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6일 토요일 오후 7시, KBS홀에서 열리는 '경기민요, 그 끌림의 미학' 공연은 이은주 명창이 1939년 방송데뷔이래 서민대중과 함께하며 집대성한 70년 경기민요 인생을 응축해서 보여주는 무대로 강원, 제주, 대전, 대구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제자 110명이 스승 이은주 명창과 함께 흥겨운 팔도민요와 경기잡가를 불러준다. 특히 이은주 명창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인 12잡가 중 집장가를 KBS국악관현악단의 반주에 맞춰 부르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게 된다. 

 이날 무대는 대형공연답게 다양한 잡가와 민요, 안무가 어우러져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게 된다. 먼저 북한에서 불리는 산타령이 군무와 합창으로 선보이며 경기잡가 풍등가와 국문뒤풀이, 휘몰이잡가 기생타령, 서울대감놀이 등이 역시 군무와 어우러져 선보이게 된다.

이은주 명창은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태평가, 긴아리랑, 정선아리랑을 비롯, 창부타령, 한오백년, 강원도아리랑, 노래가락, 방아타령 등 흥겨운 경기민요를  제자들과 함께 불러주며. 제주도 서우제소리, 오돌또기 등을 제자인 고성옥 일행이 물허벅장단에 맞춰 불러준다. 공연의 대미는 서도의 대표적인 서사잡가인 배따라기와 경기민요 뱃노래가 장식하게 되는데 이때 110여명의 제자들이 모두 무대로 나와 스승과 노래하는 멋진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

  이 명창은 1922년 경기도 양주군 장항면에서 태어났으며 15세에 원경태를 사사, 경기잡가와 시조, 가사 등을 배웠고, 1939년 인천 흥명극장 팔도명창대회에서 장원을 거머쥔 후 8월 8일 경성방송국 음악프로를 통해 본격적으로 데뷔했다. 현역 연예인 가운데는 최고령방송인인 셈이다. 해방후 서울중앙방송국 전속 민요부원, 대한국악원 민요부원을 지냈으며 국악인으로는 해방 후 처음으로 장국심, 박채선 등과 함께 고려레코드에 민요를 녹음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전쟁중에는 일제강점기 때 불리다 잊혀졌던 '태평가'를 복원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다. 이후 킹스타, 오아시스, 신세기, 유니버셜, 도미도 등 대표적인 음반사에서 약 100여장의 유성기 음반을 제작할 정도로 뛰어난 미성을 자랑하며 국악계 최고의 스타로 자리잡았다.

 1955년 단성사 명창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며 그 명성을 다시 한번 만방에 떨쳤으며 1958년부터는 이창배 명창이 설립한 청구고전성악학원의 강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경기민요의 제도적 전승과 보전을 목표로 1962년 설립된 한국민요연구회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이듬해 안비취, 묵계월, 김옥심 등과 함께 한달간 일본으로 건너가 재일교포위문공연을 강행하기도 했다. 1969년 TBC 명인명창대회에서 또 다시 장원을 차지하는 등 그 실력을 입증 받아 196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 후보가 되었으며 1975년 안비취, 묵계월과 함께 경기민요 예능보유자가 되었다.

이 명창은 1948년 고려레코드에 첫음반을 취입한 이래 지금까지 취입한 음반은 유성기 음반 100여장, 엘피 300여장으로 소리꾼으로는 가장 많은 음반을 발매했으며 지난 1999년에는 79세의 나이로 경기 12잡가 전곡을 녹음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도 했다. 또한 지난 2006년 3월에는 국악찬양곡 '할렐루야 상사디야'를 비롯, 이별가, 정선아리랑 같은 주옥같은 민요를 새로이 취입해 노익장을 과시했으며, 소리입문 70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갖기도 했다. 그해에는 MBC가 뽑은 '한국여성 100인'으로 선정되었다.

제자 양성에도 힘써 민요계의 베테랑 소리꾼들을 수백명 길러냈다. '이은주 사단'이라고 일컬어지는 이은주 문하에서는 경기민요 준인간문화재 김금숙, 전수교육조교 김장순을 비롯해 한진자, 이선영, 노경미, 노학순 등 국악계의 중견 소리꾼들이 배출되었으며 2007년 올해의 젊은예술가 상을 수상한 송은주 역시 이은주 가(家)의 대표적인 명창이다.