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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소년원 원생들의 행사들
 안양소년원 원생들의 행사들
ⓒ 정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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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들이 사우나체험(12.1), 국제헤어피부미용기능경기 전원 수상(11.18), '제2회 i-TOP경진대회' 중등부 최우수상 수상(10.17), 전국고교생 미용기능대회 International Make-up Artfair 수상(9.22), 추석 2박3일간 특별외출(9.16), 폭염탈출 가자 삼막 계곡(8.4), 가슴으로 부르는 어버이은혜(5.8), 꿈꾸는 소녀의 아름다운 반전(3.3) 등..."

경기 안양시 석수동 삼성산길 100에 자리한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에서 지난 2008년 한해 동안 있었던 행사들과 프로그램들 중에서 일부만을 간추린 것들이다.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교장 강호성. 이하 정심학교)는 1946년 안양시 석수동에 둥지를 틀어 60여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전국 유일의 여자 소년원이자 비행청소년 전문교육기관으로 안양소녀원, 안양소년원, 정심여자정보고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워지고 있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은 정심학교 학생들이 안양시민축제 개막식 브라스밴드 연주, 안양KT&G 프로농구 응원, 안양예술공원 작은음악회 개최 등을 통해 단편적이나마 접촉했지만 사실상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는 정도로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등은 모르는 편이다.

마침 <SBS뉴스추적>에서 '안양소년원'을 찾아 그곳에 살고있는 원생들의 일상을 한달간 밀착 취재해 7일 밤 11시 5분 '"미안해, 엄마"-여자 소년원의 희망고백'편을 통해 여자소년원 소녀들의 사연과 절망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조명했다.

안양소년원은 폭력·절도·성매매 등 범죄를 저지른 10대 소녀 200여명이 생활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여자 소년원으로 그속에 사는 소녀들의 가슴속 응어리진 사연과 눈물,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통을 이겨내는 역경의 과정을 담은 사연들이다.

뉴스추적은 예고에서 "흔히 '소년원'하면 '소년 교도소'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취재진이 체험한 소년원은 일반학교에 가까웠다"며 "단 사회에서 격리된 채 엄격한 규율과 통제하에 취침, 식사하고 운동하는 등 단체생활하는 곳일뿐"이라고 소개했다.

사회속에서 무너지는 가정, 상처받는 아이들

취재진은 소녀원생들의 사연을 일일이 들여다보며 하나의 공통분모를 찾아냈다. 대부분이 생활고나 부모의 이혼, 폭력으로 무너진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한 채 자라났다는 것.

남자친구와 함께 취객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입소한 선희(19). 선희는 현재 임신 6개월의 예비엄마다.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으나 어린 나이와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은 선희의 의지를 무력하게 만든다.

부모님의 이혼 후 가출, 성매매 등으로 방황하다 입소한 수경이(18)는 이달 말에 퇴소를 앞두고 있지만 갈 곳이 없다. 다시 가족들과 살고 싶은 수경이의 마음과 달리 부모님은 수경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지를 않고 있다.

상습적으로 본드 흡연을 하다 들어 온 미나(17). 아버지와 잦은 갈등을 빚으며 방황하던 미나는 친구들의 유혹에 휩쓸리다 결국은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뒤늦게 지난날을 후회해보지만 값 싼 환각의 대가는 쓰라리기만 하다.

"새롭게 태어나고 싶어요"

뉴스추적 취재진은 "한달여의 취재기간 동안 가정에서 쌓인 원망과 불만이 비뚤게 분출되지만 점차 변화를 체험하고 검정고시와 자격증 준비, 가족과의 화해를 시도하는 등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원생들을 통해 변화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다시 사회로 나가는데 두려움을 호소하는 원생도 적지 않다. 퇴소 후 갈 곳이 없거나, 다시 범죄를 저지를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소년원 출신'이라는 꼬리표에 따르는 편견도 극복해야 하는 과제는 우리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이다.

안양소년원과 큰 길을 잇는 6m 길이의 담벼락에는 동화 '미운오리새끼'를 표현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소년원쪽 벽의 '오리 새끼', 길쪽의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는 '백조'는 마치 정심학교에 살고있는 원생들의 날고싶은 희망과 바람을 담아낸듯 하다.


태그:#안양소년원,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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