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의 일이다. 진부령 근처에 지인을 만나고 오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설악산 쪽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가을 볕이 뜨거웠는데 곧 비가 내리려나 보다.
음악을 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청간정을 지나 광포호수 인근에 다다랐을 때였다. 하루종일 작열하던 태양이 설악산 부근에서 먹구름과 만났다. 지는 노을 사이로 먹구름이 드리운 풍경이 마치 산불이 난 것 같았다.
예전 고성에 산불이 났을 때 캄캄한 밤에 붉게 솟구치던 그때가 생각났다. 하지만 오늘 보는 산불은 마음이 즐겁다. 아무리 활활 타올라도 산을 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천천히 사그라드는 석양빛이 아쉬울 뿐이다.
큰사진보기
|
▲ 금방이라도 산을 다 태울 듯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
ⓒ 이동호 | 관련사진보기 |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 다음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