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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밤(현지시각), <뉴욕타임즈>와 AP는 빌 클린턴이 북한에 가게 된 경위와 다녀온 후 오바마 행정부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오바마 행정부의 정보부 고위 관료인 조셉 드 트라니에 의해 비밀리에 준비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북한 정보 수집의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6자회담 특사로 활동한 바 있던 드 트라니의 이번 임무를 두고 이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공식 창구가 없는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려 이례적인 방법을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미 관계가 요원했던 부시 행정부 시절에도 그와 같은 국가 정보 요원이 이런 성격의 임무에 투입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클린턴의 만남에 대해 이 신문은 클린턴이 인도적인 임무 이외의 얘기는 나눌 의도도, 김 위원장을 만나려는 요청도 없었으며, 단 '적절한 책임자'와 만남 정도를 원했다고 전했다. 또한 두 여기자의 무사 귀환을 성공시키기 위해, 그가 평양에 착륙한 직후 수행원에게 여기자들의 신변이 안전한지를 확인하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백악관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을 모두 보좌했던 존 포데스타 전 백악관 보좌관이 동행하도록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은 평양 공항에 도착했을 때 이번과 같은 환대를 받으리라 예상하지 못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와 오랫동안 저녁 만찬을 나누며 계속 더 있어달라고 제안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만찬 전 1시간가량 진행된 만남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어떠한 실질적인 대화도 나누지 않았으며, 김 위원장 역시 핵 개발 포기 등과 같은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단, 클린턴은 두 여기자를 석방해준다면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 동안 진행된 만찬에서는 가벼운 대화만 오고갔을 뿐, 어떤 중요한 얘기도 없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 행정부는 김 위원장에게 북-미 관계 개선과 관련한 어떠한 공식적 의견도 전달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으나, 이미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을 했고, 미 행정부가 이 일에 깊히 관여했으며, 빌 리차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 외교 관리들을 만날 수 있도록 허가를 준 마당이어서, 이미 미-북 간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울린 것 아니냐고 <뉴욕타임즈>는 분석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에 억류돼있던 미국인 석방을 위해 방북한 바 있는 빌 리차드슨은 수요일 오전 북한 관리들과 만나기로 되어 있고, 이 만남은 북한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어떤 주제로 얘기를 나눌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참여할 북한 외교관들은 UN주재 북한 관리인 것으로 전해진다.  

 

AP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의 말을 빌어,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가져온 정보가 북한을 알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하는 "극도로 유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녀는 "우리의 정책은 여전히 같다. 일관되다"고 덧붙임으로써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됐는지를 알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힐러리 국무부 장관은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도록 북한이 행동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은 노력 중이라며, "그러나 그것은 북한의 몫이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대변인 로버트 깁스는 두 전현직 대통령이 백악관 웨스트 윙의 상황실과 오벌 오피스에서 각각 40분, 30분씩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임무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첫 번째 대화에서는 사적이고도 속깊은 브리핑이 이뤄졌다고 한다. 또한 클린턴의 수행원들이 국가 안보 회의와는 물론 국무부 및 기타 관련 부서와도 여러 차례 광범위한 회의를 갖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콜롬비아 외무부 장관과 한 사전 약속 때문에 오바마와 남편의 회동에는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대변인은 그녀를 대신해서 국무부 장관 보좌관인 셰릴 밀스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태그:#여기자 석방, #빌 클린턴, #빌 리차드슨,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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