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노래하는 숲 속의 작은 요정 노루귀. 노루귀를 만나러 남산을 찾았습니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봄을 노래하는 숲 속의 작은 요정들이 낙엽을 헤치며 수줍은듯 살며시 고개를 내밉니다. 겨우내 요정들의 따스한 이불역할을 해준 낙엽들은 새 생명을 위해 다시 흙으로 돌아갑니다. 거름이 됩니다.
꽃이 진 다음 나오는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해서 노루귀입니다.낙엽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노루귀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숲 속의 작은 요정을 만난것처럼 느껴집니다.
수줍음도 잠시 숲속의 요정 노루귀가 환한 웃음으로 봄을 노래합니다. 햇살이 들지 않는 나무 그늘 밑이라 아직 추운 기운이 많이 남아있지만, 눈여겨 봐주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해마다 봄이 오면 예쁜 자태를 뽐내며 그곳 그 자리에서 어김없이 꽃을 피웁니다.
제비꽃에게도, 얼레지에게도, 깽깽이풀한테도 어서 빨리 일어나 부지런히 꽃을 피워올리자며 노래를 합니다. 다른 식물들이 잎사귀를 피워 올리기 전에 얼른 꽃이 피어나야합니다. 얼레지랑 제비꽃도 덩달아 피어납니다.
노루귀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왼쪽으로 갈까? 오른쪽으로 갈까? 좌로 갈까? 우로 갈까? 우리네 인생 살이가 늘 선택의 연속이듯 숲 속에 나 있는 작은 길도 어느 한쪽을 선택해서 가야 합니다.
어느 길로 가나 결국은 한 길로 만나게 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 더 편한 길, 남들이 많이 가 본듯한 길을 선택합니다.
정상에 오르면 봉수대를 만나게 됩니다. 봉수대는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급한 소식을 전하던 옛날의 통신수단을 말합니다. 높은 산에 올라가서 불을 피워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신호를 보냈습니다.
경상남도 사천시 곤양면 남문외리와 서포면 외구리의 경계를 이룬 남산 위에 있는 봉수대는 조선 세종 때 설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상도속찬지리지>에 따르면 우산봉수대는 남쪽으로 각산 봉수대, 북쪽으로 진주의 망진산 봉수와 서로 응답하였다고 합니다.
봉수대 옆에는 샛노란 산수유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남산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지리산 능선과 천왕봉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다가옵니다. 남쪽을 바라보면 곤양천과 사천만 그리고 와룡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남산은 남해 고속도로 순천 방향 곤양 톨게이트 바로 옆에 있는 산입니다. 곤양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들어가도 되고, 곤양 시장 앞에서 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해서 들어가도 됩니다. 수로 위에 놓여진 조그만 콘크리트 다리를 지나면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두갈래로 갈라집니다. 오른쪽으로 가도 되고 왼쪽으로 가도 됩니다. 결국은 빙 돌아 그 자리로 오게 되니까요. 아! 곤양 서포 가는 쪽으로 조금만 더 가다가 올라가도 남산 정상으로 갈 수 있습니다.
숲 속의 요정을 만나러 가는 길에 주변 풍경도 함께 만났습니다. 산과 들에 얽혀 있는 역사적인 것들도 살짝 엿보았습니다. 생태와 환경, 역사와 문화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한 몸입니다. 우리 주변의 생태와 환경 속에서 역사가 이루어지고 문화가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숲 속 봄의 요정들 만나러 숲으로 출발! 조심 조심, 살금 살금 다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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