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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하반기에 가수 ‘원더걸스’가 스테이시 큐의 노래를 샘플링한 ‘텔미’를 불러 전국적으로 대히트를 쳤다. 그리고 올해 원더걸스는 ‘노바디’란 노래로 또 사람들의 어깨를 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노래는 1960~1970년대 유행했던 ‘슈프림스’의 모타운 걸그룹 음악과 안무를 재구성한 것인데 단숨에 사람들의 인기를 끌어 모았다. 동시에, 과거 유행했던 디스코나 프린트가 돋보이는 패션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우리 문화계를 주도하는 아이콘은 바로 ‘복고’다. 복고란,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는 의미인데, 현재 대중문화에서 펼쳐지는 모습을 보면 과거의 것을 재구성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왜 사람들은 과거의 것을 다시 찾게 되는 것일까? 이는 시대적 상황과 견주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사람은 힘들수록 행복했었던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퇴행심리가 생기는데 이런 정신적 심리가 사람들이 복고풍의 옷이나 음악, 드라마를 찾도록 만드는 것이다.

 

복고열풍은 자연스럽게 리메이크 현상과 연결돼 펼쳐지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우선 가요계를 보면 소녀시대의 ‘소녀시대’ 그리고 빅뱅의 ‘붉은 노을’ 브라운 아이드걸스의 ‘좋은날’, 테이의 ‘달팽이’ 등 과거의 히트곡들을 리메이크한 곡들이 주목받고 있다. TV 드라마에서는 mbc '베토벤 바이러스' 후속으로 지난달부터 방영하고 있는 ‘종합병원2’, ‘사랑이 꽃피는 나무2’ 등 10~20년 전에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들이 다시 제작돼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리메이크 열풍 또한 경제위기에 따라 복고에 애착하는 모습과 맥을 같이 한다. 제작자들은 어려워진 경제상황으로 인해 위험 부담이 적은 리메이크를 보다 많이 선호하고 있다.

 

단적으로 리메이크 작품들은 창작곡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든다. 우선 가요계를 보면 창작곡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몸값 비싼 작곡가나 작사가에게 곡을 의뢰해야 하고 수백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곡에 많은 돈을 쏟아 부어도 대박의 가늠이 불투명하다. 이에 반해 리메이크 곡은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실패확률을 줄인다는 점에서 매력있다.  

 

또 홍보에 있어서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창작물의 경우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드는데 반해, 대개 리메이크는 성공한 작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손쉽게 대중들에게 접근할 수 있다.

 

사람들이 리메이크 작품에 많은 투자를 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문화계에선 ‘창작의 빈곤’이란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점차 사람들이 리메이크에 익숙해지면서, 창작에 대한 관심을 떨어지기도 한다. 물론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이 겪는 문제는 아니다. 미국의 할리우드 또한 시리즈물이나 리메이크 영화만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며, 창작 그리고 아이디어의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와 함께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리메이크가 강세인 현 상황에 순수창작의 부재를 피해 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리메이크를 고집해 나가야 할 것인가? 보다 발전성 있는 대안은 없는 것일까?

 

돈 그리고 홍보에 많이 의존하는 대중문화는 당분간 리메이크작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나치게 상업성 측면으로 접근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는 누는 지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리메이크는 단순히 재연하는 것에서 벗어나 제작자의 해석이나 현 시대에 맞게 작품 속에 신선함을 녹여내 그 이상의 작품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리메이크작은 그에 못 미치고 있다. 이처럼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언젠간 대중들을 외면 받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리는 뮤지컬 '맘마미아‘의 신화를 알고 있다. 맘마미아는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그룹 ’아바‘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30~40대 중장년층을 공연장으로 끌어당기면서 이전과 달리 시장의 크기를 보다 확대하는 전략으로 세계적으로 성공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맘마미아’와 같은 작품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리메이크를 하더라도 단순 상업성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시장의 다양성을 고려하거나 또는 작품 내 독창적인 표현을 가미한다면 언젠가 ‘맘마미아’와 같은 대작을 만드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태그:#맘마미아, # 리메이크, # 대중문화, #2008, #이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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