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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하이힐 신고 독서하기>
 책 <하이힐 신고 독서하기>
ⓒ 애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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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성들은 지식과 소통을 차단당한 채 남성에게 종속된 삶을 살았다. 우리나라도 그렇고 외국도 그렇고 여자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게 된 시기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책을 많이 읽고 성공한 CEO들의 사례를 소개한 매체들을 보면 여성보다 남성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많다. 현대 독자들의 상당수가 여성들임에도 말이다.

책 <하이힐 신고 독서하기>는 철저히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책이다. '그녀들처럼 성공하는 지적인 자기계발 독서법'이라는 부제처럼, 책을 통해 성공한 여성들을 비롯하여 평범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여성까지 다양한 직업과 세계에 속한 여자들을 소개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책을 좋아하는 여성'이라는 것. 박근혜 전 대표도 그렇고 강금실 전 장관도 그렇고, 모두 책에서 지식과 혜안을 찾는다. 공항에서 우연히 보게 된 강 전 장관은 책에 몰입하여 주변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한다.

"빈틈없어 보이는 그녀의 외부활동과 업무처리능력을 본다면 그녀 역시 24시간 일에만 매달려 있을 것 같으나 의아스럽게도 그녀의 취미는 춤과 독서다. (중략)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읽고 감상을 쓰기도 하고, 기형도의 시비평 등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만의 날카로운 시선을 글로 쓰기도 했다. 책을 많이 읽은 내공이 있기에 그녀의 언변 또한 유창하다."

아버지의 후광으로 산다는 비판도 많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인생을 보면 참 우여곡절이 많다. 어린 시절에는 청와대 담장에 갇혀 자신을 절제하며 살았고, 어머니의 급작스러운 죽음 이후에는 퍼스트레이디 대리로서 모범을 보이고 살아야 했던 박 대표의 삶은 타인의 시선에 늘 얽매여 있었다.

박 전 대표의 저서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를 보면 그녀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수단으로 일기와 독서가 큰 힘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녀는 법구경, 금강경 등의 불교경전과 성경을 두루 찾아 읽고 동양철학관련 책들과 명심보감 등을 머리맡에 두고 수시로 본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독서를 통해 다양한 직업을 택할 수 있었으며 그 무엇보다 가장 큰 삶의 지침이 된 것이 책이라고 털어놓는다. 자기 주변에 독서를 통해 성공한 이들도 다양하게 소개한다. 독서의 성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비용 대비 높은 수익을 내는 종목이 단연 독서라는 지적은 마음에 와 닿는다.

젊은이들의 소비 습관을 들여다 보면 가장 투자를 많이 하는 것이 의류, 식비 등이다. 책 구입에 인색한 사람들도 '성공하는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었다'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읽은 후에 책장에 꽂히는 책을 뭐하러 사냐며 책 구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 불황 시기에 오히려 직원들의 책 구입 지원금을 늘렸다는 회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성공할 것이다. 불황 극복을 위해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게 되면서 출판계는 예상 외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책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인생도 독서도 한 가지 틀에 갇혀 있으면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되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얻어진 폭넓은 사고는 세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갖게 해 준다. 한곳에 편향된 시선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네이트온 메신저에서 현재 히트 치고 있는 '기프티콘(온, 오프라인 유무형의 상품을 결제해 모바일 쿠폰 형태로 선물하고 선물 받은 친구는 온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물을 교환하는 서비스)'을 개발한 김희정씨는 어린 시절부터 방학 동안 100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책벌레였다.

<오만과 편견>처럼 고전 문학을 비롯해 <잭웰치의 끝없는 도전과 용기>와 같은 자기계발서까지 섭렵한 덕분에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독특한 아이템의 창출에 성공한다. 독서는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를 위한 디딤목이 되기도 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책은 체하지 않는 음식과도 같아요. 먹을수록 살이 찌는 게 아니라 영양분이 되요. 또 생각의 영역을 넓히고 확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가끔 초등학생용 위인전 같은 어린이용 책을 사서 읽기도 해요. 나이듦에 익숙해져 일반적인 사고로 굳어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예요."

가수 이적의 엄마로 더 잘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씨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공부하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세 아이를 어느 정도 키워 놓고 엄마가 대학원 공부를 하다 보니, 저절로 아이들도 따라 책을 펼치게 되었다는 얘기다.

아이들 교육에 고민하는 엄마라면, 좋은 학군을 찾아 일부러 이사를 하고 학원에 등록시키는 것보다 엄마 스스로 책을 가까이 두어 보자. 그저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엄마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주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간단하고 돈 안 드는 교육법인가.

저자는 강조한다. 세상을 움직이는 이는 남자가 월등히 많았지만, 그들을 움직이는 이는 여자라는 것을. 그러니 여자라고 그저 살림에만 전념하고 외모 가꾸기에 온갖 관심을 쏟을 게 아니라, 책 읽는 습관으로 자신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가정과 세계를 변화시키는 큰 힘을 발휘해 봄이 어떤가!


하이힐 신고 독서하기 - 그녀들처럼 성공하는 지적인 자기계발 독서법

윤정은 지음, 애플북스(2009)


태그:#자기계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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