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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가 또 일을 저질렀다. (하긴 뭐 새삼스럽게...) 

바로 2009년판 대한늬우스의 부활이다.

 

 대한늬우스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정부가 국민들에게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주간 단위로 제작하여 극장에서 의무 상영했던 대표적인 정부 정책 홍보용 뉴스이다.  거의 15년만에 부활하는 2009년판 대한늬우스는 문화관광부 차원에서 이번 정권이 오매불망 꿈에도 간절히 그리는4대강 살리기 홍보를 위해 제작되어 한 달동안 전국 극장에 상영될 예정이다.

 

 이미 많은 누리꾼들이 지적하고 있지만, 요즘이 50,60년대 처럼 김일 선수의 레슬링 경기를 보기 위해 온 마을이 이장님 댁에 둘러 앉아 응원하던 그런 시대라면 또 모를까, 집집마다 TV, 인터넷이 보급되어 손가락 까딱거릴 힘만 있어도 집에서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도대체 뭘 또 홍보하겠다는 건가?  

 

 사실 뭐 이번 정권의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인한 무료 역사 체험이벤트는 이제는 트렌드라고 여겨질 정도로 일상다반사,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이라 코웃음만 나올 뿐이지만, 특별히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이번 정권의 4대강을 향한 집착과 여기에서 비롯되는 국민과의 스킨쉽 시도가 또 방향을 잘못 찾았다는 것이다.

 

 '단순접촉효과'라는 것이 있다. 쉽게 말하면 자주 보면 좋아진다는 것이다. 이 단순접촉효과는 이성을 대상으로 '작업'을 걸 때도 유효하지만, 항상 효과가 100%보장되는 것은 아니다(효과 100% 보장이라면 이 땅 위에 솔로로 늙어 죽는 불행한 영혼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단순접촉효과는 때로는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정말 싫어하는 이성에게 싫다고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성이 단순히 이 단순접촉효과만 믿고 계속 주변에 나타나서 얼쩡거리는 것을 생각해 보라.

 

 아, 그렇다면 상대방이 싫다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나타나는 그러한 짓을 '전문용어'로 뭐라고 할까? 그렇다. 바로 '스토킹'이라고 한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홍보 또한 '단순접촉효과'를 노리고서 '일단 많이 보여주자'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겠지만, 4대강 살리기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지속적인 홍보를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다. 싫다는데도 계속 달라붙는 스토커 짓과 다를 바가 없다.   

 

 국토해양부가 일전에 4대강 살리기 홍보 동영상을 제작했다가 시애틀 지역의 독극물 사고로 인해 오염된 강에 죽어있는 연어 사진을 마치 우리나라 강인듯 속이려다 들통나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이런 '허위사실 유표'에 가까운 거짓말로도 모자라(아, 근데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처벌은 받았나 모르겠다) 이제는 문광부 차원에서 국민들을 극장에 가둬놓고서 스킨십을 시도하고 있으니 끔찍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 뭐 '안 보면 그만'일 수도 없는 강제다.

 

 물론 스토커도 나름 억울하다. 왜 자신의 진심을 몰라 주는지를 생각하면 말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싫다고 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를 파악하고 고치는 것이 순서다. 이후에 방법을 고쳐서 다시 접근해야 할 것이 아닌가? 상대방은 이미 도망치고 싶고 여차하면 신고라도 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끝까지 얼굴만 들이미는 짓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왜 싫어하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순서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요즘은 일방적 홍보가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뉴스와 신문기사에서는 연일 4대강 사업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고, 국민들도 그러한 정보를 접한다. 정부 차원에서 그러한 지적에 대한 해명은 없고 그저 "국민들이 잘 몰라서 그러니 알려야 한다"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너무 잘 알아서 정부가 골치 아파 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이제 제발 좀 스토킹을 방불케 하는 일방적 홍보는 좀 그만 하자.

 

 마지막으로 의미심장한 것은 이번에 제작되는 홍보 동영상이 개콘의 인기 코너인 '대화가 필요해' 형식이라는데,(그 코너의 실제 주인공인 장동민과 김대희가 출연한다고 하는데, 아 제발 연예인들 괴롭히지 좀 말자.) '대화가 필요해'는 가부장적 억압 속에서 대화와 소통의 부재가 불러일으키는 상황에서 비롯되는 웃음을 다루고 있다.

 

 과연 MB 정부는 그 상황이 지금 대한민국의 일상적 상황이며 우리들이야말로 진정으로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까? 모를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개인 블로그 http://www.cyworld.com/neopenta97 에 실린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한늬우스, #4대강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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