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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20대는 사회 참여에 적극적이었다. 세상을 바꾸려 무던히 노력했다. 한국 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4·19, 6·10은 '행동하는 학생들'의 힘으로 이뤄냈다. 현재 20대의 모습은 어떤가? 학창시절 IMF에 무너지는 부모님을 보고 자랐다. 사회에 나갈 때가 되자 지독한 경제침체가 발목을 잡는다. 20대는 점점 세상 밖으로 나오길 두려워하고 있다. '88만원 세대', '인턴 인생'이 되지 않기 위해 제 몸값 높이기에 몰두한다. 이를 두고 20대가 보수화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오마이뉴스>는 '우향우 20대?' 기획을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20대를 재조명 해보고자 한다. [편집자말]
"서울대생들이 보수화되고 있다."

지난 13일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울대생 660명을 대상으로 정치성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 재학생들의 지지 정당 1위는 한나라당(20%), 스스로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28%였다. 이는 지난 2002년 결과(11%)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서울대뿐일까. 2009년, 10대를 포함한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20대 대학생의 참여는 이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이다. 적어도 지금의 그들이 사회의 불합리에 대해 가장 먼저 분노를 터트리던 과거의 대학생들과 같지 않다는 점은 분명해보인다.

그들이 앞으로 나서지 않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오마이뉴스>가 지난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시내 대학가에서 만난 20대 200명에게 물었다.

23.1% "나는 보수"... "사회 여건이 20대 보수로 만들어"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스스로의 정치 성향이 다음 중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스스로의 정치 성향이 다음 중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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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정치 성향이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참여자의 23.1%는 '보수', 38.2%는 '진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전반적인 '대학생 보수화'에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대를 졸업한 취업준비생 김준호(가명·25·남)씨는 이른바 '서울대 우향우'에 대해 "그런 경향이 확연하다"며 입을 열었다.

"요즘 학생들이 보수화된 것은 맞다. 취업과 개인 성취에만 매달리다보니 정치,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본인들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보수, '우향우'가 되었다고 본다."

취업에 목맬 수밖에 없는 사회적 여건이 대학생을 정치, 사회에 무관심하게 만들고 그것이 보수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강현민(21·남)씨는 "20대가 보수적이라는 말에 동의한다"며 "무관심하고 참여가 적은 모습에서 그렇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보수적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안정을 추구하고 겁이 많아졌다. 꿈을 추구하고 이런 것을 현실감각이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노도균·25·남), "지금의 20대가 386세대라 일컬어지는 소위 민주화세대보다는 체제 순응적인 건 사실이다"(이승훈·26·남), "사회 참여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보수라는 의미라면 동의한다"(이겨레·19·여)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20대가 처한 사회적 여건과는 무관하게 스스로를 '보수'라고 밝히는 사람도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나는 보수적"이라는 김유진(22·여)씨는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경우. "김대중, 노무현 전 정권이 눈에 드러난 성과가 없었고 비리도 그대로였고 비슷하니까 기존의 것이라도 유지하자는 생각"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박민준(가명·22·남)씨는 "한나라당의 정책이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20대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 외에는 뚜렷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 20대의 이러한 성향은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에 대한 응답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매우 동의한다', '동의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45.2%. 단일 의견으로 가장 많은 대답은 '관심없다'(37.2%)였으며 '반대한다', '매우 반대한다'는 응답도 18.1%를 차지했다.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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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학생에게 직결되는 문제인 '반값 등록금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78.4%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관심없다'는 응답은 전체의 15.1%에 그쳤다.

"싫지만, 좋아요"... 20대의 진심은 뭘까? 

정책 평가와 지지하는 정당이 일치하지 않는 것도 특징 중 하나. 이명박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수행 능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63.3%, 정부와 여당의 대표적인 정책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서도 전체의 61.8%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수행 능력에는 불만을 표하면서도,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는 그만큼 낮지 않았다. 오는 2010년 6월 2일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겠냐는 질문에는 '없음'이 29.6%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17.6%)과 한나라당(15.6%)이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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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2010년 6월 2일 지방선거에 투표한다면 어느 정당을 지지하겠습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2010년 6월 2일 지방선거에 투표한다면 어느 정당을 지지하겠습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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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대한 접근성은 높은 편이었다. '뉴스를 자주 접하는가'라는 질문에 '자주 접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약 50%를 차지했다. '보통이다'도 31.7%였다.

뉴스에 비해 사회과학 서적은 자주 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30%가 '거의 읽지 않는다', 7%가 '전혀 읽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주 읽는다'는 약 9%, '보통이다'는 약 54%였다.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뉴스를 자주 접하십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뉴스를 자주 접하십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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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이명박 정부의 시위 및 집회 진압방식에 대해 '매우 반대한다'와 '반대한다'가 전체 의견의 80%를 넘었다. 집회 참가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는 답변이 전체의 61.3%를 차지했다.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이명박 정부의 시위 및 집회 진압장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이명박 정부의 시위 및 집회 진압장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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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당신은 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는가"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오마이뉴스>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09 20대를 말한다' 중 "당신은 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는가"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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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10기 인턴기자가 참여한 기획입니다.
인턴기자 명단 : 김솔미, 서유진, 성스런, 연유진, 이대암, 조은별, 최재혁



태그:#오마이뉴스, #20대,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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