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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와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잔인한 중간고사 날짜, 이런다고 공부 더 할까' 기사를 올렸습니다. 이 글이 제 블로그와 오마이뉴스를 통해 포스팅된 후에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제 블로그와 오마이뉴스를 합쳐서 17만 명 이상이 조회를 했고, 200여 개 이상 댓글이 달렸습니다. 제 블로그에는 지난 6개월 동안 쓴 글 중에 2번째로 많은 댓글이 달렸구요. 오마이뉴스에도 정치, 시사 뉴스가 아닌데도 무려 37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심지어 직접 '쪽지'를 보내 더 잔인한 시험 날짜가 있다고 알려 주신 분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쪽지 중에 하나는 아래와 같이 자기네 학교의 더 잔인한 시험날짜를 표시해서 첨부 파일로 보내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 독자이신 이OO님이 자기네 학교 중간고사 일정 달력을 보내 주셨습니다.

 

 

5월 6일부터 12일이 중간고사 기간입니다. 대략 보름 가량을 시험에 억눌려 살아가도록 짜여진, 기가 막힌 시험 날짜였습니다. 정말 제 아들 시간표는 그나마 '양반'이더군요. 댓글 중에 가장 많은 댓글은 바로 우리 학교 시험 기간은 그보다 더하다는 '고발'과 '폭로'였습니다.

 

"저희 학교는 5월 4일, 5월 6일, 5월 7일 이렇게 3일간 시험을 봅니다."

 

"어린이날 쉬는데 저희 학교는 1일 금요일부터시작해서 어린이날 쉬지도 못하고 7일까지 시험 치릅니다 "

 

"우리 학교 5월 4일 개교기념일로 해서 5월 2일부터 5월 5일까지 쉬고 6일 학교 가고 7, 8, 11, 12 이렇겐데... 우리가 최강 아닌가...?

 

"그 정도도 잔인하긴 하지만 5월 5일날은 쉴 수 있지 않습니까? 저희 학교는 5월4일~5월7일까지여서, 5월 2일 석가탄신일날도 못 쉬고 공부하고, 일요일도, 5월 5일 내일도 시험공부하고, 시험 마지막날 정상수업하고 그 담날 놀토에도 학교 나오고!"

 

"저희학교는 시험범위는 책 한권이나 반절이면서 시험 일정은 5월 4~8입니다. 그리고 6월달에 모의고사 2번 보고 7월달에 기말 본다는 소리가 있더군요"

 

"참 어이없어서 웃음밖에 안나오네요. 저는 6일부터 13일까지 시험을 치르거든요"

 

"저희 학교는 4월30일날 정상 야자수업 12시까지 다하고, 5월1일부터 8일까지 쭈우욱.. 시험봅니다."

 

'저희학교는 5월 6일부터 시작해서 5월 14일까지에요... 연휴에다가 주말까지 껴서 미치겠는데... 이렇게 정한 이유가 선생들 놀기 위해서 라던데요?"

 

"5월 2. 3. 4. 5. 6. 쭉 5일 동안 쉰 뒤 7. 8 목금 시험 보고 9. 10. 또 쉰 뒤 11. 12 월화 이렇게 시험봐서 지금 미칠꺼 같아요ㅠ"

 

"누구 염장지르세요?? 제가 지금 경기도 광주고등학교인데 5월1일부터 5월 7일까지 봅니다.. 지금 당연히 보는 중이구요"

 

"울 아들 시험날짜.. 4월 30일, 5월 1일, 이틀 열공, 5월 4일, 또 하루 열공, 5월6일 이라네여..참.. 우짤꺼나?? 여긴 부산인디 이러다 서울대 가는거 아닌지... 유학비 없는디.. ㅠㅠ"

 

댓글을 읽어보면, 마치 대한민국 중 고등학교에서 어느 학교가 더 잔인한 시험날짜를 정하는지 경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흡협귀처럼 아이들을 쥐어짜는 학교들이 수두룩하더군요. 정말 저희 아들 학교는 그나마 양반이었습니다.

 

중간고사 끝, 연휴는 연휴답게 보내는 학교도 있어

 

물론 이런 학교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5월 1일까지 일찌감치 중간고사를 끝내고 멋진 연휴를 보내면서 보내는 학교도 더러 있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김포제일고등학교는 4월28일~5월1일까지 중간고사를 치르고 5월2일부터 5월5일까지 쉬기로 했어요. 이렇게 시험 일찍 치르고 학생들 편하게 쉬면 좋을 텐데..."

 

"4월 27, 28, 29일 시험 30일부터 연휴- 5월6일 등교인 학교도 많습니다. 서울의 불광중학교는 4월30일부터 연휴, 진관중학교는 5월1일부터 연휴입니다. 아마도 내년에는 그 학교도 휴식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서, 이렇게 바꿀거라 믿습니다. 무슨 학교가 아직도 그 모양인지?? 전학이라도 간다고 협박해 보세요."

 

"헉. 저는고1학생인데 황금연휴 하루 전날에 시험 다 끝났어요. 4월 27-30까지 시험 보고 5월 1일날 소풍 가고 5월 5일까지 연휴예요! "

 

"말이 되나요? 솔직히 시험 다 끝나고 후련하게 연휴 즐기는 게 나을 텐데... 저건 아니라고 봐요! 솔직히 시험기간이라도 연휴에 누가 공부하고 싶겟어요...!!! 저건좀 ㅡㅡ 교장이 좀 약앗나 봐요!! "

 

"무서운 학교네요 ㅠ 저희는 29일부터 5월1일까지 시험 보구 2일부터 3일(일요일) 4일(학교장 재량휴업일) 5일(어린이날) 6일(개교기념일)로 푹 쉬는데 ㅠ"

 

아무튼 제 블로그와 오마이뉴스 기사에 올라 온 댓글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연휴를 '가시방석'으로 만드는 중간고사 날짜에 분노하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부모님들이 달아주신 댓글에도 이런 시험날짜가 가족들까지 짜증나게 한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물론, 가끔 생뚱맞게 "이렇게 해야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식의 댓글도 있기는 하였습니다. 반대로, 20~30년 전에도 이랬는데, 아직도 이렇게 시험을 보는 학교가 한심하다는 댓글도 많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다 똑같이 치르는 시험인데, 5월 2일 전에 중간고사를 치른 아이들은 '해방감'에 황금 연휴를 보내고, 연휴를 끼워서 중간고사를 치른 아이들은 '가시방석', '바늘방석'에 앉아서 정말 잔인한 황금 연휴를 보낸 것 입니다.

 

'일제고사'처럼 시험을 거부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시험 일찍 치르고 쉬는 날 마음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댓글을 읽다가 알게 된 2학기 중간고사 날짜도 황당하더군요.

 

"★★★★★저의학굡보다심한곳잇음나와보셈 ㅠㅠㅠ 2학기중간고사때 10월2,3(일요일),4 추석인데 1일날 자율휴업일로쉬고 6일부터중간고사시작임 즉 추석당일이 중간고사시작 3일전임 우리학교보다 더심한학교있음 ㅠㅠㅠㅠ?"

 

추석 명절 기간 동안 아이들을 쥐어짜겠다는 시험날짜입니다. 이 정도는 좀 관심있는 학부모들이 학교운영위원회 같은 데 참여해서 조금만 노력하면 바꿀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따위 시험 날짜가 아니어도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입시지옥, 성적 지상주의 나라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쩔 수 없이 치러야 시험이라면, 시험 끝난 후에 편안한 휴식 시간이라도 주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올 해는 초등학교 다니는 작은 아이 학교에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큰 아이 다니는 고등학교 운영위원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썩어빠진 교육을 확 뜯어고치지는 못 하여도 이런 잔인한 시험 날짜라도 고쳐 아이들 숨 좀 쉬고 살 수 있게 해주어야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중간고사, #시험, #학교, #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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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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