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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부의 그물에 청자가 걸려 올라오면서 세계를 놀라게 한 신안해저유물이 발견된 곳을 기념하기 위해 선체 모형과 전시관이 설치돼있다
 한 어부의 그물에 청자가 걸려 올라오면서 세계를 놀라게 한 신안해저유물이 발견된 곳을 기념하기 위해 선체 모형과 전시관이 설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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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에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전라남도 무안군까지 가야한다.  북무안 인터체인지를 지나 현경- 해제- 지도읍내에서 꼬불 꼬불한 국도를 따라 사옥도 지신개선착장에 도착하면 승용차를 25대 실을 수 있는 증도 연락선이 수시로 왕래한다. 사람과 차를 연신 실어 나르는 데도 선착장에는 차가 줄을 선다.

건너편에 별볼 것 없어 보이는 섬에 뭐가 그렇게 볼 것이 있어 땀을 흘리며 기다리는 지가 궁금하다. 약 20분쯤 배를 타고 증도의 버지 선착장에 도착해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증도면은 면적 40.03㎢, 인구 2,233명에 14개 행정리로 이루어졌고 증도·화도·병풍도·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의 6개 유인도와 108개의 무인도 등 114개로 이루어졌다. 옛날부터 물이 귀한 섬이라 하여 시루섬이라 불렸고 전증도와 후증도가 합해지면서 증도라 불리게 됐다.

버지선착장을 내려 조금만 가면 광암마을에 이른다. 효자가 부모와 함께 살다가 돌아가시자 이곳에 움막을 치고 살았다하여 효막동이라 부르다가 들녘이  넓고 바위가 많다하여 광암이라 불렸다. 광암마을을 지나면 140만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태평염전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이 염전에서는 연간 1만~1만 5천톤의 소금이 생산되고 있다. 

소금을 보관하는 소금창고는 멀리서 보면 태국의 난민촌을 연상케 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시커먼 콜타르칠을 해 방수와 썩음을 방지하고 있다. 석조 소금창고를 개조해 2007년 소금박물관으로 재탄생한 소금박물관에는 소금의 역사·문화 등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국내 최대규모인 태평염전
 국내 최대규모인 태평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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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박물관 내부로 소금의 역사와 문화가 설명돼 있다
 소금 박물관 내부로 소금의 역사와 문화가 설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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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옛날 소(牛)나 금(金)처럼 귀한 물건 또는 작은 금(小金)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한자인 염(鹽)이라는 단어는 소금에 대한 국가의 지배를 뜻한다. 소금이 민생에 얼마나 중요한가는 1789년에 발발한 프랑스대혁명이 증명한다.

프랑스 정부는 7세 이상은 1년에 일정량 이상의 소금을 사도록 강요했는데 정부에서 파는 소금은 실제 시세의 10배였다. 더구나 정부 관리가 염세를 징수하지 않고 개인이나 회사에 청부하여 징수함에 따라 청부업자들의 횡포가 더욱 심해졌다.

염세 때문에 매년 3만 명 이상이 투옥되고 5백 명 이상이 처형되자 전국각지에서 밀수가 성행했고 이를 막는 과정에서 민중의 저항이 일어났다. 인류사를 바꾼 프랑스 대혁명에 불을 붙인 것은 바로 소금이었다.

태양광발전소를 지나 왼쪽으로 틀면 MBC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인 화도가 나온다. 사방이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섬으로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덕정마을을 지나 조금만 가면 넓은 들판을 가진 장고마을이 나온다. 장고는 지형이 길게 뻗어 있어 진구지(긴 간척지)라 부르다가 일제시대에 3개의 제방을 막아 농지가 많아져 장차 곡창지대가 될 것이라 하여 장고라 정했다.

4킬로미터에 달하는 우전해수욕장에 이국적 정취를 풍기는 갈대잎 벤치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4킬로미터에 달하는 우전해수욕장에 이국적 정취를 풍기는 갈대잎 벤치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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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전해수욕장 입구의 워싱턴야자가 이국적 모습이다.
 우전해수욕장 입구의 워싱턴야자가 이국적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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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떼가 한 겨울을 지내고 간다는 의미로 깃밭이라고 부르다가 산형세가 날개를 펴고 앉아 있는 기러기형이라 하여 우전이라 불리는 우전해수욕장엔 엘도라도 리조트가 있다. 깨끗하고 아담한 형태의 리조트는 외국에 갈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아이들을 데리고 간 부모는 갯벌생태전시관에서 갯벌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와 현장실습도 가능하다. 1층은 갯벌 전시관과 영상실, 2층 갯벌체험학습실, 3층 세미나실, 회의실 등으로 구성돼 학생들의 탐구욕을 만족시킬 수 있다.

매년 섬갯벌올림픽축제가 열리는 짱뚱이 다리 주변에는 다양한 갯벌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체험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밤바다위에 걸쳐진 짱뚱이 다리를 연인과 함께 걸으면 영화속 주인공이 될 듯하다.

짱뚱이다리로 주변은 갯벌생물의 보고이다.
 짱뚱이다리로 주변은 갯벌생물의 보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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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에 달하는 우전해수욕장은 이국적 분위기를 풍기는 워싱톤야자수와 동남아해변에서나 볼 수 있는 갈대잎 파라솔이 인상적이다. 해변의 모래는 호주 골드코스트의 모래만큼이나 곱다. 

증도에는 유난히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여성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교활동을 하면서 섬 주민들의 짐꾼 노릇, 우체부 노릇을 할 정도로 헌신적이었던 문전도사는 1950년 한국전쟁의  혼란기에 안타깝게 순교했다. 순교지는 우전해수욕장으로 가는 솔무동 공원에 있다.

섬의 끝에 가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보물선이 발견된 곳이 있다. 1976년 한 어부의 그물에 청자가 걸려 올라오면서 시작된 신안해저유물의 발굴은 증도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인양된 선체와 인양된 유물은 도자기 20,661점, 금속제품 729점, 석제품 43점, 동전류 28톤 18㎏, 자단목 1,017개, 기타 574점으로 중국도자기사를 재정리하고 한중일의 교역사 연구에 새로운 자료를 제공했다.

바로 인근에는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일종의 돌그물 같은 독살을 체험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이를 석방렴이라고 부르며 밀물 때 물의 흐름을 따라 들어온 물고기가 물이 빠지는 썰물 때 안에 갇혀 나가지 못하게 되는 원리를 이용한 전통 어로방식이다.

배를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증도는 머지않아 쉽게 갈 수 있다. 지금 연륙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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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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