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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좋아하는 마라톤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는 이 소설가가 평소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수영+사이클+마라톤)을 즐긴다는 사실은 좀 뜻밖이었다. 그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대회 당시 마라톤 경기와 철인3종 경기를 취재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최근에 안 사실이다.

하루키가 트라이애슬론을 즐기기 시작한 1997년 무렵은 우리나라에도 트라이애슬론이 서서히 꽃망울을 피기 시작한 때. 제주도 성산포 지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초창기 '철인(Ironman)'들이 탄생하던 대회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시기다.

'소설 쓰는 방법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는 무라카미 하루키. 평소 수필은 즐겨 읽으나 소설은 거의 읽지 않는 습관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개의 소설을 찾아읽었던 것은 온전히 마라톤과 트라이애슬론 마니아로서 동질감을 갖게 된 이 소설가 덕분이다.

수영을 마친 선수들이 사이클 경기를 시작하고 있다
▲ 제주국제아이언맨대회 수영을 마친 선수들이 사이클 경기를 시작하고 있다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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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도 즐겼다는 트라이애슬론

생애 처음 트라이애슬론대회에 참가했던 내 경험은 2006년 6월 속초에서 개최된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이다. 기억에 남는 것은 바다수영 종목에서 1.5km를 완영하고서도 제한시간을 넘겨 '컷오프'되는 바람에 사이클과 달리기 종목이 진행되는 경기실황을 '구경'만 했던 대회라는 사실.

사전에 종목별 '컷오프'라든지 기본적인 경기규칙을 인지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한마디로 이론과 실기가 완전하게 준비되지 않은 무모한 도전이었던 셈이다. 절치부심한 끝에 그해 9월 영종도 왕산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진행된 하이서울트라이애슬론대회에서 트라이애슬론 '첫 머리'를 올렸다.

이후 매년 제주도 중문 일대에서 개최된 제주국제아이언맨대회와 몇 개의 트라이애슬론 하프코스대회, 올림픽코스대회에 자원봉사자나 제3의 관찰자로서 꾸준히 참가해왔다.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 3개 종목이 이어지는 경기 특성상 결코 지루하지 않은 트라이애슬론만의 매력을 여실히 체험할 수 있었다.

지난 2008년 9월 태안 학암포에서 개최된 태안그레이트맨대회는 수영종목 부디렉터와 런 종목 운영요원으로 참가했다. '자원봉사의 성지' 태안에서 처음 열린 트라이애슬론'킹코스'대회(수영 3.9km 사이클 180.9km 마라톤 42.195km) 운영전반의 모습을 좀더 내밀하게 체험할 수 있었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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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이애슬론 심판 강습회 .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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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공인 3급 심판강습회에 참가하다

지난 3월 21일과 22일 이틀간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에서 주관한 트라이애슬론 공인 3급심판 강습회에 참가했다.

공인 심판이 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지난 3년간 경험들을 정리해 두고, 대회참가시 선수로서 평소 알고 있어야할 트라이애슬론 규칙이나 종목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구하고자 함이었다. 또한, 향후 여타 대회에 심판이나 자원봉사자로 나설 때, 좀더 체계적인 활동과 공인된 위치에서 수행하려는 목적이었다.

트라이애슬론 심판강습회는 주로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부문, 그리고 바꿈터에서 적용되는 규칙과 벌칙조항 등이 사례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수영 종목에서 수온에 따른 웻슈트 착용범위나 사이클부문 드래프팅 규칙조항, 바꿈터에서 주의해야할 규칙, 트라이애슬론 종목별 분류와 심판으로서 규칙을 어긴 선수에 대한 벌칙부여요령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트라이애슬론대회 특성상 사이클과 웻슈트 등 장비들이 보관되어 있는 '바꿈터(Transition Area) 관리 등 트라이애슬론 종목별 특성에 따른 다양한 경기규칙과 심판의 임무와 권한을 교육받을 수 있었다. 

심폐소생술 시범장면
▲ 트라이애슬론 심판 강습회 심폐소생술 시범장면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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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심판' 강습프로그램

특히 대회도중 선수 응급상황 발생시 필요한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제세동기(AED) 작동요령, 기도(숨길) 유지하는 응급처치요령 등은 심판으로서 대회현장에서 꼭 필요한 항목이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강의와 실습. 그동안 응급처치요령은 인공호흡과 흉부압박을 통한 심폐소생술만 알고 있었는데 새로운 응급처치방법이었다.

이 자동제세동기는 외국에서는 이미 공공장소마다 의무적으로 설치되어있어 널리 활용되고 있는 응급처치용 도구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뒤늦게 지난 2007년 말 의원입법으로 국회를 통과한 '응급치료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 2008년 6월부터 공공장소에 자동제세동기를 설치하게 되었다.

이번 심판강습회는 심판은 경기규칙을 엄중히 분별하고 원활한 경기진행에 필요한 존재이지만, 유사시 응급처치요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좋은 기회였다. '평생운동'으로 생각하고 있는 트라이애슬론. 선수와 심판으로서 좀더 '개념있는' 운동을 즐기리라 마음먹은 일정이었다.

자동제세동기(AED) 모습 (교육용)
▲ 트라이애슬론 심판 강습회 자동제세동기(AED) 모습 (교육용)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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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트라이애슬론, #철인3종경기, #무라카미 하루키, #심판 강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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