

봉고차가 모랫 길에서 빠져 다른 차량의 도움을 받고 있다.
 봉고차가 모랫 길에서 빠져 다른 차량의 도움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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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물러진 모랫길에 차량들이 빠지기 시작했고, 주변에 당황하는 차주들의 모습이 보였다. 차량을 꺼내려고 공구도 없이 손으로 모래를 퍼내는 장면하며, 지나던 행인들이 밀어주는 광경….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치는 광경이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밀물이 시작되면서 목섬이 물에 잠기기 시작했고, 차량이 물에 잠길 위험한 상황에 이르렀다. 차주는 발을 동동 굴러보지만 혼자 힘으론 역부족이다. 결국 보험회사에 전화를 했는지 보험사 차량이 달려왔다.

다른 차량도 모랫길에 빠져 있었으나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바닷물이 부담스러웠는지 보험사 차량은 구조를 포기하고 다급하게 차를 되돌린다. 그러나 돌아가던 보험사 차량마저 모랫길에 빠져 버려 역으로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 곧 물에 잠긴 물살을 해치며 급하게 빠져나왔다.

보험사 차량의 도움을 받지 못한 차량은 주변에 있던 다른 차량과 여행객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빠져나와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운전자들은 물에 잠기는 목섬을 바라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물이 들어오자 다급하게 차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출동한 보험사 차량도 되돌리고 있다.
 물이 들어오자 다급하게 차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출동한 보험사 차량도 되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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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바닷물에 빠진 트럭을 빼내고 있다.
▲ 바닷물은 밀려들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바닷물에 빠진 트럭을 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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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있던 차가 트럭을 앞에서 끌고 있고, 사람들은 뒤에서 밀고 있다.
 주변에 있던 차가 트럭을 앞에서 끌고 있고, 사람들은 뒤에서 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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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왔던 길이 바닷물에 잠겨버려 차가 물속을 차가 지나고 있다.
 들어왔던 길이 바닷물에 잠겨버려 차가 물속을 차가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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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왔던 길이 바닷물에 잠겨버려 보험사 견인차량이 물속을 지나고 있다.
 들어왔던 길이 바닷물에 잠겨버려 보험사 견인차량이 물속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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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다 사람? 자연이 먼저입니다

이날 소동은 '좀 편하게 구경하자'는 한두 사람의 이기심에서 빚어졌다. '남들도 들어가는데 나는 왜 못 가나. 차야 세차하면 되지' 하는 생각들이 우리의 소중한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있다.

한 보험회사의 광고(선재도 목섬에서 촬영한 장면). 한 고객의 사례를 들어 제작한 광고라고 한다. 목섬 모랫길에서 차량이 바닷물에 잠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 보험사 광고 한 보험회사의 광고(선재도 목섬에서 촬영한 장면). 한 고객의 사례를 들어 제작한 광고라고 한다. 목섬 모랫길에서 차량이 바닷물에 잠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아름다운 목섬과 모랫길
 아름다운 목섬과 모랫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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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후회하며 소중한 교훈을 얻는 것 같다. 물 빠진 바닷가를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기분! 상상만 해도 낭만적이고 멋있다. 남이 피해를 보든 말든 나만 편하고 즐거우면 되지 하는 이기적인 행동, 조그마한 섬까지 걷는 것이 귀찮아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차를 몰고 들어가는 비양심적인 행동, 남들도 하는데 나는 왜 못해 하는 그릇된 판단이 자연을 훼손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

그 뒤에는 예상치 못했던 사고를 만나 뒤늦은 후회를 한다. 즐거운 여행길이 자처해서 고생길이 되는 순간이다.

이런 작은 사고들과 자연환경 훼손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면 금방 훼손된다'는 말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차라리 목섬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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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포터뉴스, 신문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선재도 목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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