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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이렇게 먹어야 되는 거야'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의 저녁은 오이와 파프리카 한 개씩 입니다.
운동시작 한 달여동안 저녁은 채소 위주로 먹다 보니 어떤 날은 신경질을 부리고는 합니다. 이전에도 헬스클럽에서 운동했지만 3개월을 넘기지 못한 것이 두세 번은 됩니다.
꽃가게 일이라는 것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도록 일을 할 때가 있는 만큼 불규칙한 생활 떄문에 운동시간을 놓치는 일이 잦다 보면 포기를 하게 됩니다만, 말로만 운동하라고 했던
남편의 책임도 있습니다.

이번만큼은 꼭 성과를 거두기로 하고 내가 직접 나섰습니다. 먼저 운동에 빠지지 않도록 격려를 해주고, 라면이나 혼합 커피 같은 가공식품을 완전히 끊도록 했습니다. 식구들이 육식을 좋아했기에 고기를 끊는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한두 번 참다 보니 적응이 되었고
먹더라도 굽지 않고 삶아서 두부와 같이 먹으며 고기 섭취를 줄였습니다.

먹는 음식도 운동만큼 중요합니다.
 먹는 음식도 운동만큼 중요합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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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출산 후에 붓기가 그대로 뱃살로 남았고 둘째 아이를 낳고는 뱃살의 두께는 더해졌습니다. 이때부터 뱃살과의 전쟁이 시작되어 러닝머신 등의 온갖 운동기구로 집안은 점점 좁아졌지만 아내의 뱃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빠진 듯하다가도 요요현상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렇게 10여 년의 시간이 지나고 40대 들어서는 건강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두 번의 종합검진에서 과체중과 고혈압이 위험 단계였습니다. 고혈압은 약물처방을 받았지만 살을 빼는 약은 없었고 운동과 식단조절을 하라고 합니다.

운동시작과 함께 아침은 여러 가지 곡식으로 만든 미숫가루 한잔에 약간의 과일과 채소를 먹고, 점심은 집에서 도시락을 싸주는데 현미, 보리, 검은콩이 들어간 잡곡밥을 반공기가 조금 넘게 담았습니다. 완전히 바뀐 식단에 아내는 처음에는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는다거나 술을 좋아하는 내 약점을 건드려서 살 안찌는 조개구이라도 먹고 오자고 꾀었지만 완강히 거절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보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적응을 하며 조금씩 살이 빠지자 자신감이 생겼는지 먹을 것의 유혹에서 벗어났습니다.

양파가 뱃살에 특효라고 해서 담근 양파효소
 양파가 뱃살에 특효라고 해서 담근 양파효소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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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몸무게는 5kg 정도 빠졌고 운동 전보다는 뱃살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보입니다. 더 반가운 것은 160을 넘나들던 혈압이 120대의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고혈압약은 운동을 하면서 먹지 않았기에 운동과 식단의 변화로 생긴 효과인 것 같습니다.

양파가 콜레스테롤을 줄이는데 효과적이고 뱃살에 특효가 있다고 해서 무농약 양파 20kg을 구해서 양파효소를 만들었습니다, 양파를 넣고 끓인 물은 미숫가루에 타서 마시고 식초와 간장을 달여서 담근 양파와 마늘장아찌도 밥상에 올렸습니다. 매일같이 운동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채소 위주의 식단과 먹는 양이 줄어든 것에 힘들어했는데 이제는 음식 앞에서 스스로 조절하는 단계까지 온 것 같습니다. 휴가를 떠나는 날 몸에 착 달라붙었던 옷이 헐렁해졌다고 웃음을 짓는 아내의 얼굴에 햇살이 반짝입니다.

덧붙이는 글 | 뱃살아 미안해 응모글



태그:#뱃살, #운동, #양파, #고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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