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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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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숙

'해를 바라본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향일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위치한 향일암은 금오산 기암절벽 사이의 울창한 동백나무와 남해의 수평선에서 솟아오른 일출 광경이 천하일품이어서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중의 하나이다. 특히 새해가 되면 희망을 안고 떠오르는 일출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도 한다.

새해를 앞둔 12월 마지막 주말을 이용하여 해돋이를 보기위해 전남 여수 금오산 향일암을 찾았다. 경내에는 대웅전과 관음전, 칠성각, 취성루, 요사채 등이 있는데 이 건물은 모두 1986년에 새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새해맞이 일출제라는 연등이 어둠속을 환하게 밝히며 찾는 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며 반갑게 맞이한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해 다짐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해 다짐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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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이 기축년을 밝게 밝힐것이다.  향일암에서 바라본 일출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이 기축년을 밝게 밝힐것이다. 향일암에서 바라본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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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곳을 통과하려면 번뇌와 욕심과 세상사에서 찌든 온갖 잡념들을 벗어던지고 깨끗한 마음과 비운 마음으로 통과해야 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곳이다.
 아마도 이곳을 통과하려면 번뇌와 욕심과 세상사에서 찌든 온갖 잡념들을 벗어던지고 깨끗한 마음과 비운 마음으로 통과해야 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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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 일출을 보기위해 이른 새벽어둠을 뚫고 가파른 돌계단을 오른다. 찬바람이 뺨을 때리고 옷깃사이로 휑하니 휘감아 돌아 냉기를 발산하며 이내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조금씩 밝아지는 여명을 바라보며 좁은 돌 틈 사이를 향해 걸어간다. 커다란 바위 사이로 향일암 가는 길이 나 있다. 향일암에 도착하려면 이곳을 꼭 거쳐야 하는데 그 사이가 어찌나 비좁은지 간신히 빠져나갈 정도다.

아마도 이곳을 통과하려면 번뇌와 욕심과 세상사에서 찌든 온갖 잡념들을 벗어던지고 깨끗한 마음과 비운 마음으로 통과해야 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운만큼 채워진다는 진리를 일찍이 깨닫지 못했던 아둔함을 꾸짖기라도 하듯 그곳을 통과하면 밝은 빛이 기다린다.

가파른 언덕을 지나 기암절벽 사이에 위치한 암자에서 붉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떠오르는 햇살에 반사된 바다의 붉은 빛깔에 감탄하고 그 빛에 반사되어 금빛으로 변하는 대웅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또 다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붉은 여명이 점점 밝아오고 해가 떠오르자 해맞이를 위해 올라온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탄성을 지른다.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새해 소망을 빌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올라온 여학생 둘이 꽁꽁 언 손을 호호 불며 추위를 참아내고 해가 뜨기를 기다리다 붉은 속살을 살포시 드러내는 해를 바라보며 기뻐한다.

두루두루 정리할 것들이 많아 뜨는 해를 바라보며 정리하고 싶다는 지윤씨가  새해에는 모든것들이 잘 되기를 기원하며 마음가짐도 다잡아 본다.
 두루두루 정리할 것들이 많아 뜨는 해를 바라보며 정리하고 싶다는 지윤씨가 새해에는 모든것들이 잘 되기를 기원하며 마음가짐도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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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사랑을 많이 베푸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며 하트를 표시하는 미래씨.
 새해에는 사랑을 많이 베푸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며 하트를 표시하는 미래씨.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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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부터 단짝이었다는 지윤씨와 미래씨의 앞날이 떠오르는 햇살처럼 아름답기를...
 고등학교때부터 단짝이었다는 지윤씨와 미래씨의 앞날이 떠오르는 햇살처럼 아름답기를...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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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에서 왔나요?
"충남 부여에서 왔어요. 일출을 보기위해 어제 이곳으로 왔고요.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냈어요."

-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나요? 남친 만나게 해달라고 빌었나요?
"호호 아니에요.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두루두루 정리할 것도 있고 나름대로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싶은 것도 있어서 친구랑 둘이서 이곳을 찾았어요. 저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단짝 친구예요. 이곳 일출이 아름답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탁 트인 바다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니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한방에 날려 버릴 수 있어서 답답했던 마음이 후련합니다. 이제는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라며 이지윤(20)과 전미래(20)가 말한다.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말하자 모델 못지않은 포즈를 취한다. 젊음이란 그래서 언제나 사랑스럽고 싱그럽다. 풋풋함이 오래전 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니까 말이다.

향일암에 해가 떠오르자 가족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향일암에 해가 떠오르자 가족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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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햇살과 함께 바다에 비친 여명이 반사되어 향일암 대웅전이 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떠오르는 햇살과 함께 바다에 비친 여명이 반사되어 향일암 대웅전이 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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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친구들과 헤어지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조금 전부터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부부가 보인다. 사진을 취미생활로 하고 있는 남편과 함께 2박3일 휴가를 얻어 남도 여행을 하는 중이란다.

미처 삼각대를 준비하지 못한 남편을 위해서 머리위에 받치고 찍으라며 직접 머리를 내어주던 아내를 보며 미소를 보냈던 터인데 서로가 농담처럼 건네는 말이 재미있었던 커플이다. 충남 아산에서 왔으며 결혼 6년차 되었단다.

아직 아이가 없기 때문에 언제나 신혼처럼 살고 있다고 말하는 남편 정재훈(34)씨와 아내 추지선(33)씨는 대화하는 모습이 위트가 넘치며 참 재미있는 커플이다. 남편이 굉장이 어려 보이네요, 했더니 심하게 동안이죠? 라며 응수한다. 아내의 말속에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 난다. 다정다감하게 대하는 남편과 행복해 보이는 아내의 모습을 보니 추위에 얼었던 몸과 마음이 푸근해진다.

아이들을 가르쳤다는 지선씨가 이제는 남편 직장 따라 지방으로 내려와 잠시 쉬고 있단다. 휴일이면 부부가 여행을 하곤 한다며 좋은 곳이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라고 부탁한다. 순천만을 구경하고 '향일암' 일출을 보고 보성 다원을 거쳐 선운사로 갈 예정이란다. 부부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멋진 사진 보내 주리라는 약속과 함께~

충남 아산에서 출발하여 2박3일 동안 남도 여행을 하고 있다는 아내 추지선(33)씨와 남편 정재훈(34)씨다. 새해 소망을 빌며 서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다정스럽다.
 충남 아산에서 출발하여 2박3일 동안 남도 여행을 하고 있다는 아내 추지선(33)씨와 남편 정재훈(34)씨다. 새해 소망을 빌며 서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다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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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 뒤편으로 보이는 기암괴석이 활짝 핀 이른 동백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어디선가 고운 목소리로 동박새가 지저귄다. 동백나무 숲을 바라보자 동백꽃의 꽃술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쪼아 먹고 있는 동박새가 보인다. 해가 둥실 떠오른 햇살너머로 가족들이 단란한 모습을 하며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 내려오는 길에 어두웠던 새벽에 보지 못했던 플래카드가 보인다.

'예수님 탄생을 축하합니다.' 며칠 전 지나간 성탄축하 메시지가 보인다. 비록 믿는 종교가 다르지만 타종교의 탄생일을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꽁꽁 얼었던 차가운 겨울을 훈훈하게 만들어준다.

새해에는 소망했던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면서….

종교는 다르지만 우리 국민들의 정서를 서로 보듬어주는 마음이 정겹다.
 종교는 다르지만 우리 국민들의 정서를 서로 보듬어주는 마음이 정겹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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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향일암 일출, #금오산, #여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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