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1일 부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저소득 자녀 급식지원 관련 간담회'
 지난 21일 부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저소득 자녀 급식지원 관련 간담회'
ⓒ 임민아기자

관련사진보기


경기도의회 이재진(문공위, 부천)·이음재(교육위, 부천)·한규택(교육위, 수원)·황선희(보건복지가족여성위원장, 시흥) 의원은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급식지원 실태파악과 개선방안 모색을 위하여 지난 21일 부천시청 대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기도 교육위원회 최운용 위원, 경기도·부천시·부천교육청의 급식지원 관계자를 비롯해 부천 송내1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부천시 소사·원미·나눔자활센터 센터장, 춘의사회복지관 결식아동담당, 음식점 업주 등 급식관련 관계자 20명이 참석하여 급식지원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들려줬다.

이번 간담회를 준비한 이재진 의원은 "저소득 가정의 아동들에 대한 급식지원이 올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와 함께 급식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보고자 현장에 계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저소득층 아동 급식지원 대상자... 교육청, 지자체 이중 조사로 불만 높아

급식지원 대상은 18세 미만의 취학 및 미취학 아동, 저소득계층, 지역아동센터·사회복지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아동, 기타 시장이 급식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아동이다.

조·석식은 연중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중식은 학기중 평일엔 교육청(학교)에서 학기중 토공방(토·일·공휴일·방학중)은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다.

지원자 선정은 교육청에서 상·하반기 연중 2회 정기조사를 통해 아동명단을 시로 넘기면 각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해당 명단으로 2차 선별작업을 통해 급식대상 아동을 선정하고 급식지원방법을 정하게 된다.

부천시 자료에 의하면 2009년 여름방학 아동급식 지원대상자로 5819명이 선정됐다. 현재 급식중인 아동의 계속 지원여부, 현지 지원받지 않으나 급식이 필요한 아동 1만5401명(교육청 명단 1만3542명/교육청 명단 불포함 1859명)을 대상으로 각 동 사회복지담당자가 전화나 우편을 통해 최종 선정한 것.

조사대상자 1만5401명에 비해 선정된 아동의 숫자는 5819명으로 대폭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그 사유를 살펴보면 '자체해결', '급식방법 기피', '가족 및 본인거부'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정된 5819명 중 실제로 급식을 이용한 학생 수는 492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학전 급식지원 인원은 2266명인데 비해 방학중 급식지원 인원은 4917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단체급식소와 일반음식점에 비해 도시락배달이 방학전 454명에서 방학중 2388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2009년도 소요예산을 살펴보면 31억5000만원이 투입이 되며, 학기중 중식비 7억원을 교육청에 별도 지원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급식사업에 따라 지원 비율이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취학·미취학아동은 '도비25%+시비75%', 토·일·공휴일은 '도비 100%', 한시적 방학중 아동급식은 '국비86%+도비7%+시비7%', 방학중은 '도비 50%+시비50%'로 지원되고 있다.

부천시 가정복지팀 윤여소 팀장은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때 지원 비율이 다 틀리기 때문에 일에 어려움이 많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윤 팀장은 급식지원 문제점에 대해 "조사대상자를 선정할 때 학교에서 먼저 조사를 하지만, 지자체에서 급식방법을 정해야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조사를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또 방학중에 대상자가 급증하기 때문에 급식소가 부족하고, 아동들이 집으로 배달해주는 도시락을 선호하는데 직접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 여름철 위생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또 "보건복지부 지침으로 급식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조사대상자 선정 등 실질적 논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5800여명의 급식대상자들 중에는 '정말 밥을 못 먹을 정도로 어려운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며 당초 아동급식 목적에 맞게 저소득 아동이 급식지원을 받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한 급식소가 부족한 문제점에 대한 대책으로 도심지역 아동들은 집과 학교의 거리가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평상시와 같이 학교에서 급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부천시 방학 전-후 급식지원 현황(단위:개소/명) - 방학 중 급식인원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자활센터의 도시락배달이 크게 늘어났다.
 부천시 방학 전-후 급식지원 현황(단위:개소/명) - 방학 중 급식인원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자활센터의 도시락배달이 크게 늘어났다.
ⓒ 임민아기자

관련사진보기


월소득 700만원 가정도 급식지원 신청... 급식대상자 선정 기준 '광범위'

송내1동주민센터에서 급식을 담당하고 있는 이가영 사회복지사는 "교육청에서 1차 조사 후 300명의 명단이 넘어온 것을 가지고 전출입 확인해서 실제 거주하는 아이들에게 우편물을 발송했다. 결식 우려가 있는 가정에 대해 급식을 신청하라고 안내를 했는데 며칠 후에 학부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학교에서 다 조사했는데 왜 또 조사를 하느냐는 항의 전화였다"고 말했다.

공짜로 얻어먹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데 두 번씩 조사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주민서비스포털(www.oklife.go.kr)'을 통해 필요한 내용을 입력하면 각 동 담당자들이 급식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가영 사회복지사는 "일반 음식점에서 밥을 먹는 아이들의 경우 12시~1시 사이에 점심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많아서 3500원짜리 쿠폰으로 밥을 먹는 게 눈치가 보이고 불편하다는 아이들이 많다"며 "교육청과 합의가 된다면 방학중에도 아이들이 학교 급식소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동복지법상 급식대상 아동 선정 기준이 너무 광범위하다"며 "어느 선까지 결식의 우려가 있고 급식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 사회복지사는 "급식대상자의 선정 기준이 엄격하지 않기 때문에 맞벌이로 월 소득이 700만원이 넘는 가정에서도 급식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 저소득은 아니지만 부모의 맞벌이로 인해 결식의 우려가 있는 아동에 대해서도 급식을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한 희망근로나 공공근로 사업으로 급식에 대한 사후관리를 맡아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둬서 사회복지사들의 과중한 업무를 덜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부천교육청 학교급식 팀장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이재진 의원.
 부천교육청 학교급식 팀장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이재진 의원.
ⓒ 임민아기자

관련사진보기


방학중 중식지원...교육청은 '시에서', 시는 '교육청에서'

부천교육청 권대은 학교급식팀장은 "공무원들이 행정을 열심히 해도 받아들이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불만이 많이 나오는 것이 문제점인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권 팀장은 "학기중 180일을 급식하는 아이들 중 중식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담임선생님이 증명서를 받아서 급식을 지원하면 되는데 문제는 차상위계층 아이들이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많은 아이들이 신청을 하다보니까 선정이 안 된 아이들의 학부모와 학교 교장들에게 항의전화가 많이 걸려온다"고 말했다.

더불어 "방학중 중식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에 대한 조사를 해서 시에 넘겨드리고 있지만, 교육청에서는 시에서 이러한 조사까지 다 했으면 하는 생각이고 시에서는 방학중에도 학교에서 급식을 했으면 하는데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권 팀장은 "지난 19일에 부천·안산·광명·시흥·김포 초중고 특수학교 영양사들 모이는 자리에서 중식지원 체제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상자 선정 기준'이었다. 그 다음으로 신분 노출로 인한 '인권침해'의 우려를 문제점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또한 "학기중 급식지원을 받는 학생을 대상으로 담임교사가 전수조사를 한 이후에 시에서 또다시 조사를 하는 것은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개선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부천지역 자활센터에서 만든 도시락이 아이들 집까지 배달되고 있다.
 부천지역 자활센터에서 만든 도시락이 아이들 집까지 배달되고 있다.
ⓒ 임민아기자

관련사진보기


골프연습장 다니는 학부모 급식 도시락 신청하기도

취약계층이 밀집한 지역의 학교에서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인 부천남중 김진희 씨는 "구청에서 받은 자료에 의하면 학기중에는 180명이 중식지원을 받고 있는데 방학 동안에는 17명만 지원해서 밥을 먹고 있다. 나머지 160여명은 밥을 먹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학생의 경우 학부모가 직접 각 동사무소에 연락을 취해서 급식을 신청해야 한다. 정상적인 가정에서는 그렇게 하지만 저소득층 일부 가정에서는 아이가 방치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급식신청조차 기한 내에 하지 않아 굶는 경우가 있다"며 "방학중 급식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가정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지역사회전문가에게 신청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부천시 관내 세 개 지역자활센터에서는 학기중 석식을 각각 원미 108식, 나눔(오정) 208식, 소사 176식으로 492식의 도시락을 각 가정의 아이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으며, 방학중에는 일평균 899식, 390식, 440식으로 크게 증가해 인력문제와 식자재 가격 인상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세 개 지역자활센터는 급식과 관련된 인력은 학기중 30명에서 방학중 51명으로, 차량은 학기중 6대에서 방학중 16대로 크게 증가해 지출되는 비용 역시 증가했지만 급식비가 3500원으로 책정되어 있어 현실적인 급식비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활센터 관계자는 행정서식을 간소화해달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그는 "간혹 장애아들에게 도시락을 가져다 줄 땐 치아 상태에 맞는 음식을 한다거나 비만인 경우에도 뭔가를 해주고 싶은데 행정서식에 치여서 할 수 없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는 학원에 갔고 엄마는 골프연습을 갔으니까 도시락을 놓고 가라는 경우도 있고, 아이 학원에 도시락을 갖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방학중 도시락 배달을 하면서 생기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급식 대상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3,500원짜리 쿠폰으로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분식점의 김밥과 라면이 대부분이다.
 3,500원짜리 쿠폰으로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분식점의 김밥과 라면이 대부분이다.
ⓒ 임민아기자

관련사진보기


매일 김밥과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는 아이들

방학중 중식 지원을 받는 아이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원미구와 소사구에서는 민간업체와 일반음식점을 활용해 방학중 중식제공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밥00'을 운영하는 업주는 "아이들이 쿠폰을 가지고 밥을 먹으러 오는데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눈치다. 밥을 먹고 쿠폰은 자리에 놓고 가라고 한다"고 말했다. 쿠폰에 이름과 날짜가 선명하게 찍혀있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그는 또 "3500원짜리 쿠폰을 가져오면 김밥이랑 라면을 먹어야 되는데, 돈가스가 먹고 싶어도 돈이 모자라서 못 사먹는 걸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생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음재 의원은 "어떤 아이는 매일 김밥이나 라면을 먹다가 하루는 3,000원어치 김밥을 먹고 500원을 아껴서 다음날 4000원짜리 돈가스를 먹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급식비 인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결식아동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고 일반음식점에서 아동이 시중단가에 맞는 음식을 선택해서 급식을 제공 받을 수 있도록 급식비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1식당 500원을 인상해 4000원을 지원하게 되면 추가 소요 예산 81억3600만원의 추가 소요 예산이 발생하게 된다.

이재진 의원은 "예산 확보와 관련해서 김문수 지사께 얘기를 했는데 예산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충분히 검토해보겠다고 말씀하셨다. 경기도에서는 아이들이 도시락을 먹거나 쿠폰으로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온전하게 한 끼를 먹을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경기도의회, #급식, #부천시, #도시락, #저소득층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미디어랩 이유 대표 협동조합 커뮤니티플랫폼 이유 이사장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