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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 교수 34명은 9일 오후 창원대 국제교류원 세미나실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창원대 교수 34명은 9일 오후 창원대 국제교류원 세미나실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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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창원대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했다.

남재우·허진·조효래·심상완 교수 등 34명은 9일 '민주주의의 위기와 인권의 후퇴를 우려하는 창원대학교 교수 일동'이란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위기와 인권의 침해를 우려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창원대 전체 교수는 330여 명인데, 이번 시국선언에는 10% 정도가 참여했다.

창원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3시 경남 창원대 국제교류원 세미나실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정근 교수는 "창원대는 1987년 6월 항쟁 직전 13명의 교수들이 선언에 참여했고, 이후 1991년 고 강경대군이 경찰에 의해 타살되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시국선언이 있었으며, 1997년 1월 20여 명의 교수들이 시국선언한 적이 있었다"면서 "그 뒤 시국선언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본 이성철 교수는 "대부분 교수들이 전화나 이메일로 선뜻 참여해 주셨다"면서 "성명서 발표 과정에 불편함이나 갈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주말이 있었고, 시간이 촉박해서 많이 서명을 받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본 인권의 침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 사회적 갈등과 대립 양상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며 "정부와 집권세력의 진심 어린 반성과 신속하고 전면적인 국정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원대 교수들은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전 대통령의 서거라는 비극적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단행할 것"과 "정부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미디어 관련법안 등의 강행처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정부는 검찰, 경찰, 국세청, 국정원 등 국가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인권 침해와 민주주의 후퇴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은 즉각 사퇴할 것"과 "정부는 용산참사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동시에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한 소외계층의 요구를 포용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창원대 시국선언 참여 교수 명단이다.

서정근, 서영환, 황화상, 남재우, 구산우, 이수원, 허철구, 이지훈, 어석홍, 이흥규, 류시완, 이형진, 조형규, 유진상, 윤영환, 송태권, 이민주, 임인수, 김원정, 노상규, 하권철, 김정계, 하상식, 허   진, 김인숙, 이건혁, 이성철, 조효래, 심상완, 서용원, 박춘식, 이강주, 박동규, 문경희.

창원대 교수 34명은 9일 오후 창원대 국제교류원 세미나실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창원대 교수 34명은 9일 오후 창원대 국제교류원 세미나실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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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 교수 시국선언] 민주주의의 위기와 인권의 침해를 우려한다
우리는 지난 1987년 6월 항쟁 이후 공고화되어 온 민주주의와 인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침해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 또한 우리는 전임 대통령의 서거에 범국민적인 조문행렬 등으로 나타난 국민들의 우려와 분노에 깊이 동감한다.

작금의 우리 사회에는 검찰, 경찰, 국세청 등의 권력기구가 동원된, 합법을 가장한 강압적 통치가 만연하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는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봉쇄되고, 검찰과 경찰은 과잉단속과 표적수사를 일삼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평범한 시민들, 온라인에서 정부를 비판한 네티즌들, 생존권을 요구하는 사회적 약자들은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

현 정부는 국민적 합의를 도외시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여 계층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가 하면, 서민층의 희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규모 감세정책을 실시하는 등 극소수 기득권층의 이익을 옹호하는 파당적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미 광범위한 실업 사태와 자영업의 붕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사회갈등을 완화하고 조정해야 할 정부는 오히려 소수 기득권 세력 중심의 정치로 대다수 서민과 소외계층을 외면하면서 갈등을 부추기고 조장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국민들의 고통과 분노는 이미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본 인권의 침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 사회적 갈등과 대립 양상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 이에 정부와 집권세력의 진심 어린 반성과 신속하고 전면적인 국정쇄신이 필요하다고 확신하며, 다음 사항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1.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전 대통령의 서거라는 비극적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단행하라!
1. 정부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미디어 관련법안 등의 강행처리를 즉각 중단하라.
1. 정부는 검찰, 경찰, 국세청, 국정원 등 국가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인권 침해와 민주주의 후퇴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은 즉각 사퇴하라!
1. 정부는 용산참사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동시에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한 소외계층의 요구를 포용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실시하라!

2009년 6월 9일. 민주주의의 위기와 인권의 후퇴를 우려하는 창원대학교 교수 일동.


태그:#창원대, #시국선언,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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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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