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깨끗하고 쾌적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나근형)이 다음 주중 각 초중고교에 나누어 줄 교실 환경 개선 유인물에 따르면 학생들은 교실에서 숨을 쉬지 말거나 숨을 쉴 때에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시교육청이 인천지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교실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2008년 6월 30일 기준)에 따르면 학생들의 호흡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교실 환경오염의 주원인 가운데 폼알데하이드(26.5%) 다음으로 높은 비중(21.5%)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교실 환경을 오염시켜 공기의 질을 나쁘게 하는 주요원인은 미세먼지, 부유세균, 폼알데하이드, 이산화탄소 순이다. 시교육청은 교실 바닥에 쌓인 미세먼지와 냉난방기기나 학생들의 활동으로 인한 부유세균, 학용품·책상·의자·사물함·의류 등에서 나오는 폼알데하이드 등을 교실 공기를 오염시키는 네 가지의 주원인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를 교실 공기 오염원으로 집계한 것은 넌센스라는 지적이다. 인하대 임종한(환경의학·대기분석전문)교수는 "(시교육청이) 번지 수를 잘못 찾은 것 같다. 이산화탄소가 기후 변화 등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학생들의 호흡에서 생기는 극히 미미한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공기 오염원 운운하는 것은 넌센스다. 전문가의 분석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교실 공기 오염원의 발생 원인을 학생들의 교실활동과 유해한 학용품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뛰어다니고 칠판이나 바닥을 잘 닦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교실 환경 오염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교실 환기와 물걸레 청소를 자주 하고, 친환경 생활용품을 이용하라는 것이 시교육청의 주문사항이다. 교실 환경 오염의 원인과 결과 모두를 학생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셈이다. 시교육청이나 학교 당국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은 빠져 있다.

 

"학교에서 냉난방기기 등의 관리와 소독을 더욱 철저히 하도록 지시한다거나 유해 물질을 내놓는 책걸상이나 사물함 등의 교재·교구를 친환경적인 것들로 교체할 계획은 아직 없다"는 것이 시교육청 관계자의 말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교실 환경 오염의 책임을 학생들에게만 지우는 것은 매우 비교육적인 처사"라면서 "생색만 내는 공기 질 측정에 그치지 말고 실제로 학생들이 쾌적한 교실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이 자료에 세부사항을 추가해 다음 주 중으로 학교를 통해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교육 자료로 쓸 예정이며, 지난 2006년부터 소속 461개(2008년 12월 현재) 초중고교를 돌며 교실 공기 질을 측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에 실린 글을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태그:#인천교육청, #환경오염, #교실, #학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