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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깃대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 쌍용자동차 노조 간부
'물류를 멈춰 열사의 핏값을 받겠다.' - 화물연대
'같은 방식으로 복수하지 못하는 것이 서럽다.' - 유시민

어차피 당할 거면 처절하게 저항하자

 5월 16일 대전
ⓒ 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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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의 비통한 죽음에 대해서 남은 자들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 자결을 택한 분들은 '용서하고 원망하지 마라'고 했으나 산 자들은 복수를 다짐한다. 유시민은 '같은 방식으로 복수하지 못하는 것이 서럽다'고 했다.

박종태의 죽음 앞에서 그의 동료들은 '복수를 위해서라면 영혼이라도 팔겠다'고 한다. 그는 공식적으로는 열사이지만 그의 친한 벗들은 아직도 그의 시신 앞에 절하지 않고 있다. 철저히 복수하고 원한을 갚고 나서야 그를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화물연대는 6월 11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바 그 투쟁의 양상은 옛날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단순히 일손을 멈추는 것을 넘어서서 항만봉쇄와 도로점거 같은 고강도 투쟁이 조합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장점거에 들어간 첫날 쌍용자동차노조의 한 간부는 깃대용 대나무를 반입하면서 '지금은 깃대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해고는 살인'이라며 3주째 공장점거를 계속하고 있는 수천 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경찰력을 투입한다면 '죽창'이 아니라 '화염병'이 등장한다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는 분위기이다.

어차피 당할 수밖에 없다면 처절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많다.

2009년 6월, 항쟁으로 나아갈 것인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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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이명박 대통령은 화물연대의 '죽창시위'가 국가신인도를 낮춘다고 했다. 경찰과 조중동이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 난리를 쳤지만 아직 그 '죽창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조차 발부되지 않은 상태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는 어떤가? 검찰은 일일브리핑으로 수사상황을 생중계했고 조중동은 신바람을 냈다. 회사 앞 야산에서 경찰의 야만적 폭력을 지켜보며 스스로 목숨을 버린 박종태와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진 노무현이 다르지 않다. 2008 촛불 이후 이명박정권은 검찰과 경찰, 그리고 조중동에 의존해서만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언론은 '서거정국'과 노동계 '하투'에 주목하고 있다. 누군가는 '노무현의 힘은 지금부터이다'라고 했던 바 교수들을 비롯한 지식인들이 나서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모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여전히 주춤거리고 있기는 하지만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라는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화약고가 대기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2009년 6월 총파업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6월 11일 화물연대 총파업 돌입
- 2009 화물연대 파업의 성격
전체 화물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한 투쟁

부부가 달라붙어도 한달 150만 원... 업계 1위 대한통운택배의 현실이다. 그 택배기사 80여 명이 수수료 30원 인상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다가 하루아침에 문자메시지 하나로 모두 길거리에 쫒겨났다. 마침내 박종태 지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은 대한통운택배분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화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다. 화물연대가 여기서 밀리면 전체화물노동자들의 생존권도 없다. 특히 화물운송시장을 왜곡시키고 화물연대 파업파괴에 항상 앞장섰던 대한통운과의 싸움은 전체 화물노동자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투쟁이다.

반2MB항쟁의 기폭제

살려고 올라갔다가 불에 타죽은 용산철거민, 경찰에 이리저리 쫒겨다니는 동료들을 바라보며 처연하게 스스로 목숨을 버린 화물노동자 고 박종태, 그리고 마침내 노무현 전 대통령마저 자결하였다. 싸우지 않으면 모두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정글의 법칙만이 지배하는 야만의 시대가 되고 말았다.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기화로 각계각층이 반2MB투쟁에 나서고 있고 화물연대 파업은 반2MB항쟁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전체 민주노조운동, 산별노조운동을 지키기 위한 투쟁

1년전 운수노조-화물연대는 '미친소 운송거부'와 '국민지지 1호 파업'으로 전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이 정권은 그때의 일을 빌미로 운수노조에 대한 실립신고 취소협박을 하고 있다. 이것은 전체민주노조운동, 특히 산별노조운동을 직접 겨냥한 탄압니다. 민주노총이 이미 운수노조를 불법시하면 법외노조를 감수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이러한 탄압을 계속하는 것은 이 정권은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조차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국민과 함께, 전체 노동자와 함께하는 투쟁

시민들은 '노무현과 연대하듯, 박종태와 연대하자!'고 주장한다. 작년 '국민지지1호파업'에 이어 억울하게 죽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종태 지회장에 대한 정서적 동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죽창'논란으로 물타기 되고 있긴 하지만 대전에서 경찰의 차벽을 몇 년만에 처음으로 돌파해낸 민주노총의 기세에 모두가 고무되고 있다. 작년 촛불에서 민주노총의 일면 무기력한 대응을 넘어 정국을 주도하고 상황을 돌파하는 투쟁이 될 것이다.
<운수노동자 신문 6월호>

덧붙이는 글 | 정호희 기자는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입니다.



태그:#운수노조, #화물연대, #박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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