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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4분의 1 정도 읽었을 때, 나는 그저 절대로 빚을 떠안지 말고 살아야겠구나 생각했다. '타산지석'라는 말처럼 앞뒤 판단하지 않고 사업을 벌여 3억5천만 원의 빚을 지게 된 저자 이종룡씨의 실패담을 교훈삼아 절대로 그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빚더미에 빠진 그를 멀리서 무덤덤하게 지켜보았다. 그의 실수에 먹을 것이 없는지 살피는 하이에나처럼 나는 눈에 불을 켜고 그의 치부를 벗겨나갔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나는 그의 실수에서 먹이를 찾고자 하는 생각을 거두었다. 나는 하이에나의 눈을 버렸다. 그가 3억 5천만 원의 빚을 갚기 위해 벌였던 10년간의 치열한 전쟁을 눈으로 보고, 머리로 상상한 후에 오히려 나는 <손자병법>의 손자로 변신했다. 그가 전쟁을 어떻게 승리로 이끌었는지 이리저리 살폈다. 그리고 글쓴이의 승리비법을 찾아내고자 애썼다.

 

[승리공식 1] 신용과의 전투

 

저자는 3억 5천만 원의 빚 때문에 주위사람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신용을 잃었다. 그것도 모자라 주민등록증까지 말소가 되었다. 신용을 잃은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신용을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겼다. 그는 한번 약속한 시간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겼다.

 

신용과 신뢰는 시간엄수에서 시작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각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을 어떤 상사가 좋아하겠는가? 당신이라면 약속을 자주 어기는 사람과 파트너가 되고 싶겠는가?  -206p-

 

[승리공식 2] 시간과의 전투

 

저자는 3억 5천만 원의 빚을 갚기 위해 하루에 7개에 달하는 엄청난 일을 소화해야만 했다. 그는 어떻게 7개나 되는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을까? 여기서 그의 시간과의 전투의 면모가 드러난다. 그에게 있어서 자투리 시간은 폐지를 모을 수 있는 알토란같은 시간이었으며, 부족한 수면을 보충할 수 있는 꿀맛 같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항상 시계를 확인하며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해 나갔으며, 조금이라도 빠른 일처리를 위해서 모든 일을 하기에 앞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생각했다. 그는 일년 365일을 380일로 살았다.

 

하루 24시간. 일 년 365일? 맞는 말이지만 틀린 말이기도 해. 시간은 쓰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니까. 다른 사람보다 2시간만 잠자는 시간을 줄여봐. 그럼 남보다 2시간을 더 길게 사는 거라고. 시간을 살펴보고, 흘러가는 시간을 찾아보고, 줄이는 방법을 개발해!

-122p-

 

[승리공식 3] 자신과의 전투

 

이 책을 보면서 가장 나를 눈물 나게 했던 장면은 전기가 끊긴 방 안에서 아내가 흐느끼는 장면과 그것을 훔쳐본 후, 마침내 자신과의 전투를 시작하고자 스스로 송곳니를 뽑는 장면이었다. 그것은 젊은 시절의 방탕했던 과거로부터 탈출하고자 벌인 큰 움직임이었다. 그는 그와 동시에 아무 쓸모없는 자존심을 벗어던졌다. 남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과 빚과 가족들만을 생각하면서 치열한 삶을 살고자 결심했고 실천에 옮겼다.

 

과거를 돌아보며 시간을 낭비하다가는 언젠가 '후회하며 지낸 오늘'을 다시 후회할 수 있다. -157p-

 

나쁜 습관이란 몸에 새긴 문신과 같다. 한번 몸에 새겨지면 끝이다. 없어지기는커녕 평생을 따라다닌다. -164p-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한번 해볼까?' 속에는 '안 되면 말고'하는 생각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167p-

 

힘들 때일수록 반대로 생각해야 상황을 극복하기가 수월해진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말을 내뱉어야 좋은 일이 생긴다. 만일 어떤 일을 포기하고 싶은 상황이라면 주문을 외듯 '나는 자신 있다'라고 말하라. -180p-

 

[승리공식 4] 정보와의 전투

 

그가 안정적이지 못한 아르바이트라는 직업을 7개씩이나 10년 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남보다 더 빨리 움직여서 정보를 찾아냈던 것이 큰 영향으로 작용했다. 그는 일감이 떨어지는 것에 대비하여 생활 정보지로부터 조건이 좋은 일자리를 꾸준하게 조사했으며, 신문 판촉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는 마을에 이사 오는 집을 유심히 체크하여 남들보다 먼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그는 그렇게 일개 아르바이트 사원에서 회사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유능한 인재로 변모해갔다. 

 

[승리공식 5] 타인과의 전투

 

그는 항상 상대방에게 먼저 다가갔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하지 않았고 다른 직원들과 보조를 맞추고 그들을 도우면서 일을 진행해 나갔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먼저 생각해서 고객들에게도 무턱대고 접근하지 않았고, 가장 효율이 높은 시간대를 공략했으며 그들이 가장 피해 가지 않는 시간을 공략했다. 그의 이런 마음씨 덕분에 의도하지 않았던 좋은 일들이 많이 발생하였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 홀로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자기 일만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고, 조직 속에서 살아남을 수도 없다. -213p-

 

나는 만나는 모든 사람을 고객으로 생각한다. 하루 장사하고 그만둘 생각이 아니라면 최고의 서비스를 실천해야 한다. -219p-

 

조금이라도 베풀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상처가 치료되기도 하고, 삶을 지속할 용기도 샘솟는다. 남에게 베풀면 반드시 배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삶이 힘들수록 타인과 나누라고 권하고 싶다. 큰 것이 아니어도 괜찮다. -224p-

 

마침내 그는 10년만에 3억 5천만 원의 빚을 청산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는 모든 것이 빚 때문에 생긴 인생의 지혜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한다. 결과적으로 빚이라는 것이 그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만약 그 당시에 IMF 때문에 망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방탕한 생활을 유지했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빚을 감사하고 있었다.

 

내가 이 책에서 찾아낸 승리공식. 우리들이 모두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실천하지 않는 것들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마도 저자 역시 몸이 편한 상태에서는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결과 그는 40대의 인생에서 3억 5천만 원의 빚을 안은 극한 상황에 홀로 남겨졌으며 송곳니를 뽑는 눈물 나는 고통을 수반해야만 나태함을 떨쳐버릴 수 있었고,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

 

우리도 나태함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현실을 겪을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고 발전을 위한 각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당신은 바로 앞에 있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후에야 언덕을 올라올 것인가? 아니면 앞에 있는 낭떠러지를 예상하고 지금의 나태함을 멈출 것인가? 미래는 그것을 준비한 사람들에게 미소 짓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미래에 미소 짓고 있는 나를 상상하며  단련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해본다.

 

나태한 나를 버리겠다. 결코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 신용을 생명과도 같이 여기겠다. 유용한 정보들을 수집하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 내가 먼저 이웃들에게 인사를 건네야겠다. 부족하지만 작은 것이라도 나눠야겠다.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동기부여가 강한 이 책을 많은 분들이 읽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불황의 이 시기를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3억 5천만 원의 전쟁

이종룡 지음, 곽성규 구술정리, 호랑나비(2009)


태그:#3억 5천만원의 전쟁, #이종룡, #호랑나비, #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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