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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헤이리는 축제 준비에 한창입니다. 9월 12일(토)부터 20일(일)까지 총9일간 개최될 '2009 파주·헤이리 판 페스티벌'은 그동안 헤이리의 독자적인 노력으로 진행해 오던 것을 파주시와 역량을 합해 개최하는 첫 축제가 됩니다.

'2009 파주 헤이리 판 페스티벌' 

포스터
 '2009 파주 헤이리 판 페스티벌' 포스터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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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헤이리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문화예술축제라는 것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지역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축제가 개최되지만 순수예술축제는 많지 않습니다.

올해의 축제에는 국내외 4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해서 전시와 공연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펼치게 됩니다. 이런 큰 축제는 짧게는 일 년 길게는 몇 년간의 기획과 준비를 거쳐 개최되기 마련입니다.

헤이리는 이미 마을 조성 초기인 2003년부터 많은 경비와 노력을 들여서 꾸준히 축제를 개최해왔습니다. 초기에는 봄, 가을 두 차례 판을 벌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가을 축제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In the Circle'.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에서 예술인과 예술향유자가 예술로 하나 되는 이번 축제는 크게 네 개의 갈래로 나눠집니다. 8개의 오픈 스튜디오와 8가지의 기획전시, 3가지의 특별전으로 구성된 '판 시각예술제'와 국악과 클래식 그리고 무용을 포함한 7개의 야외공연이 기다리는 '판 공연예술제' 거리공연, 시와 함께하는 마임의 '판 프린지', 청소년을 위한 '판 스페셜' 등입니다.

이 축제 준비를 위해 파주시와 헤이리는 수시로 머리를 맞대야 했고, 헤이리와 파주의 작가들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함께 혹은 따로 기진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20090903 | 갈대늪, 헤이리

헤이리 중앙의 갈대늪에는 올해 이 땅에서 생명을 얻은 오리들의 유희가 한창입니다. 늪에 그들이 노닌 흔적은 늪위의 또다른 추상화가 됩니다.
 20090903 | 갈대늪, 헤이리 헤이리 중앙의 갈대늪에는 올해 이 땅에서 생명을 얻은 오리들의 유희가 한창입니다. 늪에 그들이 노닌 흔적은 늪위의 또다른 추상화가 됩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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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준비가 종반에 이르렀고 지금은 한창 마을을 단장하는 일로 여념이 없습니다. 지난 여름 웃자란 풀을 베고, 배너 거치대도 새롭게 준비하며 각 전시와 공연을 알릴 시각 사인물의 디자인을 속속 확정짓고 있습니다.

'예, 모여라!_사람을 만나다'전이 개최될 마음등불에는 이미 전시를 알리는 각종 사인물이 걸렸습니다.
 '예, 모여라!_사람을 만나다'전이 개최될 마음등불에는 이미 전시를 알리는 각종 사인물이 걸렸습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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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를 계기로 달라진 것이 적지 않습니다.
첫째는 '헤이리 판 페스티벌'이 '파주·헤이리 판 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꿨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까지는 헤이리 주민들만의 역량으로 축제를 준비했다면 이제는 헤이리의 기존 역량에 파주시 전체의 노력이 집약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는 헤이리가 문화지구로 지정되고 이번에 축제 개막식에서 그것이 내외적으로 선포됩니다. 문화예술마을의 순수성을 지켜간다는 것은 많은 희생을 동반합니다. 아직 문화예술에 대한 소비가 뒷전인 풍토에서 공간의 운영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고 그 난관을 넘지 못한 오너는 상업화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게 되지요. 이것은 애초에 뜻을 같이한 문화예술로 특화된 마을을 견지하자는 초심에서 멀어진다는 것입니다. '헤이리 문화지구 지정'은 예술마을로서의 초심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대외적 표현입니다. 문화예술마을로서의 원칙을 세우고 그것에서 어긋나면 기꺼이 매를 맞겠다는 각오입니다.

역사문화자원의 관리·보호와 문화 환경 조성을 위하여 필요한 지역을 지정하여 문화예술을 진흥하고 문화공간을 확충하기 위한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한 '문화지구'는 서울시가 지정한 인사동과 대학로에 이어 경기도에서는 헤이리가 처음이며 유일한 곳입니다.

헤이리의 문화예술경영자들은 이 일로 문화예술의 밀집경제효과가 발휘되어 지난 10여 년간의 희생과 노력이 희석되지 않기를 바라며 더욱 공고하고 활발한 문화와 예술의 생산지대로 남을 수 있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헤이리의 가장 큰 미덕은 풍요로운 문화몌술의 생산지라는 것입니다. 중견작가와 신진작가의 활발한 교류와 담론이 가능한 곳이지요. 전시를 앞두고 새로운 작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이정규장신구의 이정규작가와 김동현작가
 헤이리의 가장 큰 미덕은 풍요로운 문화몌술의 생산지라는 것입니다. 중견작가와 신진작가의 활발한 교류와 담론이 가능한 곳이지요. 전시를 앞두고 새로운 작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이정규장신구의 이정규작가와 김동현작가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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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째는 '차 없는 거리'의 시행입니다. 헤이리는 주말마다 차와의 전쟁입니다. 헤이리 안의 모든 도로는 양길 주차된 차가 주인이고 사람들은 그 차 사이를 곡예하듯 빠져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축제기간 중 토요일과 일요일의 4일간을 차가 없는 거리로 지정 시행합니다. 헤이리에는 여유롭게 걸어야 보이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발아래에 조각으로 밟히는 '사랑'이나 '그리움'같은 단어들이며, 벌써 잎을 노랗게 물들일 차비를 하는 하트형의 계수나무 잎이며 각각의 개성이 발휘된 헤이리의 다양한 건축과 그 속의 값진 내용들은 차 속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 기간 동안 차는 헤이리 8번과 9번 게이트 앞의 영어마을 주차장에 무료로 주차할 수 있으며 길만 건너면 되는 헤이리로 걷거나 또한 무료로 운행되는 전기차로 헤이리 내의 특정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차 없는 거리의 시행으로 더욱 바빠질 친환경 이동수단인 전기자동차
 차 없는 거리의 시행으로 더욱 바빠질 친환경 이동수단인 전기자동차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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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째는 먹거리가 풍성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먹거리 선택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 점을 완화하기 위해 곳곳에 부스가 마련되고 주민들의 장기가 발휘된 레시피가 선보일 예정입니다.

다섯째는 전시의 실험입니다. 그동안 전업으로 창작을 하지는 않았지만 헤이리로 삶을 옮기고 나서 유보했던 창작의 꿈을 펼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축제 기간 중에는 마음등불에서의 연합전인 '예, 모여라! 사람을 만나다'전에 전업과 취미작가를 구분하지 않는 전시가 열리고 참나무골 '언덕위의 그림자' 전희천 선생님께서는 자택의 주차장을 한시적으로 갤러리로 변신시킨 '게러지Garage전시'가 마련됩니다. '전희천 유화산보_어둠과 밝음 사이'전은 어둠에서 밝음이 태어나고 밝음이 어둠을 어루만지는 생명의 원리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 선생님은 헤이리로 이사 오시고 광고대행사를 경영하는 일보다 오히려 유화에 심취했던 분입니다. 자신의 작품을 차고에서 선보이는 이런 실험은 헤이리 전체가 거대한 문화공간일 수 있는 긍정적인 실험이 될 것입니다.

전희천 선생님의 차고 전시회가 이루어질 참나무골의 '언덕위의 그림자'
 전희천 선생님의 차고 전시회가 이루어질 참나무골의 '언덕위의 그림자'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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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는 그동안 개방되지 않았던 소장품들의 개방입니다. 참나무골 권태호 선생님은 개인적인 열정으로 지난 30여 년간 50여 개국의 희귀광물 600여 점을 수집하였고 이번에 그것을 선보이게 됩니다. 집 앞에 작은 광석원을 꾸몄고 내부도 개방하여 그동안 몇몇 지인들의 독점이었던 대자연이 빚은 작품들을 일반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게 합니다. 이 수집품들은 향후 더욱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오현광물박물관'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미 개막된 행사도 있습니다. 'Art Road 77-with art, with artist!'전이 그것입니다. 한국미술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77명 열정이 넘치는 작가들과 뚜렷한 개성으로 이미 스스로의 영역을 확보한 17명의 중견작가가 결합된 이 전시는 갤러리한길을 비롯한 헤이리의 주요갤러리 9곳에서 대안적인 아트페어 형식으로 펼쳐졌습니다. 이번 전시의 수익금은 국제아동권리기관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되어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쓰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번 전시를 관람하거나 소장하는 것은 아름다움을 누리면서도 나눔을 실천하는 일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미 8월 28일 개막된, 예술을 통한 상생과 나눔을 생각하는 이번 전시는 헤이리축제와 맞물리고 9월 20일 축제와 함께 종료됩니다.

북하우스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된 ‘Art Road 77-with art, with artist!’전의 개막식.
 북하우스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된 ‘Art Road 77-with art, with artist!’전의 개막식.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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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에 사진으로 축제에 결합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모티프원 정원에 성낙중 작가의 조각품을 들였습니다. 성 작가가 공을 들인 'Cosmic Bird(우주새)'입니다.

모티프원의 정원에 새롭게 놓인 성낙중 작가의 우주새.
 모티프원의 정원에 새롭게 놓인 성낙중 작가의 우주새.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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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참 고된 일입니다. 풍성하고 맛깔 나는 상차림을 위해 지난 1년간 땀 흘렸습니다. 이제 내방객들께서 수저만 들면 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부디, 헤이리의 풍요로운 문화예술의 잔치에 하객으로 오셔서 성찬을 누리시길…….

'2009 파주 헤이리 판 페스티벌'종합안내

●주     제 | IN THE CIRCLE
●주     최 | 파주시, 사단법인 헤이리
●주     관 | 판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후     원 | 문화체육관광부
●일     시 | 2009. 9. 12(토) ~ 9. 20(일) 총 9일간, 2회의 주말 포함
●장     소 | 헤이리 예술마을 일대

●내     용 | -판 시각예술제/ ONE : 8개의 오픈스튜디오
                              ONE&ONE : 8가지의 기획전시
                              ONE&ONE&ONE : 3가지의 특별전

                -판 공연예술제/ 국악, 클래식, 무용 등을 포함한 7개 야외 공연

                -판 프린지  / 버스킹(소박한 거리 공연), 시와 마임
                -판 스페셜/ 파주 청소년의 날
●참    여 : 국내 외 아티스트 400여명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 과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포스팅됩니다.



태그:#헤이리, #축제, #파주, #파주헤이리판페스티벌,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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