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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주변이나 아파트 계단등 학생들의 흡연장소가 점점 대범해지고 있다.
 학교 주변이나 아파트 계단등 학생들의 흡연장소가 점점 대범해지고 있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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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의 일이다.
만난 지 꽤 오래된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형님, 주말인데 뭐 하세요?"
"응, 어제 과음을 해서 아직도 골골하고 있어.."
"그럼 조금 더 주무시고 부두로 나오세요. 낚시를 하고 있어요."

비몽사몽 전화를 끊고 한 시간 가량을 더 자다가 일어나서 부두로 나갔다.

나가 보니 낚시는 뒷전이고 벌써 술파티가 벌이지고 있었다.

"이궁, 또 술이냐?"
"하하하. 형님, 쉬는 날이 주말 밖에 없는데 좋아하는 술을 마다할 수는 없죠."

그렇게 시작된 술판이 새벽 두 시까지 이어졌는데, 어제 후배가 해준 충격적인 이야기가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후배가 근무하는 곳이자, 아들이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는 방학 중에도 학생들이 나와 보충수업을 하고 밤늦게까지 '야자'를 한다. 하루는 학생들이 몰래 학교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다 "피우지 말라"는 할머니의 잔소리를 듣고 화가 난다며 할머니집 창문에 돌을 던져 손주가 다칠뻔 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아침을 먹으면서 아내와 아들에게 그 이야기 했더니 아들이,

"아빠, 저도 방송으로 들었는데 자발적으로 교무실로 오라고 했는데 아직 아무도 안 왔다고 하던데요,"

이야기의 발단은 교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오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보충수업이 끝나고 야자가 진행되는 시각에 대여섯 명의 학생들이 몰래 학교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한다.

그곳이 마침 할머니가 사는 집 담벼락이었는데 하도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에 창문을 열어 보니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학생들을 향해 "여기서 담배 피우지 말거라. 그리고 애가 잠자고 있으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고 난 후 다시 창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런데 잠시 후 갑자기 '쨍그랑'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깨지면서 방안에 유리 파편이 떨어졌다고 한다. 마침 방에는 손주가 잠을 자고 있었는데 깨진 유리창 파편 때문에 큰일날 뻔 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난 아이들 중 누군가 돌멩이를 던져 유리창을 깬 것이라고 한다.

너무나 놀라고 화가 난 할머니가 교무실로 전화를 하게 되었고 학교에서는 문제의 학생들을 잡기 위해 방송도 하고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국 잡지 못했다고 한다.

점점 다가오는 입시에 대한 중압감과 방학 때도 공부를 해야하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이해한다. 하지만 연로하신 할머니의 이야기에 발끈해서 돌멩이를 던진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현재 학교에서는 상벌점 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벌점이 25점 이상이면 정신교육 반성문, 학교내 봉사 등과 같은 바른 생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담배 피우다 적발되면 3점 벌점제가 있던 것이 올해 벌점 규정에는 빠져 있었는데 이번 일로 다시 강화할 것이라고 한다.

벌점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잘못된 것을 지적한 할머니의 말에 화가 난다고 집에 돌을 던진 행위는 정말 잘못된 행동이다. 이번 일이 일부 학생들의 일이라 간과하지 말고 평소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담배, #금연, #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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