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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는 9일 오전 부산지하철 1호선 서면역 역무실 앞에서 석면 추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오른쪽은 광고판을 붙이는 벽면으로, 광고판을 붙이기 위해 구멍이 나 있다. 공대위는 이 구멍을 통해 석면이 바깥으로 나왔다고 보고 있으며, 부산교통공사는 하루 전날 구멍을 막았다.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는 9일 오전 부산지하철 1호선 서면역 역무실 앞에서 석면 추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오른쪽은 광고판을 붙이는 벽면으로, 광고판을 붙이기 위해 구멍이 나 있다. 공대위는 이 구멍을 통해 석면이 바깥으로 나왔다고 보고 있으며, 부산교통공사는 하루 전날 구멍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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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이용시민은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아래 공대위)는 9일 오전 부산지하철 1호선 서면역 역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지적했다. 공대위는 최근 2회에 걸쳐 석면노출 조사를 실시했는데, 서면역 밤라이트 벽 광고판과 수영역 지하주차장, 연산동역 계단에서 백석면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부산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서면역에는 벽 광고판에 구멍이 나 있었다. 부산지하철을 운영하는 한국교통공사는 벽에 광고를 붙이기 위해 구멍을 뚫고 있는 것.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벽 안에 있는 석면의 분진이 나오게 된다.

이날 오전 기자회견이 벌어진 서면역 역무실 앞 벽면에도 구멍이 나 있었다. 그런데 땜질한 흔적이 보였다. 공대위가 이날 기자회견을 연다고 하자 교통공사에서 하루 전날 땜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동훈 부산지하철노조 노동안전부장은 "광고판을 떼어내고 붙이는 과정에서 구멍으로 인해 석면 분진이 나오게 된다"면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어제 교통공사에서 벽면에 나 있던 구멍을 메워 버렸다"고 말했다.

구자상 부산환경연합 공동대표는 "석면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과 같고, 언제 어디서 석면이 다가올지 모른다"면서 "교통공사는 틈만 나면 직원을 자르면서 다중이용시설 관리는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은 10년 전 공공장소에서 이미 석면을 없앴는데, 우리나라는 모든 공공장소에 광범위하게 석면이 노출되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40대 암 발병률이 세계 최고이고, 부산도 암 발병률이 높다. 부산지하철은 하루 75~80만 명이 이용하고 서면역은 환승역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붐비기에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는 9일 오전 서면역 역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는 9일 오전 서면역 역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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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위 "교통공사는 암암리에 공사"

공대위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부산의료연대회의, 부산지하철노조,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부산환경연합, 한국노동안전보건 부산연구소,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공대위에서 최근에 조사한 결과, ▲ 서면역 지하연결통로에 있는 쌓인 먼지 속에서 백석면 30% 이상 ▲ 서면역 광고판의 쌓인 먼지 속에서는 백석면 3% ▲ 수영역 지하주차장 바닥의 쌓인 먼지에서는 백석면 1% 미만 ▲ 연산동역 1호선 승강장 내 계단의 쌓인 먼지에서는 백석면 1% 미만이 각각 검출되었다.

공대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부산교통공사는 2007년 8월 서면역 승강장 리모델링을 하면서 석면을 불법으로 해체하는 작업을 하다가 지하철노조에 발견되었다"면서 "노조의 작업중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불법으로 작업을 하다 언론보도 이후에서야 작업을 중단하고 노조의 입회 하에 작업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대위는 "이후 공사는 석면태스크포스(환경위원회)를 구성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석면 해체 공사를 할 것을 시민단체와 노조와 합의하였으나 역사에서는 암암리에 석면 건축 자재에 시설물을 탈부착해 왔다"고 덧붙였다.

부산지하철 1호선 서면역 벽면에 광고판을 붙이기 위해 구멍이 뚫려있는데, 이 구멍을 통해 석면이 바깥으로 노출되었다. 지금은 구멍을 막아놓은 모습.
 부산지하철 1호선 서면역 벽면에 광고판을 붙이기 위해 구멍이 뚫려있는데, 이 구멍을 통해 석면이 바깥으로 노출되었다. 지금은 구멍을 막아놓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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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사 결과와 관련해, 공대위는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공간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폐쇄적인 지하철 공간 특성을 고려할 때 공사 중 비산된 석면뿐만 아니라 쌓여있는 먼지도 지속적으로 공기 중에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잠재된 위험성은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공대위는 "부산교통공사는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과 환경단체의 합의를 무시하고 작업을 해왔으며, 이를 통해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시민들에게 무방비로 노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 "석면이 함유된 자재와 석비를 모두 철거하여 석면 없는 지하철을 만들 것"과 ▲ "부산시는 석면 전담 부서 신설을 통하여 석면을 안전하게 관리할 것" ▲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시민과 지하철 노동자의 석면 노출에 대한 건강평가를 빠른 시일 안에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는 9일 부산지하철 서면역 역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는 9일 부산지하철 서면역 역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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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상 부산환경연합 공동대표 등이 석면 위험 딱지를 부산지하철 서면역 벽면에 부착하고 있다.
 구자상 부산환경연합 공동대표 등이 석면 위험 딱지를 부산지하철 서면역 벽면에 부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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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가 부산지하철 서면역 벽몉에 석면의 위험을 경고하는 딱지를 붙여 놓은 가운데, 시민들이 그 앞을 지나고 있다.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가 부산지하철 서면역 벽몉에 석면의 위험을 경고하는 딱지를 붙여 놓은 가운데, 시민들이 그 앞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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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석면, #부산지하철, #서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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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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