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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덕 1988년작품
▲ 그날 밤 이흥덕 1988년작품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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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 '나무화랑'이 다시 문을 열었다. 대안공간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문을 닫은 지 10년만이다. 첫 전시로 '3 DECADE: 한국형상미술'전을 들고 나왔다. 형상미술을 대표하는 50대 작가들의 30년간 작업을 개인전 형태로 연속으로 펼친다.

나무화랑 대표 김진하씨를 만났다. 재개관 기쁜일이다. 그리고 반갑고 뜻깊은 전시다.
일반적으로 미술사를 일별하는 기획은 대형 전시 공간인 공공미술관에서 거대담론을 중심에 놓고 한꺼번에 많은 작가들이 등장하는 큰 규모로 진행된다. 그러나 전시작품은 한작가당 고작 서너 점에 불과하다. 이런 전시는 작품의 성격이나 조형적 특성보다는 어떤 작가가 있는지에 대한 간략한 정보만 제공하는 주마간산이 된다. 그러나 이번 기획전은 거꾸로각 작가마다 작품의 디테일한 면들을 살펴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 섬세한 관람의 축적이 자연스레 지난 30년간의 형상미술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통찰하여 나무도 보고 숲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흥덕 1998년 작품
▲ 4거리 이흥덕 1998년 작품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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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은 아담하지만 섬세하고 야심차다. 작가 선정과 전시 방식은 ?
작가정신이 투철한 작가들을 초대한다.지난 30년간 주제와 형식에 지속적으로 천착해 온 한 작가 작품 30~40점 정도 전시한다. 앞으로 2~3년간 참여할 작가는 대략 15명 정도다. 이들을 통해 80년대부터 지금까지 형상미술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보게 될거다

어떤 작가들인가?
이흥덕, 김진열, 최민화, 김보중 작가들의 작품전을 준비하고있다. 앞으로 선정할 작가들도 형상미술에서 소중한 작업들이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거나 소외당한 작가들이 될 거다. 가벼운 플라스틱처럼 난무하는 상업적 전략에 치중한 작가들은 뺐다.

첫 전시로 이흥덕 작품전 1부가 지난 9월 2일 시작됐다.
1부는 2000년대 작품 9월11일부터 2부는 90년대 작품 3부는 80년대  작품이 걸린다. 이흥덕 작가는 지난 80년대 이래 지금까지 줄곧 형상성, 서술성, 풍자, 블랙유머 등으로 우리사회 소시민들의 일상과 그 너머에 도사린 폭력과 공포, 그로인한 불안심리, 저항 따위에 지속적으로 골몰해 온 작가다. 작업의 내용이나 주제와 비례하는 회화적 형식의 변주, 어법, 실험이 돋보이는 작가다. 

이흥덕 1991년작품
▲ 서울카페 이흥덕 1991년작품
ⓒ 이흥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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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작가의 심리적이고 관찰자적 시각과, 폭력성에 대한 작가의 비판정신의 변모가 시기별로 약간씩 다른 형식과 정서를 보여준다. 불안이라는 피해의식으로부터 자신을 자각하고, 현실의 다양한 모순들을 정면으로 바라봄으로써 마침내 저항적 정서에 이르는 궤적을 엿볼 수 있다. 작가의식의 변모와 비판의식, 조형방법이 어떤 식으로 통일되어 가는지 주목할 가치가 있다.

운영과 계획은?
내년엔 문예진흥기금을 신청하려고 한다. 그보다 마케팅에도 집중할 것이다. 그 방법은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다. 이번 전시가 마무리되는 해에 맞추어 '한국형상미술작가와 작품집'을 엮어 출간할 계획이다.

자신과 여유가 보인다. 작가. 화랑. 관객 모두 행복한 전시가 되길 바란다.
일단은 작업- 작품이 좋아야 하지 않겠는가. 최선을 다해서 좋은 작가, 좋은 작품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꾸밀 것이다. 많이 찾아 주시길 부탁드린다.

이흥덕 2002년 작품
▲ 지하철1호선 이흥덕 2002년 작품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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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흥덕 (1953.01.17 ~) 1953년 인천에서 태어나 중앙대와 홍익대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현대자본사회의 속도, 폭력, 욕구를 은유와 서사, 역설과 반어법으로 표현한다. [카페]와 [지하철] 연작을 통해 도시 풍경 속에 감춰진 현대인의 욕망과 불안, 권력과 폭력을 원색적으로 드러내면서 묵시적 저항의지도 담고있다.

*한국 형상미술전 -이흥덕전 2부(11~19일)에서는 1995~2001년의 작품을, 3부(20~29일)에서는 1985년부터 1994년까지의 작품을 소개한다. ☎02-722-7760.

본 기사는 moovi.net에도 실음



태그:#이흥덕, #형상미술, #나무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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